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핼러윈 행사 : Trick or treat!
핼러윈은 인도에서도 꽤 큰 행사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는 재미를 주는 행사다 보니 학교와 아파트에서도 행사를 크게 했다.
우리 아파트에선 각 플랫 별로 신청을 받아 아이들에게 직접 집들을 방문해 treats을 받는 Trick or treat 행사를 벌였다.
슈퍼 마리오가 된 막둥이는 방문하는 집마다 인기가 많았다.
이웃들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라며 반겨주시고, 귀엽다며 여러 환영의 인사를 건네주셨다.
군데군데 집 앞을 무섭게 꾸민 집들도 있었는데,
막둥이는 무서워하면서도 사탕 받을 생각에 즐겁게 행사에 참여했다.
엄마 닮아 극 i인 셋째도 막둥이가 가득 받아온 사탕 앞에서 무너졌다.
쑥스러움을 이겨내며 최소한의 분장만 한 채 아파트 한 곳 한 곳 '딩동' 벨을 울렸다.
혹시나 거절당하지는 않을까, 싫어하시진 않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따뜻하게 맞아주는 이웃들 덕분에 너무나 행복해하며 핼러윈 행사를 마무리했다.
핼러윈이 지나고 보니, 우리 집 옷장에 핼러윈 물품이 한 박스가 있었다.
인도에 오기 전 당근으로 나눔 받은 물품인데,
바쁜 일상 속에 까맣게 잊고 있었네.
내년에는 집 앞 핼러윈 인테리어에 힘 좀 주고,
아이들 나눠 줄 사탕, 초콜릿 좀 가득 챙겨 행사에 적극 참여해야겠다.
- 하모니 골프 연습장
남편이 하모니에서 골프 강습을 받는다.
골프 연습장을 혼자 오가던 남편이 심심했는지, 온 가족 같이 가서 맛집으로 소문난 카페에서 식사를 하자고 권하네.
토요일 오후인데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제법 많다.
카페에 놀이터까지 완비한 골프연습장은 집 밖에 나갈 곳이 많지 않은 인도에서 훌륭한 나들이 장소가 될 것 같다.
남편이 골프채를 휘두르는 걸 볼 때에는 쉬워 보였는 데,
막상 골프채를 잡고 보니 내 모습이 어색해 어쩔 줄을 모르겠다.
힘으로만 채를 휘두르던 아이들은 이내 힘들다며 손사래를 친다.
하모니 카페에서의 피자, 스파게티 식사는 꽤 괜찮았다.
화덕에서 구운 피자는 맛집 명성에 맞게 훌륭했지만 스파게티 양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꽤 괜찮은 식사였는데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 집 외식 후에 언제나 하는 말은 여전했다.
"여기 올 거면, 스테이크 하우스 델리나 가지.... 스테이크가 훨씬 맛있는데~"
다양한 곳들을 보여주고,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 아이들은 언제나 알아줄까.
부모와 함께
격주로 전국팔도를 누비며 캠핑을 하고
갖가지 지역 축제에 참여하고
역사 유적지부터 박물관, 과학관, 천문대, 미술관 가릴 거 없이
엄청 싸돌아다닌
그 시간들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각인되었을지 궁금하다.
아.. 최근에 큰아들이 지나가는 말로
자긴 앞으로 절대 캠핑 안 할 거라고. 평생 할 캠핑을 어릴 때 다 해봤다고 하는데...
이 아이가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었을 때
과연 자기가 자란 방식과 다르게 자기 아이들을 키우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야시완트 시장
그전부터 많이 이야기만 들었던 곳..
할아버지 진주집과 가죽 가게.
쇼핑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지라 일부러 가고자 하지 않았더니 인도 11개월 차에야 처음 가게 되었다.
생각보다 나의 평소 동선과 가까워서 너무 놀랐던 곳.
작은 로컬 쇼핑몰 안에 많은 보석 가게, 가죽가게, 모피 가게, 카펫 가게들이 모여있다.
진주 할아버지집으로 유명한 보석 가게.
가게 유리문에 쓰인 한글이 우리를 반갑게 맞는다.
주인 할아버지가 친절하다.
이것저것 권하며 보석 종류도 설명해 주고, 자기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없는 물품은 주문하면 다음에 찾을 수 있는 구조.
마침 그날 딱 지갑을 두고 와서 돈 한 푼 없으니, 마음에 들어도 얼마인지 물어보지 못하는 소심함.
미적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액세서리들을 구매할 수 있을 듯하다.
내가 보석에 조예가 없는 사람이라.....
진주 할아버지집 아래층에 위치한 가죽 가게.
