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앞에서 콜라가 당기는 이유

단것이 아니라 ‘뇌의 신호’가 필요로 하는 휴식

by 하랑팀장

원래 좋아하던 일인데 그것이 해야 하는 숙제가 되면 마음 상태가 달라진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건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그런데 마감 기한이 있으면, 즐거움이 과제로 바뀐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내 몸은 이상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평소엔 잘 찾지 않던 콜라, 아이스크림, 바삭한 과자들이 당긴다. 마감이 다가올수록, 왜 뇌는 그렇게 단것을 애타게 찾을까.


사람들은 흔히 “스트레스 받으면 단 거 당기지”라고 말한다. 맞다. 그런데 이건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신호에 가깝다. 뇌는 무게로 보면 아주 작은 비율이지만, 우리 몸이 쓰는 에너지에서 꽤 큰 몫을 차지한다. 특히 마감 앞에서 복잡한 판단을 반복하고 문장을 고치고 구조를 다시 세우는 순간, 뇌는 ‘버티기 모드’로 들어간다. 그때 뇌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해결책은 빠르게 기분을 끌어올리고 즉시 에너지가 들어오는 느낌을 주는 것, 바로 단맛이다. 그러니까 콜라는 ‘내가 약해서’ 당기는 게 아니다. 뇌가 보내는 SOS다.


콜라가 유독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또 있다. 빠르고, 익숙하고, 확실해서다. 내가 찾는 건 사실 설탕만이 아니다. ‘확실한 위로’다. 캔을 따는 소리, 목을 타고 내려가는 탄산의 자극, 순간적으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 마치 막혔던 감정의 배수구가 잠시 열리는 기분이 든다. 콜라가 주는 쾌감은 빠르고, 익숙하고, 실패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특히 글쓰기나 보고처럼 정답이 없는 일 앞에서 그 유혹은 더 선명해진다. 오늘의 글이 잘 쓰였는지, 이 보고가 통과될지 확신이 없을 때, 뇌는 확실한 것을 찾는다. 그리고 그 확실함의 대표가 달고 차가운 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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