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위의 산책

by 진심

논의 사계절을 알게 된 이후로

농촌의 색깔이 변화가 기다려진다

"벌써 논에 물을 넣었구나 " "모심기가 한창이네, " 벌써 벼가 익었구나", 춤추는 벼의 스르륵 움직임에

나도 살짝 리듬을 탄다 노랗게 익어서 반짝이는 빛깔에 마음을 빼앗겨 걸음을 멈춘다


주말 저녁이면 가볍게 동네를 산책하기도 한다 가볍게 동네 산책하자던 이에게 집게와 봉투를 를 건네며

평소와 다른 길을 선물한다 , 쓰레기를 줍으며 걷는 길은 평소 걷는 길과 다르다

이상하게도 길을 갈수록 즐겁다

내가 지나가는 길은 다 깨끗해지니, 그 기분이 좋아 계속 멈추지 않고 지구 끝까지 갈 정도로

이상한 에너지가 생긴다 쓰줍할 때면 잔다르크로 변하는 어떤 선생님처럼 좋은 일은 내게 열정을 불러일으키나 보다 또 열심히 쓰레기를 줍다 보면 지는 해와 논 위로 비친 그림자들이 완벽한 모습으로 나를 환영한다





논 위의 산책


일요일 해 질 무렵

비닐봉지 하나, 집게 하나 들고

길을 나서면

노을과 함께 출렁이는 논의 물결

에 몸을 맡기게 된다


쓰레기 줍느라 아팠던 허리는

해지는 풍경 앞에 선 공손해지고


논 위에 비치는 나무 그림자는

긴장되었던 일주일을 비워낸다


멀리 바라보고 있는 키 작은 옥수수 행렬이

키다리아저씨처럼 나를 기다려준다


어디서도 만끽할 수 없는 완전함이다

자연의 완벽함에 비워지는 내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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