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대형 SUV에 ‘올인’
- 기아는 대응 모델 EV9 유일
- 신형 텔루라이드 출시 요연
기아가 궁지에 몰렸다. 현대차는 신형 팰리세이드와 아이오닉 9으로 대형 SUV 시장을 주도하지만, 기아는 EV9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EV9도 아이오닉 9에 크게 밀릴 처지다.
현대차는 지난달 15일 신형 팰리세이드를 공식 출시한 데 이어, 이달 3일에는 아이오닉 9 판매 가격을 공개하고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아이오닉 9은 1분기 중 판매가 이뤄질 전망이며, 2분기 초에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출고도 앞두고 있다.
현대차가 신년부터 가족 중심 대형 SUV에 집중하고 있지만, 같은 그룹 내 회사인 기아는 상황이 정반대다. 팰리세이드에 대응하는 텔루라이드는 해외에만 판매 중이고, 아이오닉 9과 동급인 EV9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V9은 2023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사전 계약 당시 8일 만에 1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그렇게 출시한 해에 8,052대가 팔렸다. 하지만 2년 차인 지난해 판매량은 2,012대로,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높은 가격대를 들고 있다. EV9은 세제 혜택 적용 가격 7,337만 원부터 시작하며, 보조금을 반영할 경우 실구매가는 6천만 원 중후반대부터다. 최고가 사양은 8천만 원 중후반대까지 올라간다.
반면 이번에 출시한 아이오닉 9은 시작 가격이 6,715만 원으로, EV9 대비 622만 원 저렴하다. 실구매가 6천만 원 초반대가 가능한 가격대다. 특히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도 일부 겹치는 등 가격 정책이 매우 공격적이다.
결론적으로 EV9은 아이오닉 9에 밀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팰리세이드 경쟁 모델도 없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에 타스만을 내놓지만, 시장 크기가 제한적인 픽업트럭이 이 문제를 해결할 만큼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기아는 2세대 텔루라이드도 올해 중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초대 모델을 해외에만 판매하기 때문에 신형을 국내에 들여올 확률 역시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