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마 아래
자리 잡은 댓돌
태어나 보니 그랬다
떨어지는 낙숫물에
몸이 가렵다
하루가 가고
한 해가 가고
십 년이 가고
백 년쯤 지나
우습게 보이던 낙숫물에
몸이 파이고
심장이 뚫렸다
어떤 이가
가면을 쓰고 말한다
아프겠네
다른 이가
가슴에 손을 얹고 위로한다
괜찮아질 거야
뚫린 구멍을 누르는
작열감이 번진다
지나가던 바람이 말한다
넌
망가진 게 아니야
오래 버텨온 것뿐이야
그 말에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