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남편과 둘이 걷는 아울렛

오래된 사랑은 생활 속에서 더 자주 빛난다

by 하랑팀장

주말에 남편과 단둘이 김포현대아울렛에 다녀왔다.날씨는 포근했고, 봄은 이미 한가운데쯤 와 있는 것 같았다. 늘 아이들과 함께 다니다가 오랜만에 둘만 쇼핑을하니 기분이 묘했다.


같은 장소를 걸어도 분위기가 달랐다. 누군가를 챙기느라 시선이 분주하지 않았고, 시간도 조금은 느슨하게 흘렀다. 순간 아주 잠깐,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더 이상 스무 살도, 서른 살도 아니다. 함께한 시간은 어느새 20년을 훌쩍 넘겼다. 그때만큼 젊지는 않지만, 그때보다 더 분명한 것은 있다. 오래 함께 산 사람들 사이에만 생기는 정이 분명히 있다. 예전의 사랑이 설렘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애정은 생활 속에 스며든 편안함에 더 가깝다.


문득 그런 생각도 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건강하게 90세쯤까지 산다고 해도 앞으로 같이 살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40년 남짓일지 모른다. 40년이면 길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상하게 나는 그 숫자가 조금 아쉽다. 이미 오래 함께 살았는데도,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유한하다고 생각하면 괜히 서운해진다. 사람 마음이 참 그렇다. 늘 곁에 있으니 당연한 사람처럼 여기다가도, 문득 남은 시간을 숫자로 떠올리면 괜히 더 붙잡고 싶어진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하랑팀장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대기업 팀장 5년차, 겁 없이 빠른 실행력,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여팀장의 리더십,

60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8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1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팀장의 직업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