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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양 Mar 15. 2022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Nightmare Alley)

#14

Nightmare Alley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

배우 : 브래들리 쿠퍼(Bradley Cooper), 루니 마라(Rooney Mara),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 토니 콜렛(Toni Collette), 윌렘 데포(Willem Dafoe) 등

2021년, 미국/멕시코/캐나다 영화, 150분


 '나이트메어 앨리'는 '판의 미로(Pan's Labyrinth)', '헬보이(Hellboy)', '퍼시픽림(Pacific Rim)', '셰이프 오브 워터(The shape of water)' 등등을 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새 작품이다. 델 토로의 영화는 항상 잔혹 동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번 영화 역시 마찬가지로 유랑극단이라는 기이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한 남자의 인생이 몰락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대를 많이 하고 본 것에 비해서 좀 별로였지만 그래도 볼만했다. 


<줄거리>

 스탠튼 칼라일(Stanton Carlisle)은 모종의 비밀스러운 과거를 품고 자신이 살던 집을 떠나 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가 마침내 도착한 곳은 한 유랑극단(carnival)이다. 그곳에서는 온갖 기이한 쇼들이 펼쳐지고 있다. 스탠은 기인을 다루는 클렘(Clem)의 밑에서 잡일을 하면서 유랑극단 내 직원이 된다. 그러다가 스탠은 마음을 읽는 심령술사 쇼를 벌이는 지나(Zeena the Seer)와 피트(Pete) 부부에게서 독심술을 배우게 된다. 

 한편, 스탠은 유랑극단의 또 다른 직원인 몰리(Molly)를 좋아하여 그녀에게 관심을 쏟는다. 그리고 마침내 스탠은 몰리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고 두 사람은 함께 유랑극단을 떠난다.

카니발의 직원들

 스탠과 몰리는 각종 호텔을 돌아다니며 저녁마다 독심술 공연을 하면서 큰 돈을 번다. 그러다 어느 저녁 공연에서 심리 상담가인 릴리스 박사(Dr. Lilith Ritter)를 만나게 되는데 릴리스 박사는 스탠의 독심술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그를 자신의 사무실로 초대한다. 릴리스 박사를 방문한 스탠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큰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생각을 떠올린다. 바로 릴리스 박사의 내담자들을 이용하여 심령술을 하는 것처럼 꾸미는 것. 릴리스 박사는 스탠을 도와주는 대신 자신의 내담자가 되어달라는 요구를 한다. 그렇게 스탠은 릴리스 박사에게서 얻은 내담자들의 정보를 이용해서 심령술을 하는 척 그들의 돈을 꾀어낸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게 되는 법. 스탠이 마지막 타겟으로 삼은 거부 그린들(Grindle)을 속이려다가 실패하게 된다. 스탠은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그린들과 그의 부하 한 명을 살인한다. 이런 상황에서 스탠에게 실망한 몰리는 스탠을 떠나고 갈 곳이 없어진 스탠은 마지막으로 릴리스 박사를 찾아가지만 릴리스 역시 스탠을 배신하고 그를 향해 총을 겨눈다. 겨우 도망친 스탠은 화물선에 몸을 숨겨경찰들의 눈을 벗어나게 되고 길거리를 배회하다 다시 한 유랑극단에 들어서게 된다. 그곳의 단장은 스탠에게 일거리를 주겠다고 제안하는데 그건 바로 기인(the geek)이 되는 것이었다. 스탠은 자신의 처지가 이렇게까지 몰락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리면서 그 일자리를 수락하게 된다. 

