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도 함께 깊어졌습니다.
‘치아쌤’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저는 단지
환자분들께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진료실에서 나누는 짧은 대화를 영상으로 풀어내면,
시간이 지난 후에도 언제든 다시 확인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병원 인근에서만 오시던 분들이
점점 멀리서도 저를 찾아주고 계십니다.
최근 진료실을 찾은 한 분은,
분당에서 오신 예순을 넘긴 여성분이셨습니다.
치열이 불규칙하다는 이유로 평생 동안 웃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이라도 나를 위해 한 번 용기 내보자고 생각했어요. 유튜브 보면서요."
그분의 말에 저는 많은 것을 떠올렸습니다.
단순히 치아 배열의 문제로 여겼던 일이,
누군가에게는 수십 년간의 자존감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 말이지요.
또 다른 분은 동탄에서 오신 남성분이셨습니다.
덧니로 인해 잇몸 건강이 악화되었고, 결국 인비절라인 치료를 결심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치과에 오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치아쌤 영상을 보고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정보를 나누는 것에 진심을 담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아이가 기억에 남습니다.
경기도 광주에서 어머님과 함께 내원한 여덟 살 어린이는,
심하게 좁은 악궁에 불규칙한 치열로 인해 잇몸이 많이 내려간 상태였습니다.
아이의 어머님께서는 "아이의 잇몸이 더 나빠질까 늘 마음이 무거웠어요.
그런데 치아쌤 유튜브에서 퍼스트 교정 이야기를 보고,
‘지금 해볼 수 있는 게 있구나’ 하는 희망이 생겼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마음이 오래도록 먹먹했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책임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이 조용히 마음속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진료실 안에서는 저도 모르게
"조금 불규칙하시네요", "덧니가 있으시네요" 하고
익숙하게 말씀을 드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환자분들께는 그 한마디가
오랜 시간 가슴에 담아두었던 고민이었을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유튜브에 영상을 하나 올릴 때에도
그저 정보만 전달하는 마음이 아닙니다.
저를 믿고, 제 말을 따라주는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라도 나은 변화가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치과의사로서의 저의 역할은 치료를 넘어
그분의 용기와 삶을 지지하는 일로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나 SNS는
그 마음을 조심스럽게 건네는 창구가 되었습니다.
‘정보 제공자’에서
‘마음을 나누는 사람’으로 변화하게 된 지금,
저는 이 일이 더욱 소중하고 귀하게 느껴집니다.
저의 영상이, 글이, 목소리가
누군가에게는 용기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
그 가능성이 저를 더 나아가게 만듭니다.
앞으로도 저는,
정확한 정보 속에 따뜻한 마음을 담아
환자분들과 세상에 닿는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 일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을
조용히, 그리고 분명히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025년 5월 27일
치아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