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의 새해 인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을 좋아한다. 우리에게는 너무 당연하고 평범한 인사말이지만, 다른 언어와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다정하다는 점이 좋다.
많은 언어들의 영어의 새해 인사 'Happy New Year'와 같은 뜻을 가진 말을 새해 인사로 쓴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말이 'I wish you a happy New Year'의 줄임말이라는 것도. 결국 의미적으로는 한국어와 같지만 줄임으로써 뭔가 남에게 행복을 빌어주는 의미가 모호해진 느낌이 든다. 그에 비에 명확하게 '복을 받으라'라고 말해주는 한국어가 새삼 직접적인 다정함으로 느껴진다.
다양한 언어의 새해 인사말 from Duolingo blog https://blog.duolingo.com/happy-new-year-translations/
사실 일본어가 제2 언어인 나에게 여전히 수수께끼인 것은 일본의 새해 인사말인 '明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아케마시테 오메데토우고자이마스)'다.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おめでとう(오메데토우)'는 '축하한다'는 의미다. 아마 '새해가 밝아서 경사스럽다'는 의미로 이런 인사를 하는 게 아닐까 싶지만, 한국인으로서 '새해가 밝은 걸 축하한다'는 말이 누구에게나 건넬 수 있는 인사라는 것이 여전히 어색한 느낌이 든다. 뭔가 축하는 경사스러운 일을 맞이한 정확한 대상에게 전하는 인사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아마 일본에서는 새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경사스러운 일이고, 모두가 그 경사스러운 일을 축하를 받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어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불특정 한 누구에게라도 할 수 있지만, 이 인사를 받는 특정인의 행복을 정확하게 빌어준다는 점에서 특별히 다정하게 느껴진다.
그런 특별히 다정한 새해 인사를 새해 첫날 모두에게 전해본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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