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회사, 집과 학교, 집과 쇼핑몰의 단순한 일상 속에서 초록 초록한 잔디가 넓게 펼쳐있는 골프장은 훌륭한 쉼터이자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인도의 대다수 한국인들이 골프에 매진하고 있다.
가까운 거리에 다양한 골프장이 있고, 한국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선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기에 인도에서 꼭 해야 할 일 중에 골프가 최 우선순위로 꼽히고 있다.
인도에서 일 년, 골프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나 또한 지난 연말 친한 언니들의 기습 공격(?)으로 골프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새해 결심으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에 다녀와 아이들이 개학으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며 Zen Golf 장 안에 High Golf 연습장을 3개월 끊었다.
공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내가 그 작은 골프공을 칠 수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오늘로서 연습장을 다닌지 10일차,
난 골프채를 휘둘러 공을 맞추고 있다.
연습 첫 날, 짧은 레슨. 채 잡는 법, 자세, 공치는 법 배움. 골프 재밌다.
연습 이틀차. 똑딱이 아닌 하프 스윙~오늘은 자세가 좀 나아짐.
이제껏 손을 잡아당겨 힘으로 쳤다면, 코어 근육을 써서 회전해서 쳐야 한다는 걸 깨달음.
힘이 아닌 회전력으로 치면 1000개를 쳐도 손이 안아플 것 같음. 공 치는 소리와 리듬이 다름. 단 먼거리는 나가지 않고 40-50야드 뿐. 자세 잡느라 거리 신경 안쓰고 수련하는 기간.
코어 근육을 쓰며 힘을 주지 않아야 한다!
그동안 코어 근육으로 친다고 허리를 의도적으로 많이 돌렸음. 코치님이 어깨로 치지말고 허리로 쳐야한다고 해서 의도적으로 허리로 쳤더니 그게 넘 과했던 모양. 과유불급.
채가 움직이는 궤적에 몸이 따라가로독 자연스럽게 치기. 몸을 크게 움직이지 말고 천천히 치기. 크게 움직이면 고쳐야 할 게 많아 배움이 더딤.
자세 잡은 기계에서 자세 체득 훈련함.
몸살.장염으로 몸이 좋지않음. 공이 옆으로 자꾸 빠짐.
손이 붓고, 컨디션 안좋지만 오늘도 출근.
다리를 고정하고 무릎을 펴지않고 자세가 안정됨.
마지막 10개 샷은 풀 스윙 실험 100야드 넘음.
골프 연습장에 타수와 거리가 나오니 승부욕을 자극한다.
처음엔 더 많이, 더 멀리 치기위해서 버둥거렸다.
당장 눈 앞에 결과에 눈이 멀어 자세보다 힘으로 공을 치기 바빴던 시행착오의 시간들.
기사가 학교를 오가느라 골프 연습장 갈 타이밍이 없었던 나는 릭샤를 타고 연습장을 갔다.
70루피면 갈 수 있다던 릭샤 운전자는 정작 길도 몰라 나를 엉뚱한 곳(로컬 거주 지역, 공사장, 허허 벌판...)으로 데려갔고, 나의 구글 지도를 따라 제 길을 찾아서 돌아돌아 목적지에 도달했다.
100루피를 주며 고맙다는 나에게, 힌디어로 계속 항의하는 아저씨...(그래, 나도 동의한다. 그 길을....그 거리와 시간을 100루피만 내면 안된다는 걸...)
주위 운전기사 아저씨들이 몰려들어 힌디어로 의사소통한 뒤, 조율해줘서 50루피 더 내는 걸로 마무리.
다시는 릭샤를 타곤 골프연습장엔 가지 않겠습니다!!!
블링블링 슬리퍼를 신고 델리를 다녀온 날, 골프화와 트레이닝복, 양말을 챙겨들곤 연습장으로 출근.
신을 갈아신다가 내 모습이 웃겨 한 장 남겼다.
골프채를 휘두르다 늦어진 시각.
인도에서 해가 지면 잘 돌아다니진 않는데, 연습장은 예외가 되네.
늦은 시각에도 연습장엔 사람이 많다.
9일차의 내 골프 장갑.
나의 노력과 수고가 고스란히 새겨지는 곳.
하얀 백지가 까만 밤하늘이 될 때까지 매일 매일 애써보자.
운동 신경이 없어 운동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집에서 뒹굴거리는 거 좋아하는 내가 딱 백일!!!
아무 생각없이 한 가지에 몰두해 보고자 한다.
잘 할 수 있을지 따위의 걱정은 접어두고
가기 귀찮다...는 게으름은 버려둔 채
아무 생각 없이,
매일 꾸준히
묵묵히
골프 연습장에 출근 도장을 찍고
백일 간의 배움과 노력 속에서 더 성장하고, 더 나아진 나와 만나기로 한다.
안녕! 골프는 내 안중에 없다는 운동을 싫어하는 과거의 나여!
안녕? 백일 후 골프를 즐길 수 있게된 미래의 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