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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뮹재 Aug 14. 2022

[대구 들안길] 버들식당 수성점

맛 하나는 묵직한 대구 곱창전골 맛집


 모처럼 주말 �씨와 함께 머리를 하고 저녁을 맞이 하였다. 미용실이 들안길에 위치하고 있던지라 한번 걸어보고 먹고싶은 음식이 생기면 그곳에서 식사를 하자하며 걷기시작했다. 들안길의 특성상 메뉴들이 다 촌스러웠다. 한정식, 랍스터, 삼계탕 등 가볍게 식사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메뉴들 뿐이었고 더군다가 날씨까지 쌀쌀하였다. 옷차림이 가볍웠던지라 서둘러 메뉴를 정해야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작은 식당하나 있었다. 일반적인 식당크기였는데 들안길 특성상 대형식당들이 즐비해 있었기에 그 사이에 끼어있으니 상대적으로 아담해 보였다. 그곳의 이름은 버들식당이었다. 예전에 곱창전골을 먹으로 두류공원에서 한시간씩 기다려가며 먹었던 기억이 있는 식당과 이름이 같길래 설마 했는데 역시나였다. 두류에 있는 곳이 본점이고 수성점은 새로 생긴 분점이었다. 아마 가족 경영을 하시는 듯 했다. 메뉴도 본점과 완전히 똑같았고 쌀쌀한 날씨에 뜨끈하고 얼큰한 곱창전골 한접시 하자하여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가 줄서있는 손님 중 3번째였다. 그렇게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었고, 회전율도 적당한 편이었는데 아직 일하시는게 약간은 어색한 느낌이었다. 손님이 떠나고 안 치워진 테이블이 3-4개 정도 있었다.


곧 자리가 나겠지 생각을 하고 가게앞에서 대기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기다렸다. 20분 정도 기다리니 자리가 생겨서 들어갔는데 정말 좁은 방에 다른 손님들과 칸막이 하나로 구분되어있는 자리였다. 그 손님들 테이블위에는 소주 빈병들이 이미 꽤 있었고 대화 소리 또한 과하게 컸다. 어쩔수없이 조금 더 기다려 홀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당이 큰 편은 아니었다. 방은 3-4개 정도 있었고 홀에도 5-6테이블은 있었던 것 같다.



삼합전골 한상차림


홀에 자리를 잡고 배고픔에 서둘러 주문을 했다. 우리는 삼합전골로 곱창+대창+불고기가 들어간 환상의맛이라고도 불리는 삼합전골 2인분을 주문하였다. 밑반찬은 간단했다. 봄나물 겉절이와 오이양파무침, 잡채, 소시지 그리고 땅콩조림이 나왔다. 말 그대로 그냥 조연들이었다. 특별한 맛은 없었고 주전부리로 한젓가락씩 먹을 정도로 추가리필은 하지 않았다.



삼합전골 1인분 19,000원


곧이어 뚝배기로된 묵직한 전골냄비에 전골이 한가득 담겨져 나왔다. 보기에는 다 익어보였는데 종업원분께서 쫌 있다 불 올리셔서 드시면 된다고 알쏭달쏭한 말씀을 하셔서 당황스러웠다.


곱창


대창



 나온 음식의 비주얼은 다 익은 듯 했는데 위에 깻잎과 쑥갓, 팽이버섯이 생으로 올라가 있었다. 한번 더 끓여서 먹는 것이 안전하겠다 생각들어 불을 올렸다. 금방 끓어 올랐고 깻잎과 버섯은 금방 숨 죽었다. 불을 약하게 해놓고 드디어 맛을 보았다. 국물은 보기에도 기름기가 좔좔흘렀다. 그 느끼함을 매운 양념으로 커버하고 있었다. 한 숟갈 맛보니 아주 진했다. 고소함도 진하고 매운맛도 진하고 모든 맛이 강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소주를 찾은 것 같다. 필자는 데이트 할때나 집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주의였지만 그날은 택시를 타고 왔고, 또 진한 곱창전골 국물을 맛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소주 한병 주문하였다.


식사를 하다보니 일반적인 저녁식사 보다는 2차 자리에 어울리는 안주에 훨씬 더 가까웠다. 안에 있는 곱창과 대창은 손질이 잘되었는지 비린내는 나지 않았지만 확실히 느끼하였다. 질긴 식감이 과하지 않아서 꼼꼼하게 씹으면 잘 넘어갔다. 불고기는 워낙 얇고 작아서 간에 기별도 안갈 정도였고 육우인지 퍽퍽한 식감은 강한 전골 국물로도 숨길 수 없었다.


워낙 유명한 식당의 레시피를 그대로 전수 받아서 그런지 확실히 맛에서는 빈틈이 없었다. 어찌보면 짤 수 도 있을 텐데 기름의 느끼함이 짠맛을 잘잡아주었고 또 그 느끼한 맛은 매운맛이 잡아주면서 서로가 상호보완적으로 똘똘 뭉친 꽉찬 맛이었다.


둘이서 전골만 먹어도 충분히 배가 불렀다. 밥을 볶아 먹을까 하다가 과할 것 같아서 그만 포기하고 자리를 일어섰다. 적당히 곱창 맛만 잘 즐겼다. 소주를 더 먹거나 밥을 더 먹어 완전 배부르게 자리를 일어섰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 식사보다는 술자리 메뉴로 들러서 소주한잔 기울이며 뜨끈한 뚝배기전골냄비를 난로삼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기 좋은 집인 것 같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체온도 뜨끈하게 올리고 몸에 지방도 축적할 겸 한번 더 방문 할 것 같다.



이 글은 작가가 직접 작성하여 개인 블로그에 게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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