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크나폐인 Feb 23. 2023

RIP : NBA All-Star Game

1951~2023 / 경쟁이 사라진 스포츠는 더이상 스포츠가 아니다.

 몇년만에 NBA를 제대로 챙겨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NBA의 전반적 경기 수준을 지켜보며, 누군가는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할 필요있겠죠.  지속적으로 지금의 NBA는 다음과 같은 사유로 "재미없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1. (적극적 상업화-*지나치다고 표현하고 싶지만... 자본주의에서 상업화를 '지나치다'라고 표현하는건 넌센스죠-로 인해) 연고 중심이 아니라 선수 중심이다.

 2. (지나친) 공격 자유도 증가를 위해 수비수의 권한을 침해한다.

 3. 3점 슛 일변도로 인해 경기의 다양성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몇년 전으로 기억합니다. KBL 올스타 경기를 직관하러 간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당연히 경기 직관은 정규시즌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공짜로 표가 생겨서 가보게 되었죠.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 이렇다할 show도 없는 올스타 경기는 제 인생 최악의 관람으로 남았습니다. (솔직히 왜 하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작년 NBA 올스타전도 보면서 "What the Fx...." 소리가 입근처까지 나왔었는데요. 기어이 제 생각에 종지부를 찍어주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바로 올해 2023 NBA all-star 입니다.

 



 175 - 184


 놀랍게도 상기 숫자는 농구경기 점수입니다. 2년 전부터 올스타 득표 1위 선수가 팀을 꾸리는 방식으로 변경한 게임에서 팀 르브론과 팀 야니스가 맞붙었습니다. (맞붙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만...) 팀 야니스가 184점을 넣고, 테이텀(Bos)이 55득점을 기록하며 올스타 하이 기록으로 MVP를 수상했습니다.  


올스타전의 꽃으로 불리는 덩크콘테스트는 G리그 출신 선수가 나와서 우승하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여담이지만, the king 제임스는 통산 올스타전 내내 단 한번의 덩크 콘테스트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고의 인게임 덩커이지만, 부상위험/참가동기부족/실패시 비난 등.. 으로 불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점 슛 콘테스트는 그나마 릴장군이 나와서 체면치레는 해주었군요. 스킬챌린지는 더 말 안하는게 낫겠네요.


 올스타 전이라는 포맷은 팬들을 위한 서비스 입니다. 그리고 그 서비스의 의미는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모여서 서로 겨루며 팬들에게 농구의 재미를 전달하는 것에 있습니다. 간혹, 올스타전은 show일 뿐이다. show적인 측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농구 관계자 들)도 있지만, 저는 전혀 생각이 다릅니다.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농구경기"입니다. 농구라는 경기는 그 기초에 "경쟁"을 깔고 있다는 것은 누누히 말해왔지요. 경쟁이 빠진 농구는 더 이상 농구가 아닙니다.  (정말 Show를 보고 싶다면 전야제 행사만 하고 끝내거나, 아예 토크쇼를 여는게 맞겠지요)



"It's an honor to be here. It's an honor to be a part of a great weekend, great players. But that is the worst basketball game ever played," Malone said after the All-Star game. (중략) they put on a show for the fans, but that is a tough game to sit through. I'm not gonna lie."

 

 NBA 올스타전이 끝나고 르브론 팀 헤드코치를 맡았던 덴버의 마이크 말론 감독이 말한 내용입니다. 늘상 있는 미사여구를 빼먹지는 않았지만, 핵심은 참기힘들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경기라는 것. 거짓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죠. (실제 경기를 뛴 선수들 일부는 동일한 생각이었을 겁니다)



그나마 빠른 장면들을 담아 봤습니다. 널찍하게 서서 산책하듯 걸어다니는 수비수들 사이로 편하게 들어가서 슛을 던집니다. 아예 루카 돈치치는 상대 선수가 드라이브 인을 시도하자, 잘해보라는 듯 한다리를 들면서 추임새도 넣어줍니다. 아... 제발 이 경기 안 본 눈 삽니다.  


아래 경기는 96년 올스타 경기입니다. 양념 조금 보태면 요즘 정규리그 수비보다 더 타이트해 보입니다. 올스타 전을 고려해서 수비를 헐겁게 하는데도 부딪히고 포메이션 잡고 제대로 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다고 화려한 볼거리나 재미가 없었을까요? 오히려 더욱더 박진감 넘치고 재미가 있습니다. 한번 찾아서 비교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외 기사에서도 '올스타전을 어찌해야할까..'라는 자조적인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다시 양대 컨퍼런스 경합으로 붙일 것인가.. 하는 논의도 있죠. 분명 리그 사무국 측에서는 반드시 포맷을 바꿀 것이라고생각합니다.


 하지만, 근본적 문제는 포맷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올스타 전만이 문제라서 적어본 것은 아닙니다.  경기를 이끄는 무엇인가가 사라졌습니다. 선수들에게는 더이상 승패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엄청나게 커져버린 NBA라는 파이는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NBA 플레이어 모두에게 충분할지 모릅니다. 선수가 팀을 고르고, 같이 뛸 동료를 적극적으로 찾는 리그에서 더 이상 선수간 투쟁심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다치지 않고 오래 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본인의 누적기록과 안정적인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죠. 이번 올스타전의 어이없는 고득점 외에도 상징적인 두 가지가 더 있습니다.


 - 2023 올스타 전에는 단 2번의 슈팅 파울콜만 발생했으며, 모두 팀 야니스였다)

   (팀 르브론은 단 한 개의 파울도 당하지 않았으며, 역시 단 한개의 자유투도 없었다)

 - 2023 올스타 전에는 총 255개의 야투 중 126개의 3점슛(49.4%) 시도가 있었고, 2점슛은 대부분 레이업이나 덩크슛이었다.


끝으로 코비의 멘트로 마치겠습니다.  * RIP kobe




매거진의 이전글 요즘 NBA가 재미 없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