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의 배신: 원치 않는 집중을 끊어내는 몰입 혁명

#15

by 프리양
XL


- ott 중독과 박살난 집중력


바쁜 일상 속에서 겨우 얻은 여가 시간조차도, 정작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이나 제대로 된 휴식 대신 넷플릭스, 유튜브, 게임 등에 쏟고 있는 나를 자주 발견한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쌓이다 보니 ‘이건 아닌데’ 하는 회의감이 들었고, 더 이상 콘텐츠에 휘둘리며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은 어떤 분야든 양질의 지식을 얻기에 가장 효과적인 통로다. 물론 요즘처럼 수많은 책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좋은 책'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원하는 부분을 선택해서 빠르게 읽을 수 있고, 각 분야의 전문가의 생각과 통찰을 가장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질문만 있다면, 답은 대부분 책에 있다.


이 책은 OTT, 유튜브, 게임 중독의 원인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하며 중독의 본질을 파헤친다. 그러나 이런 류의 책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해결방법보다는 원인분석에 집중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막상 해결방법을 구하기 위해 읽었다 하더라도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서 그치지 진정한 변화를 일으켰다는 느낌은 없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실에서 행동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때로는 전문가나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은 아동과 청소년의 게임 중독 문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서, 성인인 나로서는 결국 문제 해결의 주체는 '스스로'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내가 겪고 있는 막연한 문제를 명확한 언어로 설명해 주었고, 흐릿했던 내 상태에 이름을 붙여주는 경험이 되었다. 이해는 해결의 출발점이다.



<내용 정리>


- 중독의 3가지 요소


오늘날 '중독'이라는 단어는 너무 일상화되어 있다. "도파민 중독", "게임 중독", "일 중독" 등 SNS나 대화에서 흔하게 쓰지만, 진짜 병리학적 의미의 중독은 우리의 삶과 일상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상태다.


책에서는 중독의 핵심 증상을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한다 :


1. 갈망 :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것

2. 내성 : 반복하면서 무뎌지는 것. 같은 쾌락을 얻기 위해 더 많이, 자주 필요해짐.

3. 금단증상 : 멈췄을 때 나타나는 정신적 혹은 신체적 증상.


또한, 이러한 중독은 충동성, 수동성, 현저성 등의 심리 특성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



- 몰입 vs 중독, 그 차이는?


그렇다면 중독과 몰입의 차이는 뭘까? 술을 많이 마시는 걸 술에 몰입했다고 할 수 없을까? 게임을 많이 하는 걸 게임에 몰입했다고 말하는 것은 어떨까? 무엇이 중독과 몰입의 차이를 만들어낼까?


'몰입'과 '중독'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어투로만 봐도 몰입은 좋은 것임에 반면, 중독은 상당히 나쁘게 들린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집중력"이다.

몰입은 집중력을 기반으로 한다.

중독은 집중력이 없는 상태에서 자극에 충독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집중력을 단순히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는 능력’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도 꾸준히 해낼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즉, 내가 좋아하는 일만 계속하는 건 집중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에 빠져서 3-4시간 하는 것은 집중력이 아니라 '모노태스킹'이다. 게임 뿐만 아니라 밤새 만화 보기, 드라마 몰아보기 등등은 전부 모노태스킹과 관련되어 있다.


반면 진짜 집중력은 자신의 재미와 상관없이 복잡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 즉 일종의 '멀티태스킹' 능력이다. 그러므로 집중력이 높은 사람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도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힘이 있고, 자극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과는 다르다. 그리고 이렇게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은 우리의 뇌 중에서도 전두엽 기능과 깊은 관련이 깊다.


- 중독에서 몰입으로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중독에서 벗어나 진정한 몰입의 상태로 갈 수 있을까?


먼저 자신의 심리 상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왜 중독에 빠졌는지,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왜냐하면 모든 행동은 결국 심리적인 기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중독은 일종의 쾌락에서 시작되는데 쾌락에 빠져드는 건 자발적인 행동이라기보다 오히려 수동성을 요구한다. 이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자연스럽게 계속 중독 상황 속에 있게 된다. 초콜릿을 그만 먹고 싶어도 계속 손이가고, 담배를 끊고 싶어도 담배를 끊을 수 없다. 내가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기꺼이 쾌락에 몸을 담그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고 마는" 수동적인 면이 있는 것이다.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이런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이런 수동적인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 중에서도 어떤 부류인지 더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중독에 벗어나고 싶다고 말을 하면서 실천이 안되는 수동적인 사람들을 세가지 '폐인' 종류로 구분한다. 우울한 폐인, 게으른 폐인, 충동적 폐인이다. 이 세 폐인의 분류 기준은 계획과 실천의 유무다.


우울한 폐인 : 계획도 없고, 실천도 없음.(알콜의존증, 우울증)

-> 해결방법 : 우울함의 원인부터 파악해야함.


게으른 폐인 : 계획만 있고, 실천이 없음.(입으로만 '할거야'하고 실제로는 않함)

-> 해결방법 : 실천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말고, 행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함.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행동하지 않으면 불편해지도록 설정(ex. 게임중독 된 아이에게 일상 루틴을 만들어주고, 게임은 그 외의 시간에 하도록 제재). 사소한 부분부터 모두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해결.


