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되는 일상을 에너지의 ‘회수’로 바꾸는 장소의 힘
일상은 때로 거대한 관성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정해진 궤도를 따라 출근하고, 업무의 파도를 넘고, 저녁이면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밀린 집안일과 아이들의 숙제를 챙긴다. 워킹맘에게 하루는 분 단위로 쪼개진 체크리스트의 연속이며, 그 안에서 '엄마'와 '나' 사이의 균형을 잡는 일은 늘 숨이 가쁘다.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충분히 대화하고 싶다는 소망은 대개 "숙제 다 했니?" 또는 "얼른 씻고 자자"라는 건조한 일상어로 대체되곤 한다.
그래서 나는 바빠도 1년에 최소 한 번, 많게는 세 번까지 기어이 항공권을 끊는다. 누군가는 바쁜 일상에 여행 준비가 또 다른 부담이 아니냐고 묻지만, 나에게 여행은 소모가 아니라 에너지의 ‘회수'다. 흩어진 나와 가족의 시간을 한곳으로 모으는 가장 단호하고도 아름다운 결단이기 때문이다.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장소의 변경'이 주는 심리적 해방감에 있다. 익숙한 천장과 가구, 매일 지나는 골목을 벗어나는 순간, 우리를 구속하던 역할의 굴레는 느슨해진다. 여행지를 고르고 숙소를 예약하며 공항으로 향하는 그 설레는 과정부터 이미 여행은 시작된다. 비행기 안에서 나누는 소소한 기내식, 낯선 도시에 도착해 구글 지도를 보며 , 때로는 길을 헤매는 그 모든 순간은 일상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밀도 높은 연결'의 시간이 된다.
“내게 여행은 쉼의 시간이 아니라, 관계와 시선을 다시 조율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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