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왈리 연휴라 공항까지 가는 길도 막히고, 공항 안에서도 붐빌 것을 예상해서 서둘러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평소보다 한적하게 느껴졌던 인도 델리 공항
오만 에어는 처음 탔는데
이국적인 옷차림의 승무원들이 친절히 맞아주었다.
기내식은 논베지. 치킨 볶음밥과 모닝빵, 달달한 디저트.
간단하지만 깔끔한 기내식.
어른들은 맛있게 잘 먹었지만, 아이들은 특유의 향 때문인지 잘 먹지 못했다.
그래도 최신 영화와 게임이 제공되는 좌석 모니터 때문에 아이들도 만족했던 비행~
3시간 40분의 짧은 비행 끝에 오만, 무스카트를 도착했다.
우리 가족 첫 중동 여행!!!!
첫인상은 깔끔하고 세련됐다?! ㅎㅎ
공항에서 해야 할 일 세 가지!!
환전 & 유심 구매 & 렌터카 픽업
그 와중에 정신없어서 환전은 빼먹었고...ㅎㅎ
(덕분에 공항 환전소가 저렴한지, 외부 환전소가 저렴한지 비교를 못했네.
우리야 워낙 소량만 환전을 해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남편만 유심 구매 (렌터카 운전 시 내비게이션 사용과 필요시 정보 서치를 위해~)
미리 예약해 놓은 렌터카를 찾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차가 자기네 오피스에서 공항까지 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흠... 이미 약속 시간이 있었건만.
이 렌터카 예약에는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다.
2달 전 오만 항공권을 끊으며 바로 아고다에서 숙박을,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렌터카 예약을 마쳤다.
여행 일정도 이미 작성해 놨기에 막상 여행을 앞두고는 그다지 준비가 필요하지 않아서 넋 놓고 있었는데..
여행 3일을 앞두고 렌터카 예약 시간이 잘못되어있는 걸 발견했다. (무료 취소 시간을 갓 넘김...ㅜㅜ)
무슨 일인지 대여 시간이 마지막날 정오로 되어 있었던 것.
우리는 새벽 비행기라 자정까지 필요했는데....
약간의 스트레스가 있었으나
나이가 들고 깨달은 것들.
돈으로 쉽게 해결되는 것들은 큰 문제가 아니다!!!
취소 수수료를 물고, 다시 예약을 해서 어느 정도의 손해를 보며 렌터카 문제 해결.
그리곤 다시 생각하지 않기!!!
나의 정신 건강이 나의 실수보다, 스트레스보다 훨~씬~ 중요하다!!!
순백의 정통의상을 입은 오만 인들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우리는 한복을 입고 일상을 보내지 않는데, 그네들은 정통 의상을 일상에서 여전히 즐겨 입다니..
자기 전통을 지키며,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듯해서 보기 좋기도 하고, 특유의 멋이 느껴져서 좋았다.
여기서 또 발견한 특징...
오만 사람들이 키가 크고, 골격이 좋고, 다들 건장하다.
인도 사람들처럼 뚱뚱한 사람을, 여행 내내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이건 식습관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신선한 야채가 늘 함께 있는 식사.
튀기기보다는 굽거나 생으로 먹는 요리 방식.
오만 여행을 계기로
나의 식습관, 요리 방식 또한 큰 변화를 맞았다.
인도에서 신선한 야채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치킨을 튀겨먹는 방식을 선호했던 나는 오만 여행 후, 케일, 당근, 사과 주스를 만들고, 바나나 라씨를 마시며 과일을 더 많이 사고, 튀김 요리를 줄였다.
건강은 역시 먹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듯하다.
여행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순간은
슈. 퍼. 마. 켓 투어~~~
여행 시작 전, 온 가족 함께 애비뉴몰에 있는 루루 하이퍼마켓부터 찾았다.
오만의 식자재 구경하며 인도에 없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에 감탄하고, 깔끔한 디스플레이에 놀라고, 이국적인 식재료를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담아본다.
분명 나는 인도의 디왈리 축제를 피해 오만을 왔건만,
이곳 오만에서도 인도 디왈리를 만났다.
슈퍼 한편에 디왈리 관련 물품과 음식을 팔고 있다.
오만에도 인도인들이 많이 거주하나 보다.
나라, 국경을 넘어 이곳까지 넘어온 인도 디왈리 연휴가 새삼 반가운 걸 보면 나도 어느새 반은 인도인이 돼버린 걸까.
루루 하이퍼마켓을 나오자마자 온 가족이 허겁지겁 우유를 마셨다.
인도에선 탈이 날까 봐, 괜찮은 우유를 구하지 못해 잘 못 마신 신선하고 고소한 우유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나는 특히나 인도에서 우유만 마시면 탈이 나서 오랜 시간 우유를 마시지 못했다.
참... 우유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은 사람이 왜 오만 우유를 마시며 감격했는지 모를 일이다.
사람은 제한된 환경에서 못하는 일들에 신경이 곤두서기 마련인가 보다.
만족하며 지낸다고 생각한 인도 생활이었는데, 오만 우유 하나에 무너져버렸다.
Ras Al Jinz Turtle Reserve 숙소로 가는 길.
260km를 달려야 하는데,
하늘도 맑고
길은 뻥~ 뚫렸고,
도로에 차는 적고
오랜만의 운전이 힘들지 않아 다행이었다.
창 밖 풍경이 꽤 이국적이다.
나무 한 그루 없는 돌산들.
여름에 여행했던 '라다크 레'를 연상시키는 풍경에, 자꾸 레 여행기가 소환된다.
중동 여행이 처음인데,
'네모의 꿈'에 나올법한 네모네모한 집들, 건축물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3시간 운전 끝에 도달한 Ras Al Jinz Turtle Reserve 숙소.
어느덧 밤이 되었고,
체크인을 하며 거북이 투어 일정을 다시금 확인하고,
숙소에 짐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