충동적 폐인 : 계획은 없고, 실천만 있음.(비전없이 사는 사람들, 방향성이 없는 사람들)

-> 해결방법 : 청소년의 경우 삶의 방향성을 의논할 멘토가 필요. 열심히 삶을 살아야 할 원동력을 찾아보기.


또, 너무 당연하기는 하지만 아래의 조언을 따를 수도 있다.


1) 명확한 목표 세우기 : 과도한 목표보다는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세우는 것이 좋다. 또한 커다란 목표 하나를 정해두는 것보다 하나의 여정이라고 생각하고 중간중간 이정표를 세우듯이 작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


2) 반복적으로 작은 성공 경험 쌓기 : 단계별로 작은 목표를 계획했다면, 목표를 달성하면서 결괏값을 얻어내야 한다.


3) 능동적인 즐거움 만들기 : 외부의 컨텐츠를 바보같이 소비하고 있기 보다는 스스로 즐거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 바로 예술이나 창작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춤추는 등의 사소한 행위에서도 우리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서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 유튜브를 찾게 된다면 내 힘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기를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모든 것에는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 그리고 삶을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의욕과 동기를 가져야 한다.


- 전두엽과 집중력의 뇌과학


인간의 고등 정신 기능을 관장하는 전두엽은 감정, 기억, 사고력, 추리력, 계획력, 운동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담당한다. 이보다 더 앞에 위치한 전전두엽은 인간에게만 있는 구조로, 자기조절과 미래지향적 사고에 깊게 관여한다.


이 전두엽과 전전두엽이 연결되는 부분은 안와전두엽과 배측전두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두 부위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야 충동성을 잘 억제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안와전두엽은 어떤 일을 지속하게 하는 역할이고, 배측전두엽은 멈추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즉 전자는 행동의 "go"를 담당, 후자는 행동의 "stop"을 담당한다.


안와전두엽 : 행동을 지속하게 도와주는 역할 -> "go"

배측전두엽 : 행동을 멈추고 자제하게 하는 역할 -> "stop"


이 둘의 조화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충동성이 강하냐, 집중력이 강하냐로 갈리게 되는데, 보통 안와전두엽이 어떤 일을 지속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배측전두엽이다.


그냥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게 도와주는 것은 안와전두엽이다. 하지만 진짜 집중력이란 좋아하는 것만을 하는 게 아니라, 싫더라도 해야 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에 이를 담당하는 배측전두엽의 능력이 좋아야 제대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즉, 배측전두엽이 발달할수록 상황을 잘 통제하고 과도한 행동을 언제 멈추어야 할지 잘 파악한다. 다른 말로 말하면 배측전두엽이 약하면 쉽게 충동성이 높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 뇌의 과부하와 회피


전두엽은 또 하나 중요한 기능, '작업 기억'을 담당한다. 이는 정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처리하는 능력으로, 학습과 업무 효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작업 기억은 일상의 대부분의 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다루는데, 여기에는 학습, 업무, 감정, 스트레스 등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그래서 이와 관련하여 적정한 수준의 정보량이 들어올 때는 뇌가 원활히 작동되지만, 과도한 학습과 일, 스트레스는 작업 기억 능력에 무리를 주고 과부하를 일으키게 한다. 즉, 너무 많은 일을 처리하게 되어 지쳐버리게 되고, 복잡한 멀티태스킹을 하지 못하는, 한마디로 뇌의 퓨즈가 끊긴 것이다.


이렇게 지친 뇌는 단순한 일을 찾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들이 게임이나 유튜브 시청이다. 집중해서 공부나 업무를 하다가 갑자기 딴 길로 새서 인스타만 들여다보고 있었던 적 없는지? 막히거나 뭔가 어려운 부분에 부딪혔을 때 인터넷이나 게임 속으로 회피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는 없었는지? 이런 게 다 과하게 로딩된 전두엽을 식히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단순한 활동을 찾은 결과다. 다만, 우리는 이게 과부하된 전두엽을 식히기 위한 행위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제대로 된 원인을 파악하기 보다는 스스로를 비난하기 쉬웠을 뿐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지친 뇌를 식히려고 반복해서 단순한 일을 찾는 이런 행위가 수없이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는 다시 뇌를 과하게 써야 하는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힘들어지게 되고 결국 회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종의 뇌의 번아웃이 오는 것인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뇌에 과부하가 오지 않도록 스트레스와 업무량, 혹은 학습량을 잘 조절해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 마무리


최근 들어 ott 나 유튜브 등등에 빠져 컨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대 사회에서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부모의 입장에서 어딘가에 중독된 아이가 있다면 읽어봐도 좋다. 어른 역시 중독과 집중력 저하라는 문제가 있다면 한번 읽어도 된다. 누구나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의미없는 컨텐츠 속에서 날려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가항력적으로 무언가에 중독되어 가고 그런 자신에게 싫증이 난다면 그 문제를 명확히 바라보기 위해서라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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