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비몽사몽기

by Grace k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8시가 넘었다.
아침 루이 산책 시간인가,
밖을 보니 깜깜하다.
혼미한 정신을 겨우 가다듬고
다시 폰을 들여다보니 저녁 시간이다.
웬걸, 오후 네시까지 일을 하고 와서
잠깐 눈을 붙인다 했다가 두 시간 남짓 자버렸다.
낮잠을 좀체 청하지도 않지만
잠들어도 10분을 체 넘기지 않는데
나 스스로도 그리고 딸도 놀랐다.
어젯밤 잠을 설치긴 했다.
동트기 전에 겨우 잠들었으니 말이다.
나이 듦이 유세는 아니지만
바이오 리듬이 한없이 정직하다.
밤을 새도 너끈했던 젊음 타령 해보자니
영락없는 '라떼는 말이야'의 옛날 사람이다.
노화와 함께 몸에 장착된 것 마냥
따라와서 옥죄는 불면과 피곤이 부담스럽다.
"따라오지 마" 하고 떼 놓고 따로 다니고 싶다.

내가 사는 곳은 큰 추위가 없는 겨울이었지만
한파에 폭설로 올 겨울나기 힘들었다는
타지 지인들의 소식이 자자했다.
그래서 요만치 가까워진 봄이 더 반갑다.
겨울잠 깨듯 몸을 흔든다.
눈만 깜빡여도 시간은 앞질러 간다.

오는 봄과 더불어 기지캐 쭈욱 켜자.

오늘 밤의 말간 정신으로
봄 마중이나 나가야 하나.

나츠메 소세키-일본 근대소설 작가-의 산시로

오디오 북을 틀어놓고 두 시간을 낮잠에 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