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금연 결심을 해야 했을까?
드디어 때가 왔다. 무슨 때가 왔냐고? 이제 담배를 그만 피울 때가 되었다.
이런 결심은 10일 전에 했다. 아무튼 내가 결심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전까지는 나는 죽을 때까지 담배를 끊을 생각이 전혀 없었으니까. 담배 피우는 게 좋은데 왜 끊어야 할까? 일하면서 몸도 좀 쉬고, 마음도 좀 풀어주고. 담배 한 까치를 피우며 평소 이런저런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도 떠오르게 하고, 글을 쓸 때에는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다.
내가 담배를 피운 지는 30년이 되어간다. 스물두 살 군대에 갔을 때부터 담배를 피웠으니 30년은 아직 안되었구나. 난 98년 1월 군번이다. 육군 27사단 이기자부대! 훈련소 퇴소 후 화천군 사내면에 있는 부대에 일빵빵 보병으로 배치되었다. 자대에 배치되니 녹색의 88담배! 군팔 17갑을 매월 보급받았다. 당연히 공짜로.
스물다섯 명 남짓되는 소대에는 대부분 흡연자였고, 그때부터 나는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담배는 그들과 소통하고 어울리기 위한 좋은 아이템이 되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동기가 있었지만, 그 전우는 작업이나 훈련 중 주전자에 물을 떠 오거나, 선임병 심부름을 해야 했다. 또한, 죽을 것 같은 행군 중에는 휴식시간에 K2소총을 거취하고 사주경계를 서야 하는 어려움을 담당했다. 전우들과의 소통, 휴식시간 보장을 위해 나는 담배를 피웠다.
전역 후에도 대학 친구들과 함께 흡연을 즐겼고, 회사 입사 후에도 담배는 선임들과의 소통 아이템이 다시 한번 되어주었다. 회사 선배들과 동질감을 느끼기 위해 군팔>88담배>디스>레종블루>레종블랙>말보로아이스블러스트원으로 회사 팀장님이 바뀔 때마다 팀장님이 피우는 담배 브랜드로 갈아탔다. 남자들은 같은 브랜드의 담배를 피우면 상당히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1998년부터 내가 즐거울 때, 화날 때, 기쁠 때, 슬플 때 나의 친구가 되어 나를 위로해 주었던 친구 담배! 이제는 절교하려고 한다.
그런데 왜 갑자기 금연 결심을 했냐고?
우연히 어떤 유튜브 동영상을 봤다. 별로 보고 싶지 않았는데, 딱히 볼 것도 없고 그냥 클릭을 했지. 영상에서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 담배의 해악들에 대해 설명하더라고. 나도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누가 모르겠어! 의사 선생님부터 모든 사람이 담배는 몸에 아주 해롭다고 잔소리를 많이 하잖아.
다만, 내가 몰랐던 부분은 전자담배도 엄청 나쁘다는 것! 전자담배는 에어졸 형태로 독극물을 호흡으로 흡수한다는 것이다. 난 전자담배는 별로 안 피니까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내 마음이 꽂히는 부분이 있었다. 일산화탄소가 몸에 흡수되어서 혈액이든 어디든 체내에 남아있다는 것. 난 여기에 꽂혔다.
일산화탄소가 암을 일으키던 면역력을 약하게 만들던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일산화탄소는 내 몸을 피로하게 만든다는 것! 담배를 많이 피운 다음날에는 항상 몸이 피로했다는 것을 내가 느꼈으니까. 그것은 일산화탄소 때문이리라~
담배를 안 피우면 몸도 상쾌해지고 피로도도 덜해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결심을 했다.
결심하면 바로 준비하지 않으면 힘들어지지. 바로 9988 건강앱에 금연할 거라고 눌렀더니, 종로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상담 선생님이 나에게 금연 결심 했냐고 묻더니 금연클리닉 예약을 하고 보건소 방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12월 17일 정도가 좋을 거라고 했더니 17일 아침 10시까지 오라고 한다.(오늘은 12월 15일) 가야지~
내가 17일이라고 10일 정도 간격을 두고 예약을 한 이유는 세 가지다.
1. 바로 다음날부터 끊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거의 30년 피운 담배를 갑자기 하루 만에 끊을 수 있겠어?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2. 내가 얼마 전 담배. 말보로아이스블러스트원이 한 보루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난 담배를 한 갑씩 사지 않는다. 떨어질 것을 대비해 보루로 열 개씩 산다. 한 갑에 4천5백 원짜리 남은 담배 버리자니 쪼금 아깝더라고.
3. 준비기간 동안 가까운 사람에게 알려야 했다.