<끝>



<감상평>


- 인물 해석 : 스탠튼 칼라일(Stanton Carlisle), 일명 Stan

 

 먼저, 이 영화의 메인 캐릭터인 스탠튼 칼라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탠이 카니발을 떠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전반과 후반으로 내용을 나누는 것이 편리하다. 전반에서는 꿈을 향해 쫓는 청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후반에서는 그를 둘러싼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가장 먼저 나오는 장면은 한 남자가 무거운 포대자루를 끌어 방바닥 아래로 집어넣는 장면이다. 그 후, 방 안은 온통 불길에 휩싸이고 집 전체가 서서히 타들어가기 시작한다. 한 남자는 유유자적한 태도로 가방 하나를 들고서 그곳을 빠져나온다. 중절모를 푹 눌러쓴 채 기차에 몸을 실은 그는 낯선 곳에 도착한다. 온갖 기이한 사람들과 신기한 쇼가 있는 그곳은 카니발. 남자는 몸이 이끄는 대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한 천막 안으로 들어간다. 기인(the geek) 쇼의 관리자이자 운영자인 클렘은 큰 목소리로 '이것은 인간인가 야수인가'라고 외치며 기인을 보러온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곧 이어 클렘은 살아있는 하얀 닭을 아래로 좁은 원통 모양으로 난 우리로 던지면서 오랫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기인이 무슨 행동을 할지 지켜보라고 한다. 

영화 초반부: 집이 타들어가는 장면


 사람들 틈에 끼어 긴장한 마음으로 그 쇼를 지켜보던 남자이자 영화의 주인공인 스탠튼 칼라일은 기인이 생닭의 목을 잡아 뜯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찌푸리며 그 자리를 벗어난다. 하지만 갈 곳이 없었던 칼라일은 카니발의 잡일들을 자연스럽게 도맡게 된다. 클렘의 말에 따르면 카니발에서는 과거에 그가 누구였든 간에 묻지 않는다고. 그 말에 솔깃해진 스탠은 클렘의 천막에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카니발의 일원이 된다. 선량하고 침착해보이는 푸른 눈을 가진 스탠은 열심히 카니발의 일을 도우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알아나간다. 독심술 쇼를 벌이는 지나와 피트 부부, 작은 난쟁이 소령(the major), 무거운 바벨을 쉽게 들어올리는 브루노, 몸에 전기를 흐르게 하고도 죽지 않는 여자의 역할을 맡은 몰리 등등. 스탠은 점차 카니발에서 일하는 것이 익숙해진다. 


 스탠은 친절하고 유쾌해보이며 그저 성실한 청년같아보인다. 하지만 스탠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물론 영화의 초반부에서 집에 불을 지르는 스탠을 보긴 했지만 그의 사정을 이해하는 데는 더 많은 퍼즐 조각이 필요한 것이다. 관객은 초반부의 몇몇 장면에서 그의 과거를 짐작해볼 수 있다. 제일 처음 지나와 스탠이 만난 장면에서 지나는 욕조에 몸을 담근 스탠에게 다가가 손장난을 치면서 '자기, 나쁜 남자구나?'라는 말을 한다. 솔직히 이 부분은 너무도 흔하고 뻔해보이는 장면이어서 이것이 스탠을 설명해주는 복선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또다시 얼마가지 않아 스탠의 과거를 짐작케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바로 독심술 쇼를 벌이는 지나와 피트 부부가 스탠에게 어떻게 독심술을 하는지 보여주겠다며 물건을 하나 고르라고 하는 장면이다. 스탠은 지나에게 자신의 시계를 건네준다. 지나는 스탠의 시계를 받아들고서 피터에게 일상적인 말을 하는 척 하면서 사실은 암호로 정해둔 단어들을 나열한다. 눈을 가린 피트는 지나의 암호를 알아듣고 스탠이 건넨 물건이 시계라는 것을 맞춘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피트는 시계의 줄 색깔과 오래된 것인지 아닌지 등등 더 자세한 내용으로 파고든다. 그리고 눈을 뜨고 스탠을 바라보던 피트는 무언가 비밀스럽고 사적인 스탠의 일면을 파악한 것처럼 시계에 얽힌 더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시계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며 아들은 언제나 아버지와 강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둥의 내용을 말이다. 그러면서 피트는 자신의 독심술에 깊숙히 빠져든 얼굴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사람처럼 꺼림칙한 얼굴로 스탠 곁으로 다가온다. 피트의 말을 듣고 관객은 이제 제일 첫 장면에서 보았던, 타오르는 방에 누워있던 사람이 스탠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방향으로 추측을 하면서 스탠과 아버지 사이에 어떤 모종의 일이 있다는 암시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런 몇 장면을 제외하고 전반부의 이야기는 대부분 스탠이 카니발에서 성실히 일하고, 몰리와 사랑에 빠지고, 미래를 위한 꿈을 꾸는 선량한 청년의 역할로만 착실히 남아있기 때문에 관객은 스탠의 과거가 어떻든 "최악까지는 가지 않을거야"하는 약간의 희망을 여전히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전반부의 스탠은 그저 야망을 가진 보통의 청년처럼 그려지며 오히려 호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

