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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성현 Dec 28. 2020

공포영화 리뷰: 오큘러스

★★★


정적이고 섬뜩한 영화입니다. (정적이라는 단어는 지루하다는 말을 돌려 하기 위해서 쓴 것이 아닙니다.)


보시다시피 호러 영화의 단골 소품 중 하나인 거울이 핵심 테마입니다.


남매는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처참한 모습으로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범인으로 지목된 남동생은 잡혀가 정신병원에 보내졌고, 누나는 이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곱씹으며 살아갑니다.


성인이 되고 재회한 둘은 어린 시절 집에 있던 오래된 거울을 다시 마주합니다. 부모님의 명예를 복권시키고 모든 게 거울의 힘이었음을 증명하려는 누나의 계획이었죠.


누나는 어린 시절 이 거울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조종해 잡아먹고 비극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남동생은 누나의 기억이 잘못됐으며 아버지는 바람을 피웠고 어머니는 이 때문에 미쳤던 거라고 주장합니다. 누나는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입증하기 위해 거울이 있는 방 사방에 카메라를 설치합니다. 두 사람이 거울이 있는 이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동안 어린 시절의 기억, 혹은 잘못된 기억, 환상, 헛것, 혹은 끔찍한 악령들이 서로 교차하며 지나갑니다.


적었듯이 지루한 영화는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그 무엇도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끊임없는 의심을 부추기는 영화고, 섬뜩한 순간순간들이 옵니다.


중반부까지는 이런 의심과 섬뜩함으로 긴장을 몰고 가는 힘이 참 좋았는데 후반부가 약간 아쉬웠습니다. 쓸쓸하기도 하고요, 후반의 연출이 조금 무책임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납득할 만한 결말이라기보단 처음부터 걍 이러려고 영화 만들었나 하는 느낌.


★★★ 6/10 나쁘진 않은데 아쉽다... 싶은 영화입니다. <닥터후>의 에이미로 처음 만난 카렌 길런을 봐서 반가웠어요. 이 배우를 좀 더 다양한 영화에서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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