와이프와 가까운 내 친구에게 내 결심을 말하고, 내가 제품 사러 자주 들리는 타일도기매장 사장님께도 내 결심을 말할 시간이 필요했다.(나에게 첫 금연 3일간은 작업 요청하지 말아 달라고) 그리고 금연 준비를 해야 했다.
내가 담배를 이제 완전히 끊으려고 하는 이유는~
1. 내 몸의 피로도를 줄이고, 건강해지자.
담배를 많이 피우면 다음날 몸이 피로하다는 것을 나는 안다. 기침도 나고 가래도 끼지만 삼킨다. 몸에 얼마나 안 좋겠어!
2. 그노모 냄새!
와이프가 담배냄새를 정말 싫어한다. 밖에서 담배 피우고 올 때마다 잔소리를 하며 짜증을 낸다. "에휴. 담배냄새. 짜증 나~" 이렇게 짜증을 내면 나는 웃으며 이렇게 말해준다. "이 냄새가 나중에는 그리워질 때가 올 거야. 이 냄새가 난다는 것은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니까.ㅋㅋㅋㅋ"
밖 골목길에서 담배를 피우면 사람들이 피한다. 그리고 일할 때도 담배 한 개 피고 엘베 타면 같이 타는 사람들이 말은 안 하지만 불쾌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몸에서 안 좋은 냄새를 버리고 싶다. 옷과 입에서 나는 담배냄새! 다른 사람이 피운 담배냄새는 나도 싫더라고. 나중에 나이 들어 노인이 되면 몸에서 완전 구린내 노숙자 냄새날 거 아니야. 그러면 사람들이 날 피하겠지.
3. 귀찮아서.
집을 나가기 전에 라이터 챙기고. 담배 남은 개수를 파악한다. 나가서 담배사기 귀찮으니 담배가 몇까지 안 남았으면 새 담배를 꺼내 나간다. 그리고 현장에서 작업하다가 한 개 피우려면 1층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 금연 아파트도 많아서 한 개 피우러 가기 너무 힘들다. 이런 걸 안 하고 싶다.
춥거나 덥거나 비 오거나 하면 차에서 창문 열고 담배 피우기 힘들다. 그렇다고 창문 닫고 필수도 없으니~
4. 아들한테도 아빠가 담배 끊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이 녀석이 지금 열다섯 살. 이 녀석 태어나기 전부터 피워왔거든. 아들이 내 차를 가끔 탈 때면 차에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좀 미안하기도 했지.
아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어 담배를 피운다고 해도 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좋아서 피우는 담배를 내가 어떻게 막겠어. 다만 끊기 힘든 담배 시작을 안 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5. 몸이 좀 상쾌했으면 좋겠다.
담배 안 피우면 몸도 상쾌해지고, 맛도 잘 느끼고, 냄새도 잘 맡을 수 있다고 하니까.
이유는 그 정도로 하자.
그러면 어떻게 끊을 것인가!
30년 동안 피운 담배. 물론, 강한 인내심을 가지고 안 피워야겠지. 보건소 금연 클리닉의 도움을 받고, 결심을 다지기 위해 금연 동영상도 보고, 생각날 때마다 사탕도 좀 먹고. 물도 쫌 먹고. 3일간은 일하지 말고(강제휴가). 힘든 운동 하지 말고. 운전하지 말고, 운전하면 담배 엄청 당기니까. 당연히 술도 먹지 말고. 꾸~~ 욱 참아보자. 급한 현장 작업 요청이 와도 미안하지만 다음 주로 미룰 것이다.
남은 담배와 전자담배들. 금연클리닉 방문전에 다 버릴 것이다.
내가 담배를 끊으면 누가 좋아할까?
와이프가 제일 좋아할 거고, 부모님이 좋아할 것 같다. 내가 담배 못 끊을 거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마음속으로 살짝 놀래기는 하겠지? 나처럼 드라마 한 편 담배 참고 보기 힘든 헤비스모커! 하루에 한 갑 이상 피우는 중증흡연자가 담배를 놓다니 하고 말이다.
내가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해야지! 진짜 17일 아침 10시에 보건소 금연클리닉 끝나고 딱 한 개 마지막 담배를 피울 것이다. 그리고는 앞으로 쭈~욱 안 피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한다.
하루만 참으면 이틀째는 좀 나아질 것이고, 3일만 참으면 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다음에야 그때까지 힘들게 참은 시간이 아까워 못 피울 것이다.
금연 D-day-2! 금연클리닉 상담과 진짜 금연할 날짜가 이제 이틀 남았다.
이제 반달 정도만 지나면 나도 50대가 된다.(물론 한국나이)
금연 중간중간! 성공하고 있는지, 실패했는지 댓글 남기겠습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욕실인테리어 기술자 이너바스 이실장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