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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Feb 17. 2022

깊이 없는 무의미한 정사에 실소만

[리뷰]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깊이 없는 무의미한 정사에 실소만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개봉 소식을 알렸다. 중국 소설가 옌롄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다소 노출신이 많은 예고편에 예비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원작 소설의 깊이가 사라진 것은 물론 베드신의 쫄깃함 역시 없어 아쉬움만을 남겼다.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스틸. 사진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모범사병으로 사단장 사택의 취사병이 된 무광(연우진), 그의 목표는 오직 아내와 아이를 위해 출세하는 것 뿐이다. 그러나 사단장이 출장을 간 사이 사단장의 젊은 아내 수련(지안)이 무광을 유혹해오기 시작하고. 무광은 자신의 목표와 신념, 그리고 빠져보고 싶은 금기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감독 장철수)는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이 사단장의 젊은 아내 수련과의 만남으로 인해 넘어서는 안 될 신분의 벽과 빠져보고 싶은 위험한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연출한 장철수 감독의 9년만의 신작으로, 현대 중국문학계를 대표하는 거장 옌롄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스틸. 사진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옌롄커의 작품은 중국에서 다수 금서로 지정됐다. 중국의 정치, 주석, 사상 들을 욕보였다는 이유다. 그의 책 속 그려진 에로티즘은 체제에 대한 저항과 자유, 사랑에 대한 갈구로 이뤄져 깊은 감동이 묻어나곤 했다. 그러나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는 그와 같은 깊이는 소실됐다. 그보다는 무광과 수련의 정신 줄을 놓은듯한 정사만이 이어진다.

물론 중간마다 주석의 사진이 들어간 액자를 깨거나, 주석의 사진 앞에서 정사를 벌이는 등 의도한 바가 역력해 보이는 연출이 드러나긴 했다. 허나 이를 보여주는 방식이 심히 부자연스럽다. 글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상상을 별도의 고민 없이 그저 그대로 영상에 옮겨놓은 모양새다. 그렇다 보니 캐릭터들의 대사도, 행동도 어색하게만 흘러간다.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스틸. 사진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배우 지안의 부족한 연기력 역시 아쉬움을 배가시키는 부분이다. 그는 고혹적인 매력으로 젊은 사병을 유혹하는 인물을 연기해야 했지만, 고혹적이라기보단 삐걱거리는 관절인형처럼 별다른 매력을 뽐내지 못했다. 되레 보는 이로 하여금 영화에 대한 몰입을 깨뜨리며 한 걸음 멀어지게 했을 뿐이다.

요컨대 원작 소설에 담긴 깊이도 없고, 포르노로서의 매력조차 부족한 작품이다. 성적 긴장감이 고조되기보다 어색한 대사와 몸짓, 헛웃음마저 자아지는 행동들이 반감을 부르고, 인물들의 감정선은 표류한 채 허공을 떠돈다.


개봉: 2월 23일/ 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감독: 장철수/출연: 연우진, 지안, 조성하/제작: 표범영화사/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러닝타임: 146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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