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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로 Jan 20. 2024

능력 없이도 연봉 협상하는 방법이 있다?

올해는 연봉 꼭 올리세요!

"사인 못합니다. 1년 동안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요".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성과를 어필한다. 담당임원은 2% 이상 인상은 어렵다고 한다. 사인 못한다는 회심의 카드를 꺼내지만 담당 임원은 이런 상황이 익숙하다. 여유로운 태도와 논리로 설득을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 "지금처럼 열심히 해주시면 내년에는 직급도 연봉도 올려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사람들은 보통 수락한다. 나는 그런 성격이 아니라 잘 몰랐는데, 우리 회사 직원들이 보통 그랬다.


나하고 있을 때는 성과에 대해 잘도 말한다. 변호사를 해도 될 정도다.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근거나 논리가 없다. '열심히 했다'는 말이 전부다. 누구나 들고 있는 카드로 협상테이블에 앉는다. 절대 승리할 수 없다. 그 임원은 직원이 10명이면 8명한테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뛰어난 성과가 있다면 당연히 그걸 근거로 협상해야 한다. 여기서 성과는 야근이나 일의 양이 아니다. 회사에 금전적 이득을 주었거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꿨거나 하는 일이어야 한다. 보통 이런 성과는 내기 어렵다. 자기 일을 쳐내는대도 바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연봉 협상을 결정하는 인간이다. 인간의 마음을 흔든다면 가능성은 있다. 꼼수를 알려주려는 아니다. 진짜 그런 마음으로 임한다면 0%에서 1%의 확률은 만들 있다. 99%와 100%의 차이보다 0%와 1% 차이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1%를 만드는 비법은 식상하겠지만 태도이다.


사실 연협상은 테이블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회사는 당신의 연봉을 정해왔을 것이다. 미친 성과를 어필하지 않는 한 연봉을 올리기 쉽지 않다. 이미 능력에 대한 평가는 끝났기 때문이다. 이제 연봉을 올릴 있는 유일한 카드는 좋은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도 연봉 협상이 가능하다. 내가 그랬고 후임도 시키는 대로 '말'만 해서 10% 이상 연봉을 올렸다. 그녀는 열심히 일하긴 했지만 특출나진 않았다. 하지만 좋은 태도를 보여 연봉을 올렸다.


예를 들어 4천만 원을 받고 싶은데 회사에서 3천5백만 원을 제시했다. 그럴 때 이렇게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저는 회사 생활도 너무 좋고 만족스럽습니다. 사람들도 너무 좋고요. 부족한 부분을 말해주시면 중점적으로 채워나가겠습니다. 회사 생활에 너무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린 연봉을 주시면 그것을 연료 삼아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에는 영어도 공부할 예정이고, 업무 관련 자격증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앞으로도 회사와 같이 할 생각이고, 이런 비전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연봉을 올릴 수는 없다. 남들처럼 그냥 열심히 했어요, 일 많이 했어요 보다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사에 무엇을 먼저 바라기 전에 본인이 그런 태도로 일한다면 오래 지나지 않아 연봉은 알아서 오를 것이다. 이런 태도는 업무 능력마저도 올려줄 것이다. 이는 쉽지 않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래서 이 접근법은 굉장한 효과가 있다.


아마 이런 글을 올리면 말도 안 된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도 올리는 이유는 태도가 좋음에도 회사에 악행으로 연봉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아서다. 그런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려본다. 연봉 협상에서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협상을 시작하기 전부터 '진짜 연봉 올릴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연봉을 올릴만한 능력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최면을 걸어야 한다. 당신은 실제로 그런 사람이다.


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한 가지로 생각을 정리한다. 통제가 가능한 일과 아닌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회사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은 '나'이다. 주로 나를 바꾼다는 뜻이다. 나를 바꿨음에도 회사에서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그때는 회사를 바꿔야 한다. 이직을 하면 된다. 그래서 이직할 마음이 없어도 매년 면접을 본다. 이유는 다른 회사를 정도로 능력이 있는지, 경쟁자들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쉽게 위치를 알기 위해서다.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시장에 나를 내놔봐야 알 수 있다.


정리하면 연봉을 올리고 싶다면 회사에 대한 기대는 버려라. 알아서 연봉을 올려주는 회사는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증명은 자신이 해야 한다. 연봉을 올리는 가장 큰 척도는 능력이 맞다. 하지만 태도도 중요하다. 오히려 태도가 좋아지면 능력은 알아서 따라온다. 회사를 떠날 생각이 없어도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이력서를 고쳐보거나 면접을 본다. 이유는 내 위치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짜기 위해서다.


직장인이라면 연봉은 생존과 직결하는 존재다. 연봉을 올리면 생존에 유리해진다. 이미 만족하는 사람들은 상관없다. 하지만 매년 연봉 상승은 바라고 행동은 그대로라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 시작이 회사를 탓함이 아니라 자신의 태도가 됐으면 좋겠다. 2024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영봉을 올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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