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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물 Jan 21. 2023

물의 도시 겐트 1/19

벨기에 소도시 여행 

겐트는 벨기에에서 아름다운 소도시로 유명하다. 앤트워프에서는 약 1시간 정도 걸리고 중앙역에서 IC기차를 타면 된다. 나는 보통 Omio라는 앱을 사용해 기차표를 예매한다. 저번 유럽여행에서도 그렇고 이번 여행에서도 잘 쓰고 있다. 아니 잘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한 생각 하지도 못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다음 편에서 상세히 공개하도록 하고, 이번 편에서는 기차에 대한 미니 에피소드만 다루겠다. 

앤트워프 중앙역 내부. 아름답기로 유명한 기차역답게 볼 때마다 참 아름답다. 낮에 오면 밝아서 더욱더 화려하다. 

기차역 안에서 와플을 팔길래 기차 안에서 먹을까 하고 가격을 보니 4.5유로였다. 길거리 와플이 보통 2.5유로 인 것을 고려하면 2유로나 더 비싸니 한화로 계산하면 2800원이나 더 비싼 꼴이다. 그렇다고 와플이 더 크냐고?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간식을 포기할 수 없어 역 앞에 있는 던킨 도너츠에 들어갔다. 도넛과 커피를 받고 나오니 37분 기차였는데 35분인 게 아니겠는가. 커피를 다 흘리는 것도 모른 채 뛰고 뛰어 역 안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기차 타는 곳을 못 찾았다.(나중에 보니 많이 떨어진 곳에 있어서 못 찾을만했다..) 결국 기차를 놓치고 다음 열차인 51분 차를 탔다. 


IC기차표를 예매하면, 기차표에 시간이 적혀있지 않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37분 기차표를 갖고 51분 열차에 탔다. 표를 검사하는데 문제없이 패스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검표원이 너무 대충 검사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정확한 사실은 아니니 겐트까지 가는 것은 문제없으니 됐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에 대한 진실은 뒤에서 말하겠다. 

겐트역에서 내리자마자 보인 공유 자전거. 앤트워프 자전거와 대비되는 색깔이다. 밝은 파란색 자전거가 참 이쁘다. 

사진은 Graslei라는 겐트의 선착장 거리 가는 길에 찍은 길거리 모습. 흔치 않게 맑은 날이라 여행하기 좋았다. 

Saint Nicholas' Church. 우리나라에 절이 많은 것처럼 유럽은 성당이 어마무시하게 많다. 김물도 위 사진만 보고 어떤 성당인지 기억하지 못하다가 글을 쓰다가 기억이 났다. 그래도 이탈리아보다 많지는 않다. 이탈리아는 지나가다 보이는 모든 멋진 건물이 성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Graslei! 벨기에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베네치아를 가본 어머니는 베네치아와 비교가 되지는 않는다고는 하시지만 베네치아를 가보지 않은 나는 충분히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레이어강을 앞에 두고 두 갈래로 펼쳐진 마을. 정확히 건물 하나하나에 대해 알지는 못했지만 사실 겉모습만 보고 있어도 아름다웠다. 건물 하나하나가 견고하고, 예술적이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낸 건물들이기에 유명한 관광지일 자격이 충분하다. 

보트 투어를 하다가 만난 청둥오리. 아이폰 이모티콘에 있는 청둥오리와 너무 똑같이 생겨서 한참 웃었다. 오리의 털 색이 쨍해서 참 신기했다. 내 생에 처음 본 청둥오리라 더 그랬던가?

보트 위에서 마주한 그라벤스틴이라는 성곽이다. 겐트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해자를 두른 10세기 성으로 위에 올라가면 박물관도 들어갈 수 있고, 전망도 볼 수 있다. 


