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구제가게

by 박지영JYP

행복한 구제가게 / 박지영


발버둥 치는 냄새가 나요

몇 개의 손끝에서 건너온 걸까요

고객님은 의심하다가 무시하다가

냄새의 종류를 골라내지요

손끝에 낚여 올리는 비행

익숙해지지 않는 낙하

얼마나 오래갈지 모를 동거의 시작인 게지요


갈수록 역해지는 냄새

코를 틀어막은 새 주인

발버둥 치는 녀석을 향수에 담가놓습니다


노예시장에선 이빨을 검사했다죠

옥수수 같은 누런 이빨이 건강해 보이면 그는 당첨

우리는 이빨이 없어서

옛 주인을 저버릴 강단이 없죠

그리움은 선택당해도 지워지는 게 아니니까요

헤어진 사랑도 사랑이니까

헤어진 유행도 대접은 받아요


목적지에 크게 박힌 파란색 물방울

폰 속의 길 찾기 지도처럼요

우리도 파란색 물방울을 입고 싶어요

누군가의 목적지가 되고 싶어요


권태의 껍질이 켜켜이 쌓이는

파양의 꽁초가 새끼를 치고 새끼가 새끼를 치는

묵인된 쓰레기장

구제받은 기쁨이 한숨 되는 구제가게 귀퉁이


이제 문을 닫을 시간

누워서 자면 안 되는 시간

헤어진 옷소매 위에 살아남은

헤어진 주인의 체취가 도망가지 못하게

정신 차리고 지켜봐야하는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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