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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스무비 Jun 25. 2021

‘미드나이트’ 스릴, 짜릿함 보단 답답함 200%

[리뷰] ‘미드나이트’ 스릴과 짜릿함 보단 답답함 200%

티빙 오리지널 영화 ‘미드나이트’가 베일을 벗었다. 소리 없는 극강의 스릴러를 표방하며, 티빙이 자신 있게 선보인 작품이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저 답답함만이 가득해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 '미드나이트' 스틸. 사진 CJ CGV


청각장애를 가진 경미(진기주)는 귀가하던 길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소정(김혜윤)을 목격한다. 그를 도와주려다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깃이 된 경미. 그는 살고 싶다는 의지로 미친 듯이 도망가지만, 장애를 가진 그는 살인마의 발소리조차 들을 수 없다. 사냥감을 사냥하듯 천천히 경미를 위협하며 조여오는 살인마 도식. 한밤중, 서울 한복판에서 추격전이 펼쳐지지만 모두가 청각장애를 가진 듯 누구도 이들을 향해 관심을 주지 않는다.

영화 ‘미드나이트’(감독 권오승)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의 새로운 타깃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30일 극장과 티빙에서 동시에 개봉하는 작품으로, 영화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오! 삼광빌라’로 얼굴을 알린 배우 진기주와 영화 ‘곤지암’, 드라마 ’18 어게인’ 등으로 존재감을 뽐낸 위하준이 주연을 맡았다.

영화 '미드나이트' 스틸. 사진 CJ CGV


우리가 영화를 보며 개연성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창하게 말한다면 영화가 현실을 반영하는 이유라는 등의 말 따위로 포장할 수 있겠지만, 결국 본질은 영화에 몰입하고 싶어서다. 영화가 그리는 스토리에 흠뻑 빠져들어 온전히 즐기기 위해선 보는 이가 납득할 수 있는 정도의 전개가 필요하고, 그렇지 않고선 계속해서 눈 앞에 펼쳐지는 일들이 그저 하나의 오락 상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러닝타임 내내 인지하게 된다.

티빙 오리지널 영화 ‘미드나이트’가 바로 그러했다. 진기주와 위하준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더없이 탁월했고, 청각장애인 피해자와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추격전 역시 흥미로운 설정이었으나,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를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 개연성을 쳐내면서 모든 매력이 함께 사라져버렸다. 영화에 완전히 몰입해 주인공의 사투를 응원하고, 살인마의 습격에 긴장감이 치솟아야 하건만, 러닝타임 내내 느껴지는 것은 답답함뿐, 도저히 납득하기에 어려운 전개가 눈 앞을 가린다.

영화 '미드나이트' 스틸. 사진 CJ CGV


물론 덕분에 영화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명확해졌다. 약자가 아무리 소리쳐도 관심 갖는 ‘척’만 할 뿐, 진정으로 들어주는 이가 없는 우리 사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다. 이를 위해 영화는 도식의 살인 행보에 조금의 걸림돌도 두지 않는다.

공권력은 무능하고, 지역 사회는 무관심하며, 길거리의 행인들은 피가 묻은 도식을 보면서도, 웃으며 다가오는 그를 향해 경계심을 표하지 않는다. 소리를 들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없는 경미는 모두의 시선 가운데 있으면서도 철저히 고립돼 도식에게 사냥 당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메시지를 위해 지나친 비약과 축소, 생략으로 현실성이 사라지니 관객은 도무지 이야기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 도식의 말도 안 되는 뻔뻔함과 무식한 돌진은 말 그대로 ‘어이없다’뿐, 별다른 긴장감이나 스릴이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 '미드나이트' 스틸. 사진 CJ CGV


약간의 개연성 부족은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다. 연쇄살인마의 성격을 일반인인 우리가 이해할 수 없듯, 그의 행보가 예측불가능 한 것 역시 충분히 이해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현실성이라는 것이 있다. 적어도 관객이 응원해야 할 주인공을 보고 답답해하기만 하면 안되지 않겠나.


개봉: 6월 30일/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감독: 권오승/출연: 진기주, 위하준, 박훈, 길해연, 김혜윤/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배급: CJ CGV㈜/러닝타임: 103분/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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