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떠나지 못하는 '착한' 어른들을 위한 자아분화 두번째 이야기
자아분화(differentiation of self)는 가족치료 선구자인 머레이 보웬이 제시한 개념으로 크게 두 가지의 능력으로 나뉜다.
1. 생각과 감정을 분리할 수 있는 능력 (내적분화)
2. 타인, 특히 원가족과 단절되지 않으면서 독립된 자아를 가지는 능력 (대인적 분화)
쉽게 말하면 엄마와 내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강한 자아분화가 이루어진다면
1. 엄마의 생각과 감정이 나의 생각과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그리고 그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갈 수 있다
3. 그러면서도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갓 태어난 아이에게는 아직 자아가 없다.
자궁 안의 태아는 탯줄로 엄마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원래 엄마와 한 몸이었으니 엄마가 먹는 음식, 엄마가 느끼는 감정을 태아는 고스란히 전달 받는다. 최초의 분리는 출생의 과정에서 탯줄이 잘리며 시작되지만 아직 이 아이에게 자아는 없다. 엄마와 심리적 융합 상태인 것이다.
따라서 엄마가 웃으면 아기도 웃는다.
엄마가 슬프면 아이도 슬프고, 엄마가 좋으면 아이도 좋다. 엄마의 감정이 곧 나의 감정이 된다.
엄마와 생애 초기 안정적인 애착을 통해 분리 불안을 해소하게 되면 아이는 점차 자아 분화를 시작한다.
3세 경, 1차로 자아 분화가 시작되면서 엄마 껌딱지였던 아이는 점차 엄마와 떨어져서 노는 것이 가능해지고, 사춘기가 되면 정신적인 분화인 2차 자아분화가 이루어진다. 이 때부터는 부모의 가치관과 생각, 감정에서 벗어나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때다.
"우리 애는 사춘기 한 번 겪지 않고 착하게 컸어요. 얼마나 기특한지 몰라요"
자녀가 사춘기를 겪지 않았다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
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으니 말이다. 이 분화의 과정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원가족 안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 아이들의 분화를 가로막는 것이 있다.
바로 부모의 '불안'이다. 부모들의 불안이 크고, 관계가 건강하지 못하면 아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분화시키지 못하고 부모의 것과 융합하게 된다.
"흑흑... 엄마는 너 때문에 사는거야.. 아빠는 정말 엄마를 힘들게 하는구나... 너가 빨리 커서 아빠 좀 말려주렴 "
부모님의 불화가 심한 가정에 자란 아이들은 어릴 때 아빠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아이들의 눈에는 아빠는 엄마를 힘들게 하는 사람일 뿐이니까. 엄마의 불안한 감정과 생각이 강할수록 그것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는 것을 방해한다.
엄마가 싫은 건 나도 싫어. 아빠 미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은 '진짜 나'로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인데 융합이 강하면 진짜 나의 감정과 생각을 탐색할 여유가 없다. 결국 '진짜 나'로 살아갈 열쇠를 꺼내 사용하지 못하고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보웬은 이 내적 분화를 가르켜 '생각과 감정을 분리하는 능력' 즉, 내적 분화라고 했다.
다시 말해, 분화가 잘 이루어진 사람은 정서적인 기능과 지적인 기능을 분리하여 사용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모른채 살아간다.
"지금 기분이 어때? 왜 기분이 나쁜거야?"
"아 몰라, 그냥 화나고 짜증나"
이렇게 되면 부부간의 소통이 어려워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아닌가.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수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부부관계 뿐 아니라 다른 #관계 에도 균열이 생긴다.
더 큰 문제는 '진짜 나'로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 감정과 생각, 욕구를 자각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원하는 삶을 찾아가느냔 말이다.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다행인 건 이 자아 분화는 성인이 되어서도 언제든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아버지만 잘못한 줄 알았는데 아버지도 힘들었겠다 싶어요.."
나이가 들어 미웠던 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는 순간이 온다.
아버지도 힘든 부분이 있었겠구나 싶고 엄마에게도 이 관계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말이다. 이렇게 부모님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건 자아분화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끝끝내 분화 수준이 높아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원가족과 융합되어 있을수록 부부는 서로 온전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나누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고부갈등을 겪는 남편들이나 장서갈등을 겪는 아내의 경우 진짜 자신을 잃어버린 채 부모의 눈물을 먹고 자란 상처 입은 어린 아이가 마음 속에 울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알아야 한다. 그 안에 있는 것들을.
배우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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