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 휴직이라는 쉼표가 성장의 느낌표가 되기까지

그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오직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by 박지숙

삶은 때때로 우리가 계획한 경로를 무참히 이탈하게 만든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내 삶의 가장 어두웠던 터널들은 모두 빛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었다. '전화위복(轉禍爲福)'. 내 인생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이보다 완벽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1. 임신성 고혈압, 그리고 신장센터로의 귀환

첫 번째 위기는 가장 축복받아야 할 임신과 함께 찾아왔다. '임신성 고혈압'. 몸이 무너지는 고통 속에서 나는 잠시 가운을 벗어야 했다. 휴직 기간 동안 몰려오는 불안함과 공허함을 지우기 위해 내가 택한 것은 '공부'였다.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복귀 후 내가 설 자리를 더욱 견고히 다졌다. 다시 돌아온 신장센터에서 나는 이전보다 훨씬 더 깊은 눈으로 환자를 바라볼 수 있었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나는 온몸으로 깨달았다.


2. 둘째 출산, 3교대의 사투 끝에 거머쥔 수간호사의 별

둘째를 낳고 복귀한 현장은 여전히 치열했다. 잠이 모자란 눈을 비비며 3교대를 소화하는 워킹맘의 삶은 매일이 전쟁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았다. 아이들의 숨소리를 동력 삼아 남들보다 한 걸음 더 뛰었고, 현장의 문제점들을 연구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그 처절한 성실함은 결국 나를 '수간호사'라는 자리로 이끌었다. 위기는 나를 약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더 단단한 리더로 단련시켰다.


3. 외래 간호사로의 전환, 그리고 폭발적인 외연의 확장

수간호사 휴직 후 외래 간호사로 자리를 옮겼을 때, 누군가는 내 커리어가 잦아드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나에게 그곳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었다. 병원의 중심에서 조금 벗어나 보니, 비로소 간호사의 전문성이 뻗어 나갈 수 있는 수많은 곁가지들이 보였다.

그 시간 동안 나는 겸임교수가 되었고, 연구직을 병행했으며, 수많은 공모전을 휩쓸었다. 3교대 현장에서 다져진 맷집과 수간호사의 통찰력이 외래라는 환경과 만나자 시너지가 폭발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내가 선택했던 '도전'들이 쌓여 만든 결과물이다.


당신의 위기도 복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만약 내가 임신성 고혈압 앞에서 좌절만 했다면, 육아와 3교대의 고단함에 순응하기만 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나에게 고난은 늘 더 큰 기회를 품고 온 '선물'이었다.


지금 무언가 일이 풀리지 않아 고통스러운가? 어쩌면 당신의 삶도 지금 '전화위복'의 마법을 부리는 중일지도 모른다. 단, 그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오직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당신의 의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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