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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든 Jul 25. 2024

3화: 신이시여, 에어컨 나오는 현장을 허락해 주소서

추울땐 따듯하고, 더울땐 시원한 곳에서 일 하라는 어머니의 말씀


숨이 턱 막히는 더운 공기, 가만히 있어도 주욱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땀방울...

후- 큰 숨을 내쉬어도 푹푹 찌는 요즘 날씨는 현장직에겐 그야말로 최악의 날씨다.


"추울땐 따듯하고 더울땐 시원한 곳에서 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

불현듯 떠오른 엄마는 말. 


어린 나에겐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고, 남들처럼 공부하고 평범하게 취업을 하면 에어컨이 나오는 회사에서 일을 할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대학을 졸업하고 일 하는 동안 추울땐 따듯하고 더울땐 시원한 사무실이 너무도 당연했으니까.



그리고 그 '당연한 것들'에서 벗어난 지금 비로소 엄마의 말을 깨달았다.


하루종일 몸을 움직여야 하는 현장은 너~무 덥다. 운좋게 지금까진 대부분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있는 현장에 갔지만 에어컨도 선풍기 바람도 몸쓰는 일 앞에선 큰 도움이 되질 않는다. 작업복은 땀으로 흠뻑 젖고, 마스크 속에서는 숨이 턱턱 막힌다. 


땀에 쩔어 정신없이 하다보면 어느덧 점심시간. 현장에선 '입맛없음'이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버린다. 잘 먹어야 가서 또 힘 쓰지!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선택한 일이 재밌다. 즉각적인 결과물이 있고, 내가 맡은 역할이 분명해서 좋다. 때로는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있지만, 이런 과정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노하우를 얻게 되면서 처음에는 마냥 어렵고 힘들었던 일들도 조금씩 요령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나는 성장하고, 이 경험들이 쌓여 나만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임을 알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나를 돌아보며, 그때의 고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자부심을 느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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