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하지 않으니까.
투명 케이스를 고집했었다. 깔끔하기도 하고 휴대폰에 두고 나와 매일 함께 하고 싶은 그림이 없었다. 손에 넣고 싶은 그림이 없었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네. 몇해동안 아무것도 없이 넣어둔 카드가 그대로 비치는 투명 케이스를 누래질 때 까지 쓰다가 버리고 또 사곤 했다. 나만의 루틴이었다. 고를 것도 없고 값도 싼 투명 케이스가 좋았다.
투명 케이스만 고집하던 내가 그림을 찾기 시작했다. 정확하게는 글자를 고르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웃긴 케이스를 사려고 구경하다가 센스 가득한 문구들을 발견했다. 이거다!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삐뚤빼뚤 마치 내 글씨처럼 쓰여져 있었다. 나만의 케이스는 아니지만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해주는 나에게 찰떡, 케이스였다. 오케이! 이거다!!
_힘들지 않아. 거친 세상에 뛰어든 건 나니까. 암오케.
힘들지 않다. 내 선택이니까. 난 괜찮다! 의연한 나처럼 왼손으로 또는 아가가 쓴 글씨 같은 케이스를 보며 너무 만족했다. 반듯하지 않은 이 글씨체도 너무 딱! 내 추구미였다.
보는 사람마다 물어봤다. “니가 적은거지?” 사람들은 케이스를 내가 직접 꾸몄다고 생각했다. 그 말도 좋았다. 이 말이 나랑 잘 어울린다는 것 같아서. 뭐 잘 맞으니까 선택한 것도 맞는 말이지만 말이다. 어떤 사람은 “뭘로 적었어?” 라고 물어봤다. 네가 쓴건 당연하고 뭐 가지고 썼는지가 궁금했던거다. “아! 이거!” 이래놓고 일단 한바탕 웃는다. 대답 하는 내 입가에 웃음을 떠나지 않게 만드는 케이스가 난 좋아서 바꾸고 싶지 않았다. 세상을 괜찮아 마인드로 사는 나를 보이고 싶어서!
_모든건 기세다.
뭐든 영원한 건 없지 않은가? 똑같은걸 사려고 했지만 암오케를 못 찾은 나는 새롭게 마음에 드는 문구를 찾았다. ‘기세’
세상 살이는 기세다. 내가 어떤 기세를 가졌냐에 따라 세상이 펼쳐진다. 약간 기세, 강한 기세가 언제나 뭐가 딱 좋다가 아니라 알잘딱깔센으로 기세를 펼쳐야 한다.
가장 많이 보여주고 말한 건 멘토링하면서! 임용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에게 “모든 건?” “기세다!!!!” 하며 돌림노래를 불렀다. 면접보러 가면 사실 1초만에 그 사람의 첫인상에 따라 합격이 결정 된다는 말이 있다. 기세이다. 어떤 기세를 보이는지가 날 평가하려고 앉은 사람들에게 쏙 들어가는거다. 멘토링 내내 “모든건?” “기세다!” 를 외치며 힘차게 시작했다.
_세상은 호락호락 하지 않다. 괜춘, 괜춘. 나도 호락호락 하지 않으니까.
일주일도 안되었다. 이번주부터 함께한 친구는 내가 지하철에서 광고를 보고 반해서 꼭 하고 싶었는데 인스타에서 발견해서 너무 반가웠던 문구였다. 세상이 호락호락 하지 않아도 괜찮다. 사는 나도니까.
음력으로도 이제 완전한 2026년이 시작된다. 덤벼! 싸우자는 건 아니다. 그저 함께 호락호락 하지 않게 살아보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