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영화관 나들이 그리고.

by Grace k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한 때, 반값에 볼 수 있는 화요일은
무비 데이였다.
그날은, 뭐라도 봐야
두 마리 토끼-문화생활과 가성비-를 잡는 셈이었다.

주로 영화와 여행을 함께하던 한 친구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귀국을 했을 즈음,
내 생활에도 변화가 생기게 되었다.
사는 일은 더 바빠져
영화관도 자연스레 멀어졌다.

극장의 마지막 기억은 '덩케르크'
무려 9년 전이라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을 만큼
세월은 빨리 흘렀다.
그러다 지난주,
가까운 친구가 볼 만한 영화를 소개하자마자
마음이 동했다.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을 향한 팬심,
오랜만의 '화요일 반값,심야 영화'라는 객기로
의기투합 했다.
여행도, 문화생활도 '척이면 척'인
친구와 2시간 40분의 러닝 타임 영화를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물리와 과학이라는 어려운 수식보다는
인간과 우주 생명체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 만드는 우정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배우는 실망시키지 않는 열연을 펼쳤고
영웅담보다는 봄볕 같은 온기가 여운을 남겼다.

상영이 끝나고 나오자 시간은 자정을 넘겼다.
변덕스러운 기온은 영상 2도,
겨울로의 회귀? 인가 싶은 쌀쌀함이었다.
추위와 피로가 거들어도
'할래? 하자,
볼래? 좋지.
갈래? 가야지."
의기투합할 수 있는 친구와의
시간은 늘 그렇듯 유쾌하다.
덕분에 친구는 오늘 아침 기상이
조금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그래도 우리는 "다음은 뭘 할까"

요모조모 구상 중이다.
먼 이역만리 땅에서
언제든 청하면 맞추어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봄날의 변덕스러운 추위에도
맘은 포근하다.
누군가에게, 서로가
그런 존재 일 수 있음에 늘 고맙다.


덧>영와 속 주인공은 나와 동명이고,

우정을 나누는 생명체는 돌맹이-바위같은

단단함과 근성으로 뭐든 잘 해내는 친구-와 닮았다.


냉장고에 붙어있는 매그넷,

<자나깨나 곰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