 

 그러나 이야기가 중반부로 흐르면 흐를수록 관객은 점차 무시하지 못할 여러 징조와 복선을 맞닥뜨리게 된다. 스탠이 몰리에게 '세상을 주겠다'면서 같이 떠나자고 하는 진부한 고백 장면이나 스탠이 피트에게서 배운 독심술을 이용해서 카니발을 수색하러 온 지역 보안관들을 완벽히 쫓아냈을 때 관객은 점차 꿈을 이뤄나가는 스탠의 모습을 보녀 그가 성장하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스탠의 밝은 미래를 응원하기엔 찝찝한 일이 곧바로 발생한다. 

 

카니발

 피트가 메틸 알코올(wood alcohol)을 술로 착각해 잘못 마시고 사망한 일이 생긴 것이다. 원래 피트가 술 중독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카니발 사람들은 그저 '아이구, 술 좋아하던 피트가 메틸 알코올을 잘못먹고 죽었구나.'라며 단순한 사고로 취급한다. 하지만 사건의 내막은 따로 있고, 관객 역시 이 내막을 알고 있다. 전날 밤 피트에게 메틸 알코올을 가져다준 사람이 다름아닌 스탠이라는 것을 말이다. 

 피트가 죽기 전날 저녁, 피트는 스탠에게 독심술이나 심령술에 너무 깊게 빠지지 말라며 충고한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은 마치 자신이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데, 이런 상태에서 독심술을 쓰다가는 착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오히려 다치게 할 수도 있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스탠이 자신의 '독심술 암호 노트'를 건드리는 것을 매우 경계한다. 이후, 피트가 수업료의 일환으로 술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자 스탠은 술이 아닌 메틸 알코올을 가져다 준 것이다. 스탠은 정말 실수로 메틸 알코올을 건넸을까? 


 앞서 클렘이 일반 술과 메틸 알코올을 잘 구별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두 가지 종류의 알코올을 구별하는 게 어렵지 않은데다 스탠도 명확히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피트의 사망은 단순히 사고로 취급되기에 매우 미심쩍다. 또한 '술'은 영화 내내 스탠에게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후반부에 밝혀지겠지만 스탠의 아버지는 술 중독자여서 제대로 가장 노릇을 못한 사람으로 나온다. 그래서 스탠의 어머니는 다른 남자(험프리스)와 불륜을 저지르고 스탠은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하게 된다. 그래서 스탠은 술을 굉장히 싫어하다못해 강한 거부 반응을 계속 보이는데 클렘이 술을 제안하자 "저는 술을 절대 안 마셔요."라며 말하는 장면이 있다. 즉, 스탠에게 있어서 술은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것과 동시에 절대로 마셔서는 안될 (왜냐하면 자신의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것이어서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만드는 물질이다. 그러므로 스탠이 이 술을 피트에게 '실수로' 건넸다는 것은 말이 안되며, 그의 행동에는 다분히 의도(살인)가 있었던 행위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리고 스탠은 카니발 사람들에게 자신이 피트에게 술을 건넸다는 말을 해서 (그 사고에 자신이 연관되어있다는) 진실을 밝히지도 않았고 피트의 물건이었던 독심술 암호 노트(스탠이 탐내던 바로 그 노트)를 얻게 된 이득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의 중반부에서 관객은 왜 스탠이 피트를 죽여야 했는지에 대한 확실한 동기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스탠이 진짜로 살인을 할 것인지 아니면 실수인건지 헷갈릴 것이다. 

