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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배 Nov 12. 2019

청소년을 위한 기본소득 도서 최초 발행

신간 소개 [기본소득 쫌 아는 10대 / 오준호 / 풀빛 ] 

스위스 기본소득 300만 원 지급 국민투표,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그리고 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앤드류 양의 ‘월 1000달러(약 120만 원)의 보편적 기본 소득(UBI)’ 공약 등 외신을 통해 기본소득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외신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경기도 24세 청년 기본소득, 해남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농민 기본소득 등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의 미래와 기본소득], [21세기 기본소득], [기본소득이 온다], [기본소득의 경제학] 등 다수의 기본소득 도서가 앞 다퉈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출판된 기본소득 관련 도서 60여 권 중 청소년용, 어린이용 책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기본소득을 소개한 [기본소득 쫌 아는 10대 / 풀빛] 책이 11월 11일 발행되었다. 이 책은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 개마고원] 책을 통해 기본소득을 알렸던 오준호 작가의 13번째 책이다. 

유시민 작가가 지식 소매상을 자처한다면 오준호 작가는 시민과 지식을 잇는 논픽션 작가를 소망한다. 그는 그동안 4.16 세월호 참사 직후 ‘4.16 작가 기록단’에 참여해 법정 기록물 《세월호를 기록하다》를 썼으며, '노동자의 변호사들', '열여덟을 위한 세계 혁명사', '소크라테스처럼 읽어라' 등 다수의 르포와 논픽션을 썼다.


그는 단지 책으로만 세상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스스로가 다가올 미래가 두려움 대신 신나는 모험이 되기 위해서는 동행자로 기본소득이 꼭 필요하다 믿는 기본소득 지지자로, [기본소득 쫌 아는 10대 / 풀빛]는 그런 자신의 소신을 온전히 담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이 책을 통해 2년 전 발행된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 / 개마고원]에서 충분히 담지 못한 기본소득 재원 계획이나, 기후위기 대응으로서 탄소 배당과 같은 최신 이슈들을 함께 다뤘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10대들을 겨냥해서 썼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유익한 책이다. 그 까닭은 기존 책들 다수가 경제학자, 사회복지 학자 등 연구자들이 쓴 책이다 보니 대중적이지 못한 반면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썼기 때문에 핵심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간결하게, 쉽게 써졌기 때문이다. 작가 또한 밝혔듯이 기본소득에 대한 최근 논의까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기본소득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인류는 자연과 앞선 세대로부터 많은 걸 물려받았어. (중략) ‘공유부’라고도 해. 공유부에 대한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 당연하게도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있어.” -26쪽


[우리 모두 사회가 준 유산의 상속인]이라는 책 부제에서 밝히고 있듯이 기본소득은 시혜적 차원이 아닌 공유부에 대한 정당한 시민의 권리임을 주장하고 있다. 


개인성, 보편성, 무조건성, 정기성, 현금지급, 충분성 등 기본소득의 6원칙에 대해 청소년의 말로 풀어 설명하며 기본소득이 그동안의 각종 사회보장제도와는 어떻게 다른 지도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로마의 식량배급제와 경주 최부잣집 사례 등을 통해 기본소득의 역사를 설명하기도 하고, 왜 하필 현재 기본소득이 더 절박해졌는지 4차 산업 혁명에 따른 노동 환경의 변화를 들어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실시했을 때 재정 부담, 인플레이션 우려, 노동 의욕 상실 등 예상되는 반대 측의 주장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이 환경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탄소 배당을 통해서 증명하였고, 민주주의의 기원으로 손꼽히는 아테네의 사례를 들어 기본소득이 민주주의를 성숙시킬 수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기본소득-미래'에 대한 진지한 기대를 주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청소년들이 ‘의자 뺏기 경쟁’에 미래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모험해도 괜찮다고, 다르게 살아도 안 굶는다고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에게 "기본소득을 믿고, 거침없이 살아가라. “라는 말을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책을 읽으며 드는 아쉬운 점은 청소년용 책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을 받았을 때 청소년들 지금 당장의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빠졌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의 미래에 대한 삶에 대한 비전만 있을 뿐 현실의 청소년들 문제를 기본소득 관점에서 조망하지 못한 것은 한계다. 


둘째는 그래서 청소년들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청소년들을 기본소득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고 그저 기본소득을 누릴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이 책을 읽으면 기본소득 쫌 아는 10대가 아닌 기본소득 엄청 많이 하는 10대가 될 것이다. 사실 10대뿐 아니라 어른들도 이 책 한 권만으로도 기본소득에 관해 좀 더 깊숙이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가정에서, 학교 현장에서 부모와 자녀들이 기본소득에 대한 더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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