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디너리 Apr 07. 2024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Fury road) 리뷰

곧 돌아올 퓨리오사를 기다리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감상하신 뒤에 글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0.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아버지
영화 매드맥스의 첫 번째 포스터(1979)

  2015년에 개봉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영화 '매드맥스 시리즈'의 4번째 작품입니다. 감독 '조지 밀러'는 올해 79세의 노장으로 평범치 않은 커리어를 쌓아 온 인물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젊은 시절에 정형외과 전문의로 일하는 동시에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1979년, 무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에 그는 이 시나리오를 통해 영화계에 데뷔하게 됩니다. 영화의 제목은 바로 "매드맥스"였죠. 이 영화는 '오일 쇼크와 대공황'으로 인해 사회 기반이 무너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러한 설정은 향후 수 많은 작품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작품들을 한 데 묶어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라 칭합니다. Post-Apocalpse (= 재앙 이후의 시대) 장르는 인류를 재앙에 빠트린 대사건이 벌어진 이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현대 인류가 겪은 20~21세기의 세계는 환경과 평화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면서도, 무분별한 소비와 전쟁을 결코 멈추지 않는 곳입니다. 이에 가상의 인류는 자신의 과오로 인해 극심한 환경 오염과 자원 부족 문제에 고통받고, 옛 고향과 푸르른 지구를 그리워하죠.  여러분이 알고 있는 수 많은 작품들이 매체(영화, 게임, 드라마, 소설)를 가리지 않고 같은 설정을 차용하고 있을겁니다. 영화 매드맥스는 그 만큼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 '딸의 아버지'에서 다시 그 시절로
무려 30년 만에 돌아온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Fury road)

  조지 밀러는 시리즈의 3번째 작품 <매드맥스: 썬더볼트, 1985>을 끝으로 이후  년간 전혀 다른 장르의 작품들에 열중해왔습니다. 매드맥스 시리즈를 통해 스크린에 재앙과 파괴의 장면을 그려왔던 그는 딸을 얻게 된 후에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조지 밀러는 딸을 통해 영화 꼬마돼지 베이브의 원작 <The Sheep-Pig, 1983>을 접하게 되었으며 이 소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죠. 그는 <꼬마돼지 베이브, 1995>의 공동제작을 맡았으며 이 영화는 골든글로브를 수상하고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도서)에 수록되는 등 역사적인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이후에는 환경보호를 소재로 하는 영화 <해피 피트, 2007> 의 감독을 맡아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는 등 그는 오랜 세월 동안 거장의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2015년이 되어, 옛 매드 맥스 시리즈의 오랜 팬들은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2. 노장은 결코, 죽지 않는다.


  매드맥스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인 <매드맥스: 분노의도로, 2015>는 전작으로부터 무려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나 돌아오게 됩니다. 앞선 조지 밀러의 서사를 돌아보면, 이제는 70대의 노인이 된 그가 이토록 뜨겁고 역동적인 작품을 다시 연출하겠다는 결심을 쉽게 했을 리 없습니다. 매드 맥스의 오랜 팬들조차도 그가 늦은 나이에 이렇게 고생과 땀방울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을, 그것도 시리즈의 최고작으로 완성해내리라는 예상은 하기 어려웠을겁니다. 수십 년만에 돌아온 매드맥스의 4번째 작품은 시리즈의 최고작이며, 나아가 조지 밀러의 70년 생에 가장 뜨겁고 강렬한 이야기입니다.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인 '분노의 도로(Fury road)'의 배경은 전작인 <매드맥스: 썬더볼트, 1985> 이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영화의 인트로에 의하면 이 시대에는 핵전쟁으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어 모든 지역이 황폐한 사막으로 바뀌어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물은 포함한 필수자원은 항상 부족하며 사람들의 수명은 반토막이 났고 그곳은 그저 살아남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세상입니다. 주인공인 맥스는 1~3편의 이야기를 거쳐오며 소중한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었고 머릿 속 망령에 시달리며 매일을 그저 생존해 나갈 뿐입니다.


3. 이 영화의 액션이 특별한 이유
미쳐버린 세상, 미쳐버린 액션


  영화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합니다. 시타델의 물과 식량을 독점하는 지도자 임모탄은 부하인 '워보이'와 '고철 엔진'을 활용하여 수송차량과 전투차량을 거느리며 마을 간에 물자를 교환하고 사람들을 지배합니다. 임모탄은 부하인 퓨리오사에게 8기통 엔진을 2개나 장착한 전투트럭(War Rig)의 조종을 맡기며 중요한 자원을 수송하는 임무를 부여합니다. 사령관인 '퓨리오사'는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리플리를 연상케할만큼 강인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죠. 삭발한 머리와 한 쪽 팔을 대체하는 기계 의수, 그녀가 보여주는 카리스마는 배우 샤를리즈 테론의 아름다운 모습을 완전히 잊게할 만큼 강렬했습니다. 이후 퓨리오사는 임모탄을 배신하게 되고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차량을 탈취한 채로 자신의 고향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임모탄은 퓨리오사가 배신했음을 빠르게 눈치채고 자신의 아이를 낳을 예정인 여자들 역시 퓨리오사와 함께 도망쳤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때부터 시작되는 추격극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8기통의 엔진과 함께, 말 그대로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시작하게 니다. 이미 여러분들은 다른 영화를 통해서도 자동차 액션을 많이 경험했을 테지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액션은 궤를 달리한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난생 처음 목격하는 디자인으로 빚어진 19개 개성 넘치는 고철 차량들거대한 바퀴와 엔진을 달고 있고, 이들이 태우고 있는 캐릭터들 역시 하나 같이 비현실적인 외형과 설정을 가진 동시에 매력적입니다. 이들은 광활한 사막을 내달리며 없이 서로 부딪치고 폭발하며 전사의 정신으로 무장한 채 죽음을 불사하는 전투를 보여줍니다. 그렇게 엔진과 고철, 화염과 폭발 빚어 영화의 시퀀스들은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을 선사하며 목숨을 건 질주에 몰입하게끔 합니다.


4. D-47, 돌아올 퓨리오사를 기다리며
시리즈의 5번째 작품,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포스터

  그렇게 인생의 황혼기에 가장 뜨겁고 강렬한 영화를 세상에 내놓았던 그의 질주는 놀랍게도 아직 멈추지 않았습니다. 전작의 대성공 이후 무려 9년만인 올해 매드맥스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가 개봉할 예정(24.5.22./D-49)이기 때문이죠. 영화는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했던 '퓨리오사'의 과거, 즉 스핀오프의 이야기를 다루게 됩니다. 전작의 퓨리오사 뿐만 아니라 임모탄과 릭투스가 재등장 하며 그들의 젊은 시절 모습이 그려질 예정입니다. 주연은 '안야 테일러 조이'맡았고, '매드 맥스' 시리즈임에도 주인공인 맥스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2015년의 3월 인터뷰에서 조지 밀러는 아직 2개의 이야기가 더 남아있다고 밝힌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올해 79세인 그의 질주는 80대까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신의 인생은 지금 어떤 시점을 달리고 있나요? 나이가 어떻든,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 그대의 마음 속 어딘가에는 지금도 강력한 '8기통 엔진'이 숨쉬고 있을거라 믿습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엔딩 글귀를 소개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Where must we go... We who wander this Wasteland in search of our better selves.

: 희망이 없는 시대를 떠돌고 있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가야할 곳은 어디인가?


* 후속작의 리뷰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70e335ac02524f4/13

작가의 이전글 가여운 것들(poor things, 2023)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