 피트는 스탠을 자신의 아들처럼 대하며 (실제로 영화에서 son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독심술 기법까지 가르쳐주었다. 스탠은 왜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피트를 죽였을까? 이는 모종의 찝찝함으로 남으며 관객은 계속해서 스탠의 비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


 그리고 모든 진실은 후반부에서 완전히 밝혀진다. 스탠은 몰리와 함께 카니발을 나와서 호텔을 전전하며 독심술 쇼를 하고, 두 사람은 꽤 성공을 거두게 된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과거와 다르게 두 사람의 사이는 그리 달콤하지만은 않다. 몰리는 '세상을 전부 다 주겠다'던 스탠의 말에 함께 카니발을 떠나왔지만 스탠이 자신에게 점점 소홀해지자 예전 카니발에서 지내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된다(아버지같은 브루노에게 전화해서 눈물을 삼키는 장면에서 알 수 있음). 이제 스탠은 카니발에 막 도착한 갈 곳 없는 뜨내기도 아니고 희망에 가득찬 청년도 아니다. 그 청년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고, 지금은 단지 욕망과 자만심의 무한궤도에 오른 남자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다 스탠은 릴리스 박사를 만난다. 심리학자이자 상담가인 릴리스 박사는 처음부터 스탠을 의심하면서 그의 독심술은 그저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쩐지 스탠이 궁금해졌던 릴리스 박사는 그를 자신의 사무실에 한번 방문하라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릴리스 박사와 스탠의 만남은 다소 비밀스럽게 진행된다. 두 사람은 서로를 탐색하는 동시에 자신은 드러내지 않는 한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릴리스 박사는 심리상담가로서 사람들을 관찰해야했고, 스탠은 (눈속임이긴 하지만) 독심술사로서 역시나 타인을 관찰해야했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은 같은 일을 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아마 서로가 상대방에게 흥미를 느낀 이유는 이런 비슷한 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두 사람은 각자 목적을 가지고 공생(?)관계를 이어나간다. 릴리스의 목적은 심리 상담가로서 스탠을 분석하는 것이고, 스탠의 목적은 릴리스 박사의 내담자들(대부분 부자들)에 관한 정보를 얻어 심령술을 하는 척하며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남을 거듭할수록 관객은 릴리스 박사라는 인물을 통해 스탠튼 칼라일이라는 비밀스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는 인물을 함께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릴리스는 스탠의 과거에 대해서 매우 궁금해하는데, 앞서 등장했던 #술에 대한 스탠의 완강한 거부 반응 (저는 술을 절대 마시지 않아요)은 다시 릴리스의 대사를 통해서 언급되며 한발짝 더 스탠이라는 인물이 파헤쳐지기 시작한다. 


 "절대라고요. 술을 받고서 안 마시거나 술 말고 물을 달라는 식으로 할 수도 있었을텐데요."

 그렇게 릴리스는 스탠이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가 스탠의 아버지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스탠의 아버지는 술 중독자였던 것이다. 이렇게 릴리스 박사는 스탠이 가진 비밀을 조금씩 캐기 시작하고 관객은 점차 스탠의 비밀이 드러남과 동시에 그가 자신의 본성을 내보이고 있다는 사실 역시 깨닫는다. 스탠의 독심술 쇼가 성공해가면서 스탠은 자신이 "진짜로" 사람들을 읽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질 뿐만 아니라 점점 오만해지고 있다. 