날 데려가준 언니 말로는 4년째 같은 가격이라고 하는데, 3500루피인지, 4500루피인지 들어놓고도 금세 까먹어버렸다.
역시 살 생각이 별로 없으니 가격도 금방 까먹는 군.
이 또한 멋쟁이들이라면 좋아할 곳 같다.
밍크를 비롯 다양한 모피코트가 있는 가게.
가격이 한국에 비하면 엄청 저렴한 듯하다.
야시완트 쇼핑에선
우와~ 내가 말로만 듣던 그곳에 드디어 와봤구나!!! 의 느낌.
분명 합리적 가격의 괜찮은 퀄리티의 제품인데도 쇼핑을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하나도 사 온 게 없군.
생전 진주 목걸이를 하고, 가죽 재킷을 즐겨 입고, 모피를 입던 사람이어야 구매를 해보지.
어느 순간부터 내가 평소 하지 않을 것 같은 물품은 되도록 사지 않으려고 하는 미니멀리즘적 사고와
무소유의 남편에게서 물든, 쇼핑에 초월한 삶의 태도는
인도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인도에서 살 물건이 마땅치 않고,
생존과 아이들 양육만 하더라도 사야 할 것들이 차고 넘치기에~
나를 위한 쇼핑에까지 기회가 그다지 오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무소유 한국 마담의 하나도 안산 야시완트 쇼핑기는 끝!
아르준 쇼핑 몰
집에서 가까운 아르준 마켓.
남편이 한국 귀국을 앞두고 이것저것 선물로 사고 싶은 게 있다고 해서 토요일 오후에 단둘이 방문했다.
정가 판매인 히말라야 제품들.
다양한 제품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만져보며 크기를 가늠할 수 있어 좋았다.
그 옆 옷가게.
다양한 브랜드 옷들을 만날 수 있는 곳.
대개 라코스테, 폴로, 나이키, 아디다스 브랜드 옷(?)들을 살 수 있다.
반팔티나 얇은 긴팔 티를 구매할 예정으로 방문했는데, 어느새 옷들이 너무 두꺼워졌다.
여전히 인도에서는 반팔을 입고 다니는데, 왜 가게들은 두꺼운 겨울 옷들에 매진하는지 모를 일이다.
11월 중순까지도 덥기만 해서
도대체 겨울은 언제 시작되냐고 메이드에게 물으니
이미 겨울이라고 한다.
응??!!
황당한 표정에 나에게,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니 이미 겨울이라고 답하는 메이드.
그래. 인도 델리에서 겨울은 기온으로 아는 게 아니라 대기오염으로 알 수 있는 듯하다.
엄청난 AQI 지수가, 500을 넘어선 미세먼지 지수가 겨울이 왔음을 무섭게 알리고 있다.
아르준에서도 하나도 사지 못한 채, 닭만 사서 귀가한 우리는
활동 반경을 넓혀서 델리로 쇼핑을 가기고 결정했다.
목적지는 나의 사랑, 사로지니 마켓!!!!!
토요일에 사로지니 방문은 처음이지만 남편이 있으니 용감하게 출발!
- 사로지니 마켓
평일 오전에만 방문했던 내게 사로지니는 한적한 옷가게였건만,
토요일 오후 사로지니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정도로 빡빡한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조금씩 전진하며 가게들을 돌아본다.
인도 사람들이 이렇게 쇼핑을 좋아하는구나,
인도에 이렇게 많은 물품들을 저렴하게 파는구나,
이렇게 인도에 사람이 많구나...
새삼 느끼며, Amazing India를 외쳤던 날!
많은 신발들 사이에서 반짝이는 황금빛 슬리퍼를 250루피에 득템.
4100원에 신발을 산 거야?! 우와~
새 꼬까신 사서 너무나 행복한 4천 원의 기적!
놀라운 건, 저 인파 속에서 구운 옥수수를 사 먹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는 것.
꽃축포를 쏘며 뭔가를 축하하는 행렬도 있었고
저 옷가게들 사이에 생뚱맞게 치과도 있고, 전자제품, 매트리스 가게도 있었다.
즐겨 가던 원피스 가게 세 곳을 이번 방문에선 당최 찾을 수가 없었다.
원피스까지 300루피에 득템 했으면 나의 행복이 더욱 가중되었을 텐데..
매번 가는 곳을 왜 나는 매번 길을 잃는가.
도대체 그 원피스 가게는 어디로 숨은 것일까.
남편에게 인도에서의 활동 반경을 넓혀줬다는 데 큰 의의를 가지며
토요일 오후 로컬 시장 나들이는 마무리.
반짝이는 신발을 신고
또 다른 곳들을
탐험해야지.
나는 야, 용감한 인도 탐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