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잘할 수 있을까?

요양원에서 보내는 하루, 그리고 마음

by 김현정

나는 다 잘할 수 있다는 생각,
잘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무너졌다.


매일, 자주, 나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다.

그리고 또 실망한다. 오늘은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그냥 흘러가도록 두자’고 했다. 하지만 마음이 먼저 조급해져 또 열심히 하고, 또 실망한다.


엄마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엄마, 엄마는 치매 걸리면 바로 요양원이야. 알지? 엄마에게는 칼같이 느껴졌을 이 말을 나는 자주 엄마에게 했다. 나는 요양원의 시설장, 엄마는 요양보호사.

우리는 매일 아프게 실랑이하고 또 서로 위로한다.


'요양원이 집보다 훨씬 잘할 수 있지, 치매 걸린 어르신을 누가 24시간 돌볼 수 있어. 가족들도 지치고, 어르신도 지치고 서로 미워하고 미워하다 두 손들고 요양원에 오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가족은 각자의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가고 자주 찾아뵙는 것이 더 좋은 거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자신이 없다.

아무리 애써도, 어르신들은 아프다.
체위 변경을 해도 어느새 등과 꼬리뼈에는 욕창이 생기고, 어제는 이 어르신이, 오늘은 또 다른 어르신이 식사를 거부한다. 식사를 안 하시는 것도 전염병인가?” 농담처럼 이야기해보지만,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애써도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고, 가끔 오는 보호자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평가한다. 뉴스에서는 요양원이 학대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어르신 팔에 멍이라도 생기면 우리의 마음은 쪼그라든다. 그리고 우리는 안절부절못하며 보호자에게 연락한다.

전화로 알려드리면 오해하실 것 같아 면회 때 말씀 드리면 “왜 먼저 말하지 않았냐”는 질문이 돌아온다. 하지만 하루 종일 CCTV를 돌려본 보호자는 돌아가며 “애쓰셨다”라고 하며 고개를 숙인다.


오늘도 식사 거부하는 어르신에게 밥 잘 드시는 어르신이 제일 좋다며 아들 이야기, 딸 이야기로 너스레를 떨며 한 수저씩 식사를 드린다. 절대 안 먹겠다고 고개를 돌리던 어르신도 어느샌가

환하게 웃으며 밥을 다 드신다.


내일은 아프지 않기를.

요양원에 오시면, 어르신은 나의 가족이 된다.


우리가 함께 있는 동안, 어르신들은 혼자가 아니고
어쩌면 조금씩 서로를 지켜주며 우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