 그리고 스탠의 욕망이 더 커지면 커질수록, 그가 가진 비밀의 일면이 약간씩 밝혀질수록, 스탠은 중심을 잃고 자신의 욕망에 더욱 더 휘둘린다. 제일 처음 스탠이 심령술의 타겟으로 노린 것은 전쟁 통에 아들을 잃은 부부였다. 이들은 릴리스 박사의 내담자였기 때문에 스탠은 릴리스 박사에게서 이들 부부에 대한 정보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스탠은 죽은 아들과 귀접하는 척하면서 자신이 심령술을 할 수 있다고 사기를 친다. 그렇게 한 번 사기에 성공하고나자 스탠은 이런 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부자들을 대상으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진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할 사실은 이때즘하여 스탠이 #술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스탠이 그토록 완강히 거부해왔던 (절대! Never!)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그가 자신을 자제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미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릴리스 박사와 공모하여 심령술 사기에 돈맛을 느껴버린 스탠은 그 다음 사기 대상으로 골라서는 안될 사람을 고르고 만다. 바로 에즈라 그린들(Ezra Grindle)이다. 

  

스탠과 릴리스 박사

  스탠이 내면 심리까지 꿰뚫어보자 진짜로 그가 심령술을 할 줄 안다고 믿게 된 부부는 그에게 자신들의 친구이자 굉장한 거부인 에즈라 그린들을 소개시켜주는데, 그린들 역시 젊은 시절 자신의 잘못으로 아내를 잃고 그 후 죄책감에 빠져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스탠은 릴리스에게서 이전처럼 관련 정보를 얻어내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왜인지 릴리스는 그린들은 위험한 사람이라며 정보를 알려주기를 꺼려하고, 그를 건드린 사람들 중에서 좋은 결말을 맞이한 사람은 없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한편, 스탠이 심령술 사기를 치고 있을 때 몰리는 스탠이 예전과 같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히 인식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스탠을 떠나기로 결심한 몰리는 편지만 한 장을 남긴 채 지내던 호텔을 떠나버린다. 그러나 그린들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서 (그린들의 죽은 아내 역할을 맡아줄) 몰리가 필요했던 스탠은 서둘러 기차역으로 쫓아가 몰리를 붙잡고 이번이 마지막이며 이 일이 끝나고 나면 같이 행복하게 살자고 이야기 한다. 몰리는 마지막으로 스탠의 말을 믿어보기로 하고, 그린들을 대상으로 한 심령술 사기에 (내키지 않지만) 참여하게 된다. 

  그린들은 스탠에게 죽은 아내의 귀신을 보여달라며 돈으로 위협을 가하고 스탠은 몰리를 그린들 부인이 당시 죽었을 때의 의상과 똑같은 모습으로 꾸며서 나타나게 할 계획을 짠다. 그러나 계획은 스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린들은 죽은 부인의 모습을 한 몰리가 귀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스탠이 자신을 속였음을 깨닫는다. 그린들은 분노에 휩싸여 몰리와 스탠을 향해 욕을 퍼붓고 스탠 역시 몰리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듣자 화가 나서 그린들의 얼굴을 주먹질하여 죽여버린다. 이후, 살인 현장을 벗어나다가 그린들의 부하 한 명 역시 차로 치어버린다. 그렇게 순식간에 두 사람을 죽인 뒤, 한 골목에서 차를 정차시킨 스탠은 몰리와 함께 도망치려고 하지만 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그 상태로 스탠의 곁을 떠나버린다. 홀로 남겨진 스탠은 릴리스 박사의 사무실로 찾아가 심령술 사기로 뜯어냈던 돈을 챙기기 시작한다.  

그린들 부인 분장을 한 몰리

 그날 밤 두 사람을 죽인 탓에 정신이 없던 스탠은 돈을 챙겨 서둘러 떠나려는데, 그 순간 릴리스 박사는 갑자기 스탠에게 고백해온다. "당신을 사랑해요." 이에 당황한 스탠은 머뭇거리기 시작하고 도대체 무슨 말이냐며 따져묻는다. 그에 릴리스 박사는 갑자기 총을 꺼내 들어 스탠을 향해 쏜다. 하지만 다행히도 총알은 스탠의 귓가를 스쳐지나가 죽지는 않는다. 릴리스 박사는 녹음기를 켠 뒤, 스탠에게 마지막 상담을 해야할 것 같다고 이야기 하면서, 스탠이 아버지 뻘 남성과의 관계에서 항상 비슷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피트와 그린들을 죽인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고 한다. 


