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배우려면 그 나라에 가라

2012년 8월 보스턴 - 뉴욕

by HWP

제게는 2001년생 딸이 있는데요. 이 아이는 외국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않았지만 영어를 곧잘 합니다. 최근 한 외국 회사에 면접을 보았는데 영어 실력 테스트하겠다며 질문을 하나 하더니 대답을 듣고 이 정도면 됐다고 프리 패스하였다고 제게 자랑을 하더군요.


딸이 영어를 잘하는 것은 무엇보다 언어에 대한 아이의 재능이 첫 번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제가 어려서부터 영어 공부를 특별하게 시킨 것도 일조하였죠. 7살 때 영어 유치원에 전학(?) 시킨 것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내내 리딩을 위주로 어휘와 표현 교육에 집중하는 학원에 보냈는데 그 학원이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미국 교과서로 미국 학교에서 하는 방식의 수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3학년 때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미국 영재 프로그램인 CTY (Center for Talented Youth) 테스트를 통해 5학년부터 여름에 미국으로 보낸 것이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여행 얘기 쓴다면서 갑자기 왜 영어교육 옹호론인가 하시겠지만 그 이유는 이번에 쓸 여행이 딸의 언어연수와 연관된 여행이라서 좀 길게 서론을 적어보았습니다. 4주간 세븐시스터스 컬리지 중 하나인 사우스 해들리의 마운트 홀리요크 컬리지에서 모의 UN 코스를 수강하러 갔는데 보낼 때는 대한항공의 UM (Unaccompanied minor) 서비스를 신청하여 뉴욕까지 보내면 뉴욕에 사는 친구가 픽업하여 사우스 해들리까지 데려다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돌아올 때는 제가 여름휴가를 내서 픽업하고 같이 여행하고 돌아오는 계획을 세웠죠.

UM 서비스 기다리는 아이들

보스턴에서 이틀, 뉴욕으로 이동해서 나이아가라와 워싱턴으로 3박 4일간 현지 패키지 투어로 여행하고 마지막으로 뉴욕에 돌아와서 3-4일 더 머물다가 돌아오는 일정으로 계획하고 준비했어요. 이번 여행기에는 보스턴에서의 여행만 적어보려 합니다.


보스턴의 유명한 Duck Tour를 들어보셨나요?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것 같은 보트를 개조한 버스를 타고 보스턴의 곳곳을 육지와 물 위에서 돌아보는 투어인데 꼭 해야 하는 코스 갔더라고요. 우리 버스는 아주 유쾌한 아줌마가 가이드 겸 드라이버였는데 저희 딸에게 투어 버스를 운전할 기회도 주어서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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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덕투어

제가 술만큼 좋아하는 것이 또 야구라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도 가보았어요. 1912년에 만들어진 이 야구장이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특별한 의미가 있었죠. 경기도 보고 싶었지만 미국 야구 티켓은 가격이 비싸기도 하고 저희가 간 날은 아쉽게도 홈경기가 없는 날이라 밖에서 분위기만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20120805_110631.jpg 펜웨이 파크

물론 하버드대학교 투어도 빠질 수 없죠. 하버드 재학생이 안내를 해 줘서 학교 곳곳을 돌아볼 수 있었어요. 물론 발 만지면 하버드에 다니게 된다고 하는 존 하버드의 동상도 보고 도서관과 음악대학도 둘러봤어요. 그 당시 음악을 좋아했던 딸아이가 하버드 음대를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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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교

보스턴에 있는 또 하나의 유명한 음악대학인 버클리 음대도 들려보았습니다. 역시나 딸아이가 나중에 공부하러 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보여주러 갔었죠. 결국 딸은 한국에서 대학을 다녔고 유학을 가서 석사를 따려는 계획을 몇 년 미루고 지금은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언젠가 좋은 학교에서 석박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아직도 변함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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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의 옛 시청 건물과 옛 주청사 건물은 건축유산재단에서 운영하고 재건하여 내외부 투어도 운영하고 있는데 19세기 건물의 전형을 볼 수 있었고 안에 들어가니 마치 제가 그 시대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 당시 옷을 입고 사진이라도 찍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서비스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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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청과 옛 주청사 건물

퀸시 마켓에서 점심과 디저트도 먹었습니다. 아주 깨끗하게 정리된 시장에는 먹거리 외에도 재미있는 소품을 파는 가게들도 많았습니다. 음식을 골라서 가운데 있는 좌석에 가지고 가서 먹을 수 있게 되어있었고 관광객들 뿐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많이 와서 먹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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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시 마켓

이틀간 짧지만 알찬 보스턴 여행을 한 후 우리는 뉴욕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5시간 가까이 걸리는 약 500킬로미터의 긴 이동이었지만 우리는 맨 앞자리를 잡아서 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운전사 아저씨를 관찰하기도 하고 4주간의 연수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물론 중간중간 잠도 자면서 남은 여행을 기대하는 설레는 마음이라 지겹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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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그 이후로 3년 연속 여름방학에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갔고 중학교를 외국계학교로 진학하면서 영어 실력이 계속 향상되었던 것 같아요. 현지에 가서 배우는 것이 어학 공부의 왕도라는 것은 진리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