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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형 Aug 23. 2022

인생을 기획하다, 02 포지셔닝

기획을 한다는 것은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기보다는 무언가의 목표점을 정하고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기에 앞선 글(인생을 기획하다, 01 분석)에서 분석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럼 분석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기획엔 정답이 없다고 했지만, 제가 전시기획을 함에 있어서는 분석 다음은 포지셔닝 설정을 합니다.


포지셔닝(Positioning)이란?


포지셔닝을 만든 사람이 누구이며 어떻게 발전했는지... 등등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포지셔닝 / 잭 트라우트·앨 흠집 지음’을 읽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포지셔닝이란 사전적 정의는 ‘목표 시장에서 전략적 위치를 계획하는 것.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자사의 제품이 각인될 수 있도록 펼치는 마케팅 전략. 경쟁사 제품에 비해 자사 제품이 명확한 특징을 가지도록 차별화시키고, 바람직한 위치에 자사 제품을 자리 잡게 만드는 것 -출처 똑 소리 나는 일반상식(시사상식 연구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금 더 풀어서 이해해 보면, 어떠한 물건을 소비자의 마음속에 각인시키는 것, 바람직한 위치에 자사 제품을 자리 잡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 말에서 힌트를 얻어 볼 수 있겠습니다. 저는 ‘위치’라는 단어와 ‘자리 잡게 만드는 것’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포지셔닝은 마케팅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전략인데, 상품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인식시킬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객의 마음에 자리하게 한 후 이후 다양한 마케팅(광고, 이벤트, 제품의 포장 등)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이해해 보도록 하죠.


포지셔닝하면 의례 떠오르는 것이 포지셔닝 맵입니다. 


위의 표는 많은 분들이 봤을 법한 표입니다. 포지셔닝을 맵으로 형상화한 가장 기본 형태인데요, 위 맵을 보면 가로의 선 우측에는 이성적인 영역을 가로의 선 좌측에는 감성적인 영역을 표기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세로의 선 위에는 고가 금액 영역을 세로의 선 아래에는 저가 금액 영역을 표기하였습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4개의 영역이 형성됩니다. 


1번 영역) 이성적이면서 고가 금액의 영역, 대표적인 예는 자동차 일 것입니다.


2번 영역) 감성적이면서 고가 금액의 영역, 대표적인 예는 보석 또는 명품백 일 것입니다.


3번 영역) 감성적이면서 저가 금액의 영역, 대표적인 예는 초콜릿 일 것입니다.


4번 영역) 이성적이면서 저가 금액의 영역, 대표적인 예는 껌(기능성 껌) 일 것입니다. 


이쯤 되면 포지셔닝이 무엇인지, 포지셔닝을 구축하기 위한 툴인 포지셔닝 맵이 무엇인지 이해가 됐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이 포지셔닝을 어떻게 인생 기획에 적용하고 포지셔닝 맵을 작성 할지 생각해 볼까요.


인생의 포지셔닝 설정


서두에서 제가 포지셔닝 설정을 한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기획에 있어 포지셔닝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기획자가 목표를 가지고,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입니다. 되면 되는 거고, 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제품을, 박물관을, 내 인생을 이러한 포지셔닝에 위치해 놓겠다는 목표와 의지에 대한 설정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생의 포지셔닝 설정, 전략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포지셔닝 설정은 여러분들 개개인의 몫이지만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성격적인 측면에서 한번 보도록 할까요.



이렇게 하면 좀 모호할까요? 아니면 구체적인 포지셔닝 맵을 그려볼까요?



이렇게 되면 조금 구체적인 포지셔닝 맵이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러한 포지셔닝 맵을 많이 그려서 오버랩시키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감성적이면서 역동적인데 연봉 5천 이상의 일반직 근로자의 위치에 포지셔닝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이어지겠죠? 그럼 어떻게 해야 저 목표점에 위치 하게 되지....


이렇듯 포지셔닝 맵을 설정 하면 자연스럽게 실행전략이 따라올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또 생각해 볼 법한 것이 있습니다. 아~ 기획은 생각의 연속이네요...


먼저 현재의 내 위치(포지셔닝)를 다양한 각도에서 설정해 보는 것입니다.


그다음에 내가 추구하는, 목표하는 포지셔닝 맵을 만들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합니다.


기획은 답이 없으니...



포지셔닝과 얽힌 제 이야기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제가 첫 직업이자 현직업인 전시기획을 시작하건 2000년 8월, 대학 4학년 여름방학 때였습니다.


학자금 융자로 대학을 다녀서 조기 취업을 희망했는데, 당시 학교 교직원분 추천으로  박물관 기획, 설계,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주)인서울이란 회사에 출근하게 됐습니다.


전 대학 전공이 광고홍보학과여서 취업 전까지 박물관, 전시기획분야를 잘 몰랐지만, 광고기획에서 광고를 전시로 바꾸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다소 도전적인 생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니 기획이라 할만한 전략은 없고.


사업개요. 유사사례조사, 전시 기본방향, 전시 주제, 전시연출 총괄표, 투시도, 세부 연출계획, 관리운영계획으로 설계설명서는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전시기획담당은 학예사 역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전 제가 맡은 프로젝트에 분석과 포지셔닝 전략이란 페이지를 추가했습니다. 그랬더니 반응이 의외로 좋았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배운 광고기획 내용을 응용해서 전시기획에 대입한 거죠.


발주처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일례로 2009년 서초동에 있는 대00청에서 홍보체험관 조성을 위해 4개 회사를 지명해서 제안 공모를 하게 됐습니다. 당시(현재도) 1위 업체인 시0테크와 제가 있던 (주)인서울, 그리고 두 회사는 잘 기억이 안 나고...  결과적으로 제가 기획을 하고 제안서 평가PT까지 해서 1위로 사업 수주를 하게 됐습니다. 시0테크를 물리치고 1위가 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 생각엔 제안서 앞단에 분석과 포지셔닝 전략이란 기획 콘텐츠가 충실히 반영된 결과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제가 좀 장황한 설명을 한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인생의 기획도 광고기획, 전시기획의 툴을 응용해서 충분히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다양한 장르의 기술적 툴을 응용해서 할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미술전공을 대학에서 하고 우연히 전시기획이란 직업적 일을 하게 됐다면, 아마 미술전공에서 배운 툴을 응용해서 전시기획에 사용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포지셔닝도 하나의 툴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인생을 기획함에 있어 전략적 사고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접근해 보자. 기획해보자라는 것일 것입니다.


그것이 포지셔닝 맵이 됐든, 아니면 여러분들의 전공분야의 툴이 됐든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인생을 살면서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 의자와 상관없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의지를 갖고 기획해 나가자, 만들어 나가자라는 제언을 감히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점심메뉴는 어떤 포지셔닝으로 가져가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매우면서도 가격이 착한 곳으로 해야겠습니다.


인생을 기획하다, 다음 편에는 '03 차별화 전략'으로 만나 뵐까 합니다. 늦더위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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