 릴리스의 말과 함께 화면은 스탠의 과거로 플래시백 되어 관객은 드디어 스탠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스탠은 죽어가는 아버지의 병상에 앉아 "나는 당신을 항상 증오했어요."라고 속삭이고는 추운 겨울 찬바람이 거침없이 들어오도록 창문을 활짝 연다. 연약한 스탠의 아버지는 죽음에 이르게 되고, 관객은 그 동안 스탠이 죽여왔던 인물들의 공통점에 대해서 다시 상기하게 된다. 스탠은 술중독에 빠져 아내가 다른 남자와 바람나도록 놔둔 아버지를 매우 증오했던 것이다. 스탠의 마음 깊숙이 자리잡은 아버지에 대한 증오가 카니발의 피트와 그린들 씨 등 아버지 나잇대의 남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이다. 


 스탠의 과거와 추악한 진실이 완전히 밝혀짐과 동시에 그는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게 된다. 이미 두 사람을 죽인 살인죄와 더불어 릴리스 박사가 부른 보안관에 의해 쫓기는 처지가 된 스탠은 화물차 속으로 숨어들어 간신히 사람들의 눈을 피한다. 그리고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유랑극단. 그 곳의 담당자를 찾아간 스탠은 자신이 예전에 꽤 대단한 독심술사였다며 일자리를 부탁하지만 담당자는 꺼림칙해하며 스탠을 내쫓으려고 한다. 그러다 마음이 바뀐 것처럼 일이 하나 있긴 한데 임시로 해야하는 일이라며 괜찮냐고 제안을 해온다. 그 일은 바로 '기인쇼'의 기인이 되는 것. 영화의 초반부에서 카니발에 도착한 스탠이 가장 처음 보았던 생닭의 목을 뜯어먹는 미치광이 기인의 역할을 제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 스탠은 클렘이 예전에 해주었던 이야기를 기억해낸다. 클렘은 전쟁으로 마약 중독자가 된 사람들이나 술 중독자들에게 지낼 곳을 제공해준다며 데려온 후, 임시직이라고 강조하면서, 천천히 아편을 한 방울씩 넣어서 중독되게 한 후, 기인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스탠에게 말한 적 있었던 것이다. 스탠은 자신이 그런 술 중독자, 아편에 중독되어가는, 그래서 앞으로 사람들 앞에서 구경거리가 되어 생닭의 목이나 뜯어야 하는 기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자신이 그만큼 몰락했다는 사실에 미친듯이 웃음을 터뜨린다. 하지만 스탠에게는 이제 정말로 갈 곳이 없었고, 할 일이 없었고, 더 나은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결국은 기인이 되는 길을 선택하기로 하고, 담당자가 준 아편을 섞은 그 술을 마시게 되며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난다. 



- 아쉬운 점 : 릴리스 박사(Dr. Lilith Ritter)의 쓰임새와 개연성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릴리스 교수는 후반부에 강렬한 효과를 주며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스탠과 몰리가 암호를 주고 받는다는 사실을 간파하며 독심술이 한낱 눈속임일 뿐이라고 의심한다. 하지만 스탠이 몰리가 전달하는 암호 없이도 릴리스 교수를 분석해내자 (독신 여성이고, 가방 안에 든 것은 은색깔의 작은 총 등등) 릴리스 교수는 스탠에게 흥미가 생긴다. 릴리스 박사는 스탠과 비슷하게 타인의 마음을 읽고 분석하는 심리 상담가인데 서로 직업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질이 비슷해서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스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스탠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를 한다. 

