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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에 관한 사회적 환상들 1

다른 모습의 삶은 비극적이라는 환상 1

김수현은 대부분 비장애인에 의해 둘러싸여 살아갔으며, 그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자연 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녀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실제로 장애인을 만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 에, 장애인은 어른이 되면 낫거나 죽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삶 속에서 질병이나 장애에 긍정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문화를 거의 만나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연구참여자가 책이나 영화에서 본 장애인들은 “언제나 가난하거나, 심술궂거나,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에 따라 장 애는 그녀에게 더럽고 무서운 것이 되어버렸고, 자신도 어쩌면 비참하게 살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 을 막연히 하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불안한 감정이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는 것을 두렵게 만들 었고, 이러한 감정은 그녀가 자신의 삶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는 것을 막았다고 한다. 자신이 가진 차이가 무시되는 사회에서, 김수현은 장애인은 불행하다 는 문화적인 인식을 내재화시켰다. 그것은 만성질환을 가진 김수현이 만성적인 괴로움으로 절망에 빠져 살아갈 것이라는 환상이었다.


나의 아빠는 어느 모임에 가도 사람들에게 인사받는 어른이었다. 내가 누구 딸인지 아는 사람 중에 나에게 못된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느 여름날에, 한국에 서 유행하던 흰색 주름치마와 하늘색으로 된 레이스가 달린 블라우스를 입고 엘리베 이터를 탔는데, 한 아주머니가 나를 위아래로 쳐다보고는 ‘그래도 매일 예쁘게 하고 다니네’라고 했다.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엄마가 가르쳐 준 대 로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나는 계속 아프지만, 자주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런데 나는 어쩌면 예쁘고 밝은 색 깔을 가져서는 안 되는 존재같이 느껴진다. 나는 질병을 가진 그대로 불행해야 하고, 지금 그렇지 않다면,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느낀다. 그리고 그 무섭고 두려운 그 날이 다가올 것만 같아서 공포스럽다.살면서 이런  말들을 많이 들었지만, 한 번쯤    누군가에게 당신이 나에게 그런    말을 하니 내   기분이 나쁘다고, 그런   말을 나에게 하지 말라고 했더라면, 내   마음의 상처가 덜    아팠을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나 오늘  속상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면, 지금의 내   마음은 조금 더   나아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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