팩스

전자제품

by 구포국수

팩스


팩스 기술 자체는 일본이 발명한 건 아니지만, 가정/사무용 팩스를 ‘일상 전자제품’으로 대중화하는 데 일본 업체들의 역할이 커. 팩시밀리(팩스)의 최초 개념·기계는 19세기 유럽 발명(스코틀랜드의 알렉산더 베인 등)과 20세기 미국·유럽 통신 업체들이 주도. 하지만 소형 사무용·가정용 팩스를 본격적으로 개발·보급한 건 샤프(Sharp), 파나소닉, 브라더, 캐논, 리코, NEC 같은 일본 전자·OA 업체들. 샤프, 파나소닉, 브라더, 캐논 등은 팩스·복합기 시장에서 지금도 세계 상위권 브랜드.


일본의 특이점은 “집에 팩스가 있다”는 문화. 유선 전화기 본체 + 수화기 그 아래에 팩스·복사 기능 + 열전사/잉크젯 프린터. 간단한 복사, 팩스 송수신, 전화 메모, 자동응답기까지 한 몸인 기기. 이런 형태의 가정용 팩스+전화 일체형은 미국·유럽보다 일본에서 강한 존재감. 일본은 관공서·학교·병원·회사에서 서류·안내문·양식·지도를 팩스로 보내는 일이 흔했기 때문.


일본은 한자·가나 섞인 손글씨가 많고, 공문서·계약서 등에 직인(도장) 찍는 문화가 강한데 팩스는 손글씨+도장이 찍힌 문서를 그대로 보내고 받기 쉬운 도구. 이메일/워드 문서로 바꾸려면 스캔 → 파일 첨부 → 상대가 출력… 이라는 프로세스가 필요하지만, 팩스는 종이 넣고 번호만 누르면 바로 상대 프린터로 출력되니 아날로그 업무 환경에 너무 잘 맞았던 셈. 일본 기업·관공서는 “기존에 잘 돌아가는 시스템을 쉽게 안 바꾸는 경향”이 강함. 팩스를 사용한 프로세스를 전자결재·메일로 바꾸면 시스템 도입 비용, 직원 교육, 보안 규정 변경 등 손댈 게 너무 많아서, 그냥 “팩스가 편하니까 계속 쓴다”.


일본 전자회사들이 만든 팩스는 단순 복사기에서 출발해, 점점 복합기(MFP)로 진화. 복사기 + 프린터 + 스캐너 + 팩스 기능을 하나에 통합한 MFP(멀티펑션 프린터). 팩스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오래 살아남아 있는 전자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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