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되는 글

by 키스톤

빛이 되는 글


꿈에 대해 마지막으로 질문을 받았던 것이 언제였을까. 아마 학생 시절이었을 것이다. 어른이 된 지금, 그 물음을 던지는 이는 없다. 실현해야 할 꿈이 없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현실을 살아가는 버거움만 존재하기에 생각 할 조차 엄두를 못내는 것은 아닐까.


우연히 아주 오래된 일기장을 발견했다. 그때의 일상을 떠올리며 한참을 읽다 보니, 꿈에 대한 기록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내가 꾸었던 꿈에 지금 한 발짝 다가선 자신을 발견하고, 소름이 돋았다. 의식하지 못했지만, 내 안 깊숙한 곳에서 갈망하던 무엇이 있었고, 나는 조금씩, 나도 모르게 그 무엇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형부에게 글쓰기 공부를 한다고 이야기하니,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얇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글을 쓰면서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서둘러, 그저 글이 좋아서 쓴다고 이야기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긴 여운이 남았다. 그 좋아함으로 나는 얼마나 글을 써낼 수 있을까. 글을 쓰는 일이 단지 내 만족으로만 끝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어 공감을 나누는 길로 나아가야 할까.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글을 함께 쓰고 이야기 나누는 친구와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던 중, 브런치 앱을 알게 되었다. 어설프게 알고만 있었고, 정확히는 몰랐기에 흥미조차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예전보다 조금 성장한 자신을 믿으며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안내에 따라 진솔하게 정보를 입력했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담은 글 세 편을 올렸다. 얼마쯤 지나 브런치 앱에서 알림이 떴다. “이게 뭐지?” 순간 합격 소식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주변에 물어봐도 한 번에 붙는 건 어렵다고 들었기에, 혹시 보이스피싱인가 싶어 이메일을 확인했다. 그런데 눈앞에는 선명하게 “합격”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순간, 알 수 없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도 모르게 기쁨에 표호를 지르고 있었다.


지인과 가족에게 나의 합격 소식을 전했다. 브런치에 대해 묻는 사람들에게는, 작가로서 첫 발을 디뎠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도 믿기지 않았다. 합격 문구가 적힌 이메일을 캡처해 수시로 꺼내보며 마음속 설렘을 되새겼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벅차올라,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터졌다. 기쁨이 온몸을 타고 흐르는 듯했다. 마음과 미소가 하나로 번져 나가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내가 오래 꿈꿔온 작가라는 또 다른 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즐거움이 조금 가라앉자,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제 내 글은 더 이상 혼자만 읽는 일기장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읽게 될 글이라고 생각하니, 한 마디 한 마디가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혹시 누군가 읽었을 때 글이 한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을까, 내 편협한 생각을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이전보다 내 글에 더 깊은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한편, 브런치 작가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겼다. 잘 쓰는 글보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사람마다 그 기준은 다르겠지만, 내 글이 누군가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앞이 깜깜할 때 작은 빛이 되는 글로.

이런 바람을 안고 글을 써 내려가던 중, 여러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모여 전시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각자의 ‘작가의 꿈’을 나누는 자리라는 생각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내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오고, 서점 곳곳에 제 이름이 적힌 책이 전시되는 날을 꿈꾸는 동시에, 언젠가 내 글도 이렇게 따뜻하고 의미 있는 ‘작가의 여정’의 일부가 되기를 바라게 되었다.


나의 글이 작은 울림이 되어 많은 이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순간을 상상하며, 오늘도 나는 글을 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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