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렸다.
사랑하는 동생이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하지만 아직 나는 결혼에 대해 잘 모른다.
나중에 간결하게 조언하고 싶어 생각하는 대로 적어보려고 한다.
나는 결혼하고 남편의 직장이 있는 지역으로 이사 왔다.
나는 바라볼 곳이 남편밖에 없어서 매일매일 남편만 기다리며 살았다.
그래서 남편이 회식을 가는 날이면 히스테리를 마구마구 부렸다.
(물론 지금은 회식 가면 땡큐임)
전화를 안 받거나 카톡으로 불편한 채팅을 보내며 남편의 마음을 힘들게 만들었다.
남편이 회식을 하는 날이면
평소랑은 다르게 오후까지 침대에서 숏츠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느지막이 일어나 설거지만 하고 청소기도 대충 돌리고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다.
나는 집에서 남편만 기다리고 있는 내가 이상했다.
그래서 나가서 시간을 보내 볼까 하며
취미를 가져볼까 학원도 이곳저곳 찾아보고 당근 알바도 기웃거리며 생각해 봤지만
남편과 마주 보는 것보다 재밌는 게 없었다.
근데 생각해 보니 회식자리는 회사 뒷담하는 자리가 아니겠는가.
나도 직장 생활할 때는 상사의 뒷담화를 열심히 하며 술을 와구 마셨다.
결혼하고 나도 잠시 일을 했다.
나는 내 일이 너무 힘들어서 남편에게 매일 상사의 뒷담화나 회사의 시스템을 마구 지적했다.
회사 험담을 하며
남편과 마주하는 시간을 다 소비했다.
그러느라 우리 남편의 생각과 마음을 잘 몰랐다.
그래서 다시 남편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기로 했다.
몇 주가 지나니까 남편 회사의 조직도가 머리에 그려졌다.
남편이 하는 일을 완벽하게 이해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어떤 부분에서 속상하고 화가 났는지
회사에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남편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사내 정치를 헤쳐나갈 때 어떤 힘듦이 있었는지 이제는 알 수 있다.
더 맛있는 밥을 해주고 싶었다.
우리 남편은 이제 회식을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다.
그리고 오래 있지 않는다. 나를 위해서.
나는 우리 남편이 정말 좋다. 세상에서 제일로.
나는 동생이 상대를, 상대가 동생을.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살 수 있는 상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나의 동생이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그래야 잘 살 수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