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by 박지숙


바쁜 일상에 쫓기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삶의 의미를 되묻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종종 인생이라는 거대한 퍼즐 앞에서 길을 잃고 헤매곤 한다. 이때, 광고인 박웅현이 건네는 여덟 개의 단어는 복잡한 삶의 미로를 헤쳐나갈 나침반이 되어준다. 그의 책 '여덟 단어'는 거창한 철학이나 복잡한 이론 대신, 우리가 살면서 놓치고 있던 소박하고도 중요한 가치들을 여덟 개의 키워드로 정리하며 인생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한다.


첫 번째 단어는 자존(自尊)이다. 그는 자존감을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찾지 말고,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하라고 말한다. '내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같은 외적인 시선에 갇히는 순간, 우리는 우리의 삶을 온전히 살지 못하게 된다. 진정한 자존감은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나온다.


두 번째, 본질(本質). 우리는 종종 화려한 껍데기에 현혹되어 사물의 본질을 놓친다. 좋은 디자인의 광고, 그럴듯한 포장 속에 숨겨진 평범한 상품처럼, 세상은 우리를 현혹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박웅현은 이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아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겉모습이 아닌 그 안에 담긴 진짜 가치를 알아보는 힘, 그것이 바로 세상을 올바르게 읽는 시작이다.


세 번째 단어는 고전(古典)이다. "왜 옛날 책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시간의 여과'라는 답을 내놓는다. 수천 년의 시간을 견뎌내고 지금까지 읽히는 책들은 그 자체로 인류의 보편적인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은 우리에게 깊은 생각의 힘을 길러주고,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게 돕는다.


네 번째, 현재(現在). 니체의 '아모르 파티(Amor Fati)'처럼, 박웅현은 오늘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과거의 후회에 갇히거나 미래의 불안에 휩싸여 '지금'이라는 가장 소중한 순간을 놓치고 산다. 하지만 삶은 오직 현재에만 존재한다. 불확실한 내일이나 돌이킬 수 없는 어제가 아닌, 바로 이 순간의 행복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만끽하는 것. 그것이 인생을 충만하게 사는 법이다.


다섯 번째 단어는 권위(權威)다. 그는 무조건적인 권위에 복종하는 삶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수많은 권위와 마주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권위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따르기보다, 스스로의 생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는 타인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나만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게 하는 원동력이다.


여섯 번째, 소통(疏通). 현대사회는 수많은 소통의 도구들로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진정한 소통은 부재하다. 박웅현은 소통의 본질은 '들음'에 있다고 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사람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바로 소통의 시작이다. 진정한 소통은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순간에 이루어진다.


일곱 번째는 인생(人生)이다. 그는 인생을 '축제'라고 표현하며,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기라고 말한다. 우리는 종종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질주하는 경주마처럼 산다. 하지만 인생의 진정한 의미는 도착점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걸어가는 매 순간에 있다. 실패와 좌절조차도 인생이라는 거대한 축제의 한 부분임을 깨달을 때, 우리는 삶의 모든 순간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


마지막 단어는 관계(關係)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는 부모, 친구, 연인, 동료 등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박웅현은 이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진정으로 사람과 연결되는 노력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서로를 보듬고 의지하는 관계는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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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는 특별한 가르침을 주지 않는다. 대신,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잊고 지냈던 삶의 기본 원칙들을 일깨워준다. 자존, 본질, 고전, 현재, 권위, 소통, 인생, 그리고 관계. 이 여덟 개의 단어를 마음속에 새기고 산다면, 우리는 어떤 혼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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