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생이 찬가

by 박지영JYP

매생이국을 알게 된 건 얼마 전 일이다.

어릴 때도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 집 식탁에는 매생이가 올라온 적이 없었다. 어느 날 티브이에서 매생이로 국 끓이는 것을 보고 맛이 궁금해 장 봐다가 끓여본 매생이국은 시원하고 감칠맛이 났다. 파래와 미역을 닮은 매생이의 독특한 질감과 뭉쳐있는 모양새가 신기했다.


속담에 "미운 사위 매생이국 준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방금 끓여 속은 뜨거운데도 김이 안 나니 다 식은 줄 알고 덥석 한 입 먹고 입천장이 다 데어버릴 수 있어 그런 말이 나온 모양이다. 그깟 입천장 좀 데어버리면 어떠랴. 매생이가 건강에 그렇게 좋다고 하니 미운 사위한테 많이 쥴 일이다. 사위가 건강해야 내 딸이 걱정 없이 행복하지 않겠는가.


바다의 천연 영양제인 매생이는 장에 쌓인 노폐물도 씻어낸다 하니 속을 깨끗하게 하기엔 그만인 음식이다. 그것도 모르고 심술궂은 장모가 사위한테 미워라 하면서 일부러 먹인다 하니 웃음이 난다. 진짜 미워서 매생이국을 권했겠는가.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데 뭔지는 몰라도 딸을 속상하게 한 사위에 대한 애증을 해학적으로 매생이국에 빗대어 말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매생이 사다가 무 썰어 넣고 참기름에 파, 마늘 달달 볶아 끓인 매생이국을 두 그릇 가득 먹고 지금 누워있다. 사는 일이 별거 아니다. 뜨끈한 매생이국 든든하게 먹고 따뜻한 방에 누우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다음에는 굴을 좀 사다가 굴매생이국을 끓여봐야겠다. 난 아직 사위가 없으니 누구를 먹어보라 권할까나? 아무리 생각해도 미운 이가 없다. 그냥 나 혼자 다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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