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은 왜 24시간 돌아갈까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는
휴가를 쓰기 전까지 큰 결심이 필요하다.
24시간 운영되는 온라인 시장은 휴가와 퇴근이라는 나의 시간을 절대적으로 보장해주지 않는다.
공백 기간에도 잘 흘러갈 수 있게 상품 전체 세팅과 검수를 해두어야 한다.
미리 해두면 맘 편하지 않냐고? 천만의 말씀
혹시 모를 리스크 대응을 위해 핸드폰을 늘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큰맘 먹고 이틀 휴가를 냈다.
사내 휴양시설에 당첨되어서 아빠 생신 기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회사 일에 대한 부담을 안고 회사의 휴양시설에 다녀오다니 아이러니하지만 뭐 당첨이란 늘 좋은 거니깐.
"00시 오픈되는 브랜드 기획전 상품 품절이에요"
상품이 품절되면 기획전 세팅이 안되어서 다른 상품도 다 같이 프런트에 노출이 안된다.
긴급이다. 이 상품 기획하고 세팅하고 재고 확보하는데 한 달이 걸렸는데!
바로 브랜드사와 통화한다. 연동 오류였다고 한다.
큰 오류 없이 해결되어서 다행이다.
"라이브 진행하는 상품이라 잠깐 노출 제외하고 재세팅 가능한가요"
백번 받은 질문인데, 휴가 중에도 역시나 같은 질문을 받는다.
라이브는 '라이브'니까 급한 브랜드사는 빠른 해결을 해주길 바라기에 전화가 불이 난다.
라이브와 병행해도 문제없다고 안심시켜 드리고는 다시 휴가에 집중!
more and more
.
.
.
스파 중에도 폰을 붙잡고 업무 대응을 하며
휴가인 듯 휴가 아닌 휴가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이틀 휴가를 내고, 복귀한 오늘
메일은 1,000개 넘게 쌓여있고 처리해야 할 업무는 산더미다.
그래서 새벽 5시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기획전 상품을 소싱하고 제작요청서를 작성하고 나니 6시
잠깐의 숨통을 돌리기 위해 글을 쓰며 하소연을 해본다.
오늘의 퇴근은 몇 시가 될까
이틀 휴가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복귀 d-day 오늘
비가 오는 새벽부터 일을 처리하고 있는 k-직장인
오늘은 정말 파이팅이다.
그럼에도 왜 플랫폼 MD를 하냐고 묻는다면,
상품을 가장 먼저보고 트렌드를 이끄는 쇼핑 플랫폼에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재밌기 때문이다.
오늘은 비가 오니까 또 비가 오면 열리는 기획전을 기획해 볼까.
최근에는 브랜드사와 같이 기획한 신규 상품이 시장에 출시되었고,
고객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정말 뿌듯했다.
이런 상품 너무 필요했는데 마침 잘 샀어요!라는 피드백한 줄에 오늘도 웃는다.
그래도 행복한 (?) 이틀간의 휴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