 그리고 릴리스 박사와 스탠이 잦은 만남을 이어갈수록 스탠이 가진 본성은 점차 드러나게 된다. 스탠은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돈에 대한 욕심이 증폭되며, 자신의 독심술에 대한 무한한 믿음마저 생긴다. 이렇게 스탠의 진실을 밝히는 역할로 릴리스 박사의 캐릭터를 이용한 것은 좋았다. 

 하지만 다만 아쉬운 것은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 왜 갑자기 릴리스 박사가 사랑한다고 고백을 했는지, 그리고 왜 스탠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항상 스탠의 시선을 따라가기 때문에 릴리스 박사가 사적인 시간에 무얼하는지,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고, 어떤 의도로 스탠을 대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스탠이 릴리스 박사를 만나러갈때만 관객도 릴리스 박사를 볼 수 있으며 그러므로 릴리스 박사는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인물로 남아있다.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닥터 릴리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후반부에서 릴리스 박사가 스탠을 총으로 쏘았을 때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아니, 왜 갑자기 총을 쏘는거지? 도대체 릴리스 박사는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스탠이 그린들을 죽인 후에 릴리스 박사의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릴리스 박사의 심리상태나 동기를 파악하기에 그녀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기 때문에 이 장면에서 개연성이 급격하게 떨어져보였다. 이 점이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인데 잘 나가던 이야기가 커다란 구멍이 생긴 느낌이어서 아직도 뭔가 찜찜하다. 적어도 릴리스 박사가 어떤 인물인지 설명이 더 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탠이 그린들이나 피트를 살해한 행동 저변에는 아버지와 연관된 심리 기제 때문이라는 설명이 너무 억지같았다. 왜냐하면 현실에는 이런 연쇄살인마가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바람핀(혹은 학대당한) 어머니를 증오한 나머지 여성들을 연쇄적으로 죽이고 다니는 남성살인마의 경우는 현실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모티브가 많이되지만 술중독에 빠져 아버지 구실을 못한 아버지를 증오한 아들이 커서 남성을 죽이고 다니는 연쇄살인범 이야기는 '나이트메어 앨리'에서 처음 등장한 소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낯설게 다가왔다. 델 토로 감독이 흔한 연쇄살인 클리셰를 비틀어보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버지를 증오해서 아버지대의 남성들을 죽이고 다니는 남자라니 너무 억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살인이나 혐오의 대상은 약자인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아들의 경우에는 아버지는 대게 두려움의 대상이거나 답습하게 되는 대상(영화에서 스탠은 아버지처럼 술중독이 되긴 했다)이 되지 오히려 아버지 대의 남자들을 깊이 증오하는 경우는 거의 찾기 어려울 뿐더러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탠의 비밀이 완전히 밝혀졌을 때, 아버지를 살해한(부친존속살해) 것까지는 이해가 가더라도 피트와 그린들을 죽인 것은 무언가 부자연스러운 설정이 개입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찝찝했다.


 또한, 배경이 유랑극단이라는 소재는 좋았지만 전체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중심 주제가 너무 뻔하고 진부했다. 사실 스탠은 그렇게 흥미로운 인물도 아니다. 너무 뻔한 남성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고, 이런 류의 이야기는 굉장히 많아서 결말 역시 쉽게 예상되었다. 스탠의 비밀과 심리기제가 굉장한 것이어야 했는데 윗 문단에서 설명했듯이 개연성 역시 부족했다. 델 토로 감독 감독의 독특한 분위기로 '나이트메어 앨리'를 그린 것은 좋았지만 그냥 그게 전부다. 이 외에 얻을 다른 무언가는 없다. 그저 평범하고 선량해 보이던 청년이 알고 보니 추악한 사람이었고 결국은 자신의 욕망으로 추락하고 마는 이야기일 뿐이니까. 어쩌면 카니발이라는 소재를 더 잘 썼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든다. 



