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운전석에는 수많은 버튼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초보 운전자들이 의외로 잘 모르는 버튼이 있다. 바로 ‘실내기 순환 버튼’이다.
과거 한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실내기 순환 버튼을 두고 “꼭 눌러야 유턴이 잘된다”는 농담이 퍼지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일부 초보 운전자들은 이 버튼이 실제로 유턴과 관련된 기능이라고 착각해 눌렀다는 '웃픈'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내기 순환 버튼은 유턴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자동차 내부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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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공기차단은 물론 효율적 온도조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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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튼을 누르면 차량 내부의 공기만 공조 시스템을 통해 계속 순환하게 된다. 외부에서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대시보드 뒤쪽에 위치한 차단막(댐퍼)이 닫히면서 실내 공기가 유지된다. 외기 모드를 선택하면 댐퍼가 열려 차량 외부 공기가 유입되면서 지속적인 환기가 이루어진다.
이 기능은 주로 터널, 지하주차장, 교통체증 구간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외부에서 유입될 수 있는 매연, 미세먼지, 음식물 냄새 등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에어컨을 작동할 때 실내기 순환 모드를 사용하면 내부 공기가 빠르게 냉각되거나 가열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기온이 너무 높거나 낮은 날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에는 '실내기 모드'를 작동시켜 보자.
과거에는 이 버튼이 긴 레버 타입으로 되어 있어 힘을 줘서 조작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차량에는 전동 모터(액추에이터) 방식이 도입되면서 버튼을 한 번만 눌러도 자동으로 댐퍼가 전환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GPS와 연동해 터널 진입 직전에 실내기 순환 모드로 자동 전환되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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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 순환 모드, 무조건 좋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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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능은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장시간 사용하면 실내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서 졸음운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한, 겨울철에는 차량 내부 습도가 높아져 김서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실내 공기만 계속 순환하면 점차 산소 농도가 낮아지면서 공기가 탁해지고 쾌적함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터널이나 미세먼지가 심한 곳에서는 실내기 순환 모드를 활용하되, 15~20분마다 외기 모드로 전환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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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기 순환 버튼이 고장 났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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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실내기 순환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댐퍼를 조절하는 액추에이터(전동 모터) 고장이나 케이블 연결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차량에서 이상한 소음이 나거나 외기 모드로 자동 전환되지 않는다면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아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공기질 센서를 활용해 외부 공기가 오염됐을 때 자동으로 실내기 순환 모드로 전환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일부 독일차에서는 A혹은 M등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운전자가 직접 버튼을 조작하는 경우에는 적절한 환기를 병행해 쾌적한 실내 공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실내기 순환 모드를 사용할 때 단시간 활용 후 외기 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사용법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깨끗한 공기질을 유지하기 위해 운전자는 에어컨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주는 것도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