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끝은 없다는 착각

공개적인 지적이 피드백이 아니라 모멸이 되는 순간

by 하랑팀장

사람을 무너뜨리는 말은 대개 대놓고 사나운 얼굴을 하고 오지 않는다. 욕설이나 폭언처럼 누가 봐도 선을 넘은 말도 물론 아프다. 그런데 더 오래 남는 것은 종종 그보다 점잖은 얼굴을 하고 나온다.


회의실에서 부하직원이 어렵게 입을 열었을 때, 모두가 듣는 자리에서 “도통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것. “무슨 말이냐, 짧게 말해라.” “핵심이 뭐냐, 중언부언하지 마라.” 이런 말은 겉으로는 피드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용을 바로잡기 전에 사람을 먼저 작게 만든다.


공개된 자리에서의 지적은 왜 그렇게 깊게 박힐까.

심리학에서는 이런 감정을 수치심(shame)과 연결해 설명한다. 죄책감이 “내가 뭔가를 잘못했다”에 가까운 감정이라면, 수치심은 “내가 잘못된 사람 같다”는 감각으로 번지기 쉽다.


미국 심리학자 준 탱니(June Tangney)는 수치심이 행동보다 자아 전체를 겨냥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해왔다. 그래서 공개적인 망신은 단순한 지적보다 훨씬 오래 간다. 틀린 문장 하나를 고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내가 여기서 말해도 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사람은 발언을 줄이고, 눈치를 먼저 보게 된다.


예전에 한 상사가 팀원들 앞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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