- 복선 : 타로카드 매달린 남자(The Hanged Man)의 의미 

지나(Zeena the Seer)
타로카드 "The Hanged Man" 정방향/역방향

 지나는 스탠에게 타로카드를 봐주면서 세 장의 카드를 뽑으라고 한다. 세 장의 카드는 각각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데 지나는 스탠이 뽑은 미래 카드를 보고 놀란 얼굴을 한다. 마지막으로 나온 건, 바로 "매달린 남자" 카드 였던 것이다. 지나의 얼굴이 좋지 않은 걸 보고 스탠은 나쁜 거냐고 묻고, 지나는 지금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행동해야한다고 말한다. 바로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탠은 지나의 카드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매달린 남자 카드를 역방향으로 뒤집어 놓는다. 그러자 지나는 그게 더 나쁜 것이라며 스탠의 미래를 걱정한다. 

 영화에서는 카드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서 집에 와서 '매달린 남자' 카드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찾아보니, 대체로 '매달린 남자' 카드는 변화를 의미하는데, 정방향일 때는 나름대로 희망이 있는 상황이지만 역방향일 때는 완전히 하던 일에 손을 때고 깊이 재고해야할 상황을 뜻한다. 위에서 찾은 이미지에도 나와 있듯이 정방향일 때는 키워드가 victim(제물), the expectations(기대)로 나쁘지 않지만, 역방향일 때는 deception(기만), fraud(사기), hypocrisy(위선), selfishness(이기심), humiliation(굴욕) 등 안좋은 키워드가 나와있다. 또한 각 방향에 따른 조언 역시 정방향일 때는 "몇가지 이득과 물질적인 것들을 포기하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라고 다소 가능성을 둔 조언을 하지만 역방향일 때는 "에고이즘(자기중심주의, 이기주의)을 잊고 다른 사람들을 더 생각해라. 물질만 생각하는 것은 멈춰야 한다."라며 더 강하게 권고하는 느낌이 든다. 

 영화에서 스탠이 정방향이던 카드를 스스로 역방향으로 돌린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렇게 상황을 만든 것은 스탠 본인이며, 몰리나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고 돈(물질적인 것)만 생각하는 스탠의 상황에도 딱 들어맞는다. 또한, 이미 욕망의 열차에 몸을 싣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던 스탠이 지나의 타로 카드 조언을 듣지 않으므로서 완전한 몰락의 결말에 이르게 된 것도 어쩌면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 사담 


+ '나이트메어 앨리(Nightmare Alley)'는 윌리엄 린지 그레셤(William Lindsay Gresham)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델 토로 이전에도 1947년에 이미 영화화된 바가 있다. 이렇게 여러번 영화화된 작품의 경우는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어서 1947년 영화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볼 수 있는 루트만 있다면. 

나이트메어 앨리 1947년 영화

+ 토니 콜렛 배우를 참 좋아하는데 생각보다 큰 역할이 아닌 것 같아서 아쉬웠다. 루니 마라도 여기서 전형적인 '남편에게 실망해서 떠나는 아내' 역할을 맡았는데 이런 역할보다는 작품의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브래들리 쿠퍼가 매력적으로 나온다. 브래들리 쿠퍼의 다른 영화들보다 여기서 제일 인상 깊게 남는 듯하다. (당연히 주인공이니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

+ 의외로 연기가 제일 기억에 남는 배우는 피터 역할을 맡은 데이비드 스트래선(David Strathairn).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연기가 정말 좋았다. 진심으로 보면서 '와.... 연기 진짜 잘하잖아.'하는 생각이 들었다. 

+ 델 토로의 이전 작품 '셰이프 오브 워터(The Shape of Water)'와 비교해보면 단연코 셰이프 오브 워터가 더 나았다. '나이트메어 앨리'는 이야기 내용에 비해 러닝타임도 길어서 (무려 2시간 30분짜리 영화다) 중간에 지루한 부분도 좀 있었다. 그래도 미술이나 소품, 풍경 등이 예쁘고 세련되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델 토로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며 글을 갈무리한다. 



평점 3.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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