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각각의 에너지가 있다.
그중 긍정적 에너지가 스스로 넘쳐흘러 남에게까지 그 에너지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고
곁에 있기만 해도 행복해지고
지금 사는 이 세상이 꽤 즐거운 곳이지 않냐고 말없이 설득해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곁에 있고
그의 진가를 알아본다는 건
굉장히 큰 행운이다.
낯선 인도에 와서 스치는 인연에도 감사해하며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다니던 시절,
한국인인 줄 알고 한국말로 건넨 인사가 인연이 되어
일본인 친구를 알게 되었다.
그 친구가 권한 아파트 줌바 클래스.
몸치에 가까워 몸이라곤 흔들어보지 않은 내가 줌바 수업이라니...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럼에도 새로운 인연이 반갑고 고마워
홀로 용감하게 줌바 수업을 갔다.
일본인과 인도인이 반반이었던 나의 첫 줌바 수업은
'카오리' 줌바 선생님,
존재 하나만으로도 큰 수확이었다.
그녀는 활기찼다.
온몸으로 에너지를 뿜어댔고,
열정적으로 몸을 흔들며 리듬을 만드는 와중에 특유의 장난기로 웃음을 만들 줄 알았다.
언어와 국경을 넘어 사람을 위로해 주고, 안아주고, 북돋아주었다.
비루한 나의 몸짓이 어쩔 줄 몰라 쑥스러워할 때,
잘할 필요 없다고, 그저 각자 즐기면 되는 거라고 웃었다.
- 그래, 사실 다 잘할 필요는 없다.
몸치면 어떤가.
잘하고 못하고 관계없이 재밌고 즐거우면 그뿐...
난 살면서 어떤 일을 할 때, 뭐든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노력했고 열심히 했지만
어느 순간부턴, 내가 못하는 건 시도하지 않았다.
해도 안될 것 같은 건 그저 안 하면 그만이었다.
내가 잘하는 것만 하고 살기에도 모자란 시간 아닌가.
그렇지만 내가 가지 않은 길에도
내가 밟지 않은 영역에도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즐거움들이,
따지 않은 과실들이 넘쳐난다면
거기 가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
살면서 무슨 일이든 잘하려고 하지 말고,
즐거움이 1순위가 되면
부끄럽지도, 망설이지도 않게 된다.
지금 나에겐 그게 줌바고, 골프다.
예전 같았으면 시도하지 않았을 일들.
그걸 그저 재밌을 것 같아서 즐기고 있다...
(그 와중에 잘하고 싶은 건 또 어쩔 수 없는 일...)
살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나의 틀, 담을 깨는 순간을 선사해 준 카오리.
낯선 곳에 적응하느라 힘들어 울고 싶을 때, 다 잊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카오리.
그저 날 웃게 해 준 카오리.
영어 수업으로 오래 쉬었던 줌바를 다시 시작하며
카오리의 51세 생일 파티를 마치 나의 줌바 재시작을 알리는 파티처럼 신나게 참석했다.
고맙게도 일본인 친구가 파티를 계획하고, 케이크와 풍선, 선물을 준비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모임 장소는 호라이즌 2에 새로 생긴 BANNG 레스토랑
아시안푸드를 표방하며 인도 음식을 포함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붉은 인테리어가 강렬한 공간은 맛있는 음식 덕분에 더욱 행복했으나
문제는 음식의 양이었다.
나오는 음식마다 그 양이 얼마나 작은지...
찹쌀밥이 2 숟가락 나온 애피타이저에 인도 친구가 마구 화를 냈다.
이건 음식이 아니라며..
친절한 담당 서버가 꾸준히 만족도를 물었는데,
모두들 한 목소리로 음식은 만족스럽지만 양이 문제!!! 라며 정중히 컴플레인을 했다.
붉은 벽으로 가득한 공간에 파란 가구들, 노란 조명이 마치 마티스의 캔버스 같다.
내가 주인공인처럼 젤 먼저 도착해 파티 장소를 서버들과 함께 정돈하며 설레는 시간.
이게 골가빠,,빠니뿌리라는 게 놀랍다.
인도 길거리 베스트셀러 음식을 현대식으로 해석한 음식.
코끼리 양념통 안에 코코넛 소스가 들어있어, 동그랗게 튀긴 뿌리에 코끼리 소스를 부어 흘러넘치지 않을 찰나에 빠르게 먹어야 한다.
구운 치킨은 너무나 맛있었는데, 저 두 숟가락 양의 찰밥이 모두의 공분을 샀다. 흐흐흐
이건 다소 실망스러웠던 메뉴. 오징어 튀김이었는데, 인도 오징어를 간과했다.
크기가 주꾸미보다 작은 오징어.
오징어는 어디 있고, 튀김옷만 남았는가.
샐러드였는데, 위에 얹어진 자몽이 KICK이었다. 새콤달콤 톡톡 튀는 샐러드와 독특한 소스가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선사해 줬다.
치킨 그린 카레. 예상보다 매콤해서 놀랐지만 깊은 맛은 엄청났다.
우리의 댄싱 퀸 카오리를 위한 초코 딸기 케이크!
생일이 훨씬 지난 시기라, 생일 파티인지 모르고 왔던 카오리는 선물과 파티에 너무 즐겁고, 행복해했다.
누군가에게 깜짝 놀랄 만한 기쁨을 준다는 건 나에게도 큰 기쁨이 되었다.
십여 년 인도에 살며 매주 2-3회 줌바 수업을 열어 재능 기부를 한 카오리에게
일본인, 인도인, 한국인 할 거 없이 참 고마워했다.
줌바 선생님 생일 파티답게 각자 새해 운동 계획을 이야기하며 운동 결의를 다지기도 했던 의미 있는 시간들
"저는 매일 골프 연습과 테니스 연습을 해서 두 운동에 큰 성장을 이루겠습니다.
매주 수요일 참석해야 하는 세븐 시티즈가 끝날 때까지는, 월요일 줌바 수업에 빠짐없이 참여하겠습니다!"
모두에게 삶의 활력, 비타민이 되어준 카오리에게 감사를 표하자,
카오리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자기에게 비타민이라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비타민이 되어주는 시간.
그래.
매주 줌바 수업에서 긍정 비타민을 마구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