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미 식해와 잡채, 엄마의 생일 음식에 대한 기억

생일의 의미를 다시 묻다

by 박정수

어제는 집사람의 생일이었고, 그저께는 둘째 딸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매년 9월은 나에게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먼저 COPILOT에게 생일의 기원과 의미를 정리해 달라고 했어요.


1. 생일의 기원과 의미

가) 생일의 기원: 신의 탄생에서 인간의 축하로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즉위일을 ‘신성한 탄생일’로 여겼으며, 이는 생일 개념의 시초로 여겨져요 12.

고대 그리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바치는 케이크 봉헌 의식에서 촛불을 켜는 풍습이 생겼고, 오늘날 생일 케이크의 원형이 되었죠 2.

로마 제국: 귀족 남성들의 생일을 축하했지만, 여성은 12세기까지 생일을 기념하지 못했어요 2.

중세 독일: 어린이 생일 축제인 ‘킨더페스트(Kinderfest)’에서 케이크에 나이만큼의 촛불을 꽂고 소원을 비는 풍습이 생겼어요 2.


나) 생일의 의미: 존재의 확인과 관계의 축복

존재의 기념: 생일은 단순히 나이가 늘어나는 날이 아니라,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함’을 확인하는 날이에요.

사회적 연결: 가족, 친구, 동료들이 함께 축하하며 소속감을 느끼는 날이기도 해요.

시간의 흐름: 생일은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감정의 변화: 어린 시절엔 설렘, 성인이 되면 책임감, 나이가 들수록 회고와 감사의 감정이 교차해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의 철학적 의미

생일을 맞이하며 느끼는 시간의 무게


2. 엄마와의 추억

나는 어릴 때는 포항에 살았었는데 엄마가 가자미식해를 생일 며칠 전부터 준비해 줬어요. 장수하라는 뜻에서 잡채도 만들어 주시고요.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식해(食醢)는 토막 낸 생선에 고춧가루, 무, 소금, 밥, 엿기름을 섞어 발효시킨 저장식품이다. 젓갈, 김치의 제조법과 유사한 점이 많으며, 이들의 교집합쯤에 있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나의 기억을 찾아줬어요. 쌀이 동동 뜨는 식혜와 생선의 발효음식인 식해는 다른 음식입니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생일이라는 날이 단순한 축하를 넘어서, 가족의 사랑과 기억이 담긴 ‘의례’로 자리 잡았다는 걸 느끼며 다음 글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살려보려 합니다.


생일은 나의 존재를 축하하는 날이지만, 엄마의 사랑을 기억하는 날이기도 하다

어릴 적 생일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었다. 포항의 가을바람이 살랑이던 어느 날, 엄마는 생일이 다가오면 가자미식해를 담그기 시작했다. 생선의 살점을 토막 내고, 고춧가루와 무, 소금, 밥, 엿기름을 섞어 며칠간 정성껏 발효시키던 그 시간은, 나를 위한 준비이자 엄마의 사랑이 익어가는 과정이었다. 사실 생일보다도 항아리에서 유혹의 냄새를 피우며 익고 있는, 식해의 약한 신맛과 밥알과 같이 발효된 가지미의 감칠맛을 빨리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식혜는 젓갈과 김치 사이 어딘가에 있는 음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게는 그 어떤 설명보다도 ‘엄마의 손맛’이라는 말이 더 정확했다. 생일 아침, 식탁 위에 놓인 가자미식해와 잡채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나를 세상에 보내고 지켜준 사람의 마음이었다.


엄마의 잡채를 집사람이 장만해 준다.

천상의 음식인 엄마의 미역국 말고도, 잡채는 장수하라는 뜻이 담긴 음식이라며, 엄마는 늘 당면을 넉넉히 삶고 채소를 정갈하게 썰었다. 그 손길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축복이 담겨 있었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는 말 대신, 엄마는 잡채를 만들었다.

생일은 나의 존재를 축하하는 날이지만, 그날의 주인공은 나만이 아니었다. 나를 위해 며칠 전부터 준비하고, 새벽부터 일어나 음식을 만들던 엄마. 그분의 사랑과 정성이 없었다면, 생일은 그저 숫자 하나 늘어나는 날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엄마가 이른 나이에 이 세상을 떠나셔서 추억만 남았지만, 여전히 내 생일이 다가오면 그 시절의 식탁이 떠오른다. 가자미식해의 톡 쏘는 맛, 잡채의 따뜻한 향,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준비하던 엄마의 뒷모습.

생일은 나를 위한 날이면서, 나를 있게 해 준 사람을 기억하는 날이다. 그 사랑을 떠올리며, 나는 오늘도 감사의 마음으로 촛불을 끈다.


식해 항아리에 재현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식해 항아리도 COPILOT에게 그려 달라고 했다.

“가자미 식해 재료가 완성되면 뚜껑도 있는 축구공만 한 크기의 작은 항아리에 담가서 숙성을 하는데, 항아리는 빨간색, 파란색 바탕에 문양이 있는 도자기처럼 빛이 났다. 이 내용을 수채화 형식의 그림으로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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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법도 있군요.

https://m.blog.naver.com/iam2320/220611886473


포항식해 동영상도 찾았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7gUO3air3Xw



저의 추억 속의 기억같이 도자기처럼 빛나는 빨강과 파랑의 항아리, 문양이 은은하게 퍼지는 모습이 정말 따뜻하게 담겼어요.


3. 집사람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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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집사람 생일이어서 외식을 했는데, 아이들 생일도 그랬지만 별도로 음식을 준비하지 않고 서양식으로 외식하고 케이크 먹고 그런 일정이라 엄마가 준비해 주시던 생일과는 다른 새로운 문화가 반영된 문화입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식당과 메뉴 그리고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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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미리 예약한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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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생일 덕분에 가족의 깊은 사랑을 느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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