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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비스커스 Oct 22. 2024

내가 유시민을 좋아하는 이유

카타르시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하지만 유시민의 글을 좋아하진 않는다. 

대부분 그의 글은 역사서나, 교양서가 많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수필은 많지 않다. 

물론 다른 작가에 비해 적은 것은 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도 봤고 '문과남자의 과학공부' 도 봤다. 

글이란 게 그렇다.

정제된 결과물이다.

그렇다 보니 짧은 문장에 많은 내용이 함축된 경우가 많고,

정확해야 하는 압박도 있다. 

요증은 다르지만, 말은 사라진다.

글은 남는다. 

그만큼 글은 어렵다. 

양반의 전유물인 이유가 그것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면, 사고 하게 된다. 


그럼에도 유시민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카타르시스를 주기 때문이다.

그의 삶이 주는 재미가 있다. 

그는 나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행동을 한다. 

일단 비겁하지 않다. 

사리사욕에 빠지지 않는다. 

이게 생각보다 참 어렵다. 


근데 더 어려운 건, 강자와 맞서 싸운다는 데 있다.

대부분은 나눠먹거나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길 기대한다. 

그게 맞을 수도 있다. 

근데 멋지지 않는다. 

그럼 그런 사람들은 사는 게 다 이런 거라고 자식들에게 가르친다. 

나의 비굴함, 비겁함은 가족을 위한 거고, 똑똑한 인간의 모습이라고. 

그게 맞을 수도 있다. 


문제는 재미가 없다. 

그런 사람의 삶은 무미건조하다 못해 지루하다.

작품을 쓰는 내 입장에선, 쓸 가치가 없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재미가 없다. 

그래서 우리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인공은 커녕, 조연도 될 수 없다. 


난 유시민을 잘 모른다. 당연히 그에게 배우는 건 더 없다. 

그의 책은 재미도 없다. 

다만 그는 재밌다. 그는 주인공의 자격을 갖췄다. 

나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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