보트를 타고 집집마다의 앞마당(물 위)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모든 집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렇게 곤돌라를 매달아 둔 집들이 있었다. 하긴 물 위에 집이 있으니 곤돌라를 타고 이동해야 할 것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너무 신기한 광경이었다.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보이는 강가 식당으로 그냥 들어갔는데, lucky! 맛집이었다. De Witte Leeuw라는 식당이기 겐트 가는 사람들은 참고 바란다. 앤트워프에 비해 물가도 저렴했다. 빵과 수프(브로콜리 수프)는 6.5유로 식당 시그니쳐 스파게티는 13.5유로로 두 명이서 20유로에 먹었다. 한화로 28000원 정도. 유럽치고 저렴한 편이다. 브로콜리 수프는 처음 먹어본다. 직원분이 브로콜리 스프라고 소개할 때, 크림수프에 브로콜리가 들어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브로콜리를 다린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브로콜리 향이 은은하게 나면서 짭조름한 상당히 맛있는 수프였다.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겐트의 종루(Het Belfort van Gent)와 성브라보 성당. 겐트의 종루는 1313~1380년에 지어진 종루로 겐트의 과거를 보여주는 중요한 건축물이다. 종루에서 

겐트의 종루

종루에서 이렇게 소리도 흘러나온다. 


겐트의 종루와 성 브라보 성당은 마주 보고 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편하다. 중요 볼거리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몸을 한 바퀴 돌렸을 때 감탄사가 나올 수 있다. 비현실적인 건물들이 당신을 둘러싸고 있다고 생각해 보아라. 발이 묶인 듯 가만히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 

봐도 봐도 멋있는 니콜라 성당. 화려한 겉모습 덕에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건질 수 있다. 특히 성당 앞에 함께 어우러진 초록색 풀밭이 참 이쁘다. 아니 어쩌면 김물은 초록색 풀밭을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초록색이 마법의 색이라도 된 듯, 어떤 것이든 풀밭과 함께 어우러지면 괜히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 같고, 덩달아 아름다움도 한층 올라가 보이기 때문이다. 

해가 질랑 말랑 하는 겐트의 거리. 

너무 아름다워 남겨본 건물. 건물 근처에 가 지도를 돌려봐도 어떤 건물인지 정확하게 알아내지 못했다. 다만 국기가 꽂혀 있으니 공공기관이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겐트의 볼거리 중 하나인 그라피티 거리.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모든 벽이 그라피티라서 볼만했다. 좁은 골목에 빼곡히 그려져 있어 짧고 굵은 플레이스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라도 눈이 즐거우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로써 겐트 여행 끝이다. 사실 여행보다는 나들이가 더 적합할 듯하다. 길어봐야 5시간 정도 외출이니 말이다. 


어딘가 새로운 곳을 간다는 것은 혹여나 그곳이 유명한 곳이 아닐지라도 충분히 큰 의미가 있다. 말 그대로 '새로운 곳'이기 때문이다. 유명한 볼거리가 없다 하더라도 '아 이곳은 이렇구나'라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곳을 하나하나 경험하고 이를 기억하는 것은 언젠간 당신의 연료로 쓰일 것이다. 그러니 주저하지 않고 죽을 만큼 두렵지만 않다면 여러 가지를 살짝만이라도 시도해 보고 느껴보길 바란다. 모든 방면에서 말이다. 하찮게 들릴 수 있지만 당장이라도 마트에 가서 음료수를 산다 해도 늘 먹던 음료 말고 옆에 있는 새로운 음료를 마셔봐라. 그 음료가 맛있다면 당신의 음료 리스트에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고, 만약 별로라면 늘 먹던 음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을 테니 말이다. 


겐트와는 상관없지만 마트에 진열된 다양한 소스들. 제로의 열풍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소스들이 모두 제로로 출시된 것을 보니, 일상 속 건강에 대한 중요도가 얼마나 올라갔는지 다시 한번 체감했다.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해 저녁으로 집에 와서 잔치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아시안 마트에서 구입한 소면을 사용했다. 따듯한 음식으로 마무리. 


아 참 위에서 언급한 기차표 이야기 기억하는가? 답을 이야기해 주자면, 앱에서는 기차표를 구매할 때 시간대를 선택하게 되어있지만 역에서 직접 구입할 때는 시간대를 선택하지 않는다. 즉 내가 37분 차를 놓쳐 51분 차를 37분 차 표를 갖고 탔다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 앱에서 시간대 별로 사도록 한 것은 아마 시간표 안내 목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미리 말해주지..) 아무튼 결론은 '벨기에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IC 기차표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기차표만 있으면 어느 시간이든 탑승할 수 있다'이다. 그리고 어차피 IC기차는 자리가 많이 남으니 미리 예매하지 않고 기차역 가서 직접 구매해도 괜찮다. 또한 30분 간격으로 기차가 있기 때문에 시간 적 여유를 가지고 여행해도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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