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막내

엄마가 분식집 사장님이면 좋겠다!


드디어 아이들로 북적거리던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이다. 오전 8시 20분 둘째, 셋째 모두 학교에 가고 나면, 오전은 온전히 내 시간이다. 아침은 간단히 크림스프랑 구운 빵, 사과 다져놓은 요거트를 주었다. 둘 다 별 불평 없이 먹는 듯했는데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내 "엄마! 누나가 나 때렸어." "엄마, **이가 버릇없이 굴어!" 나름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하고 싶었는데 벌써 짜증이 올라왔다. "아, 너희들 제발 빨리 먹고 학교에 가라." 아침부터 엄마에게 꾸중을 들은 둘째는 막내를 기다려주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버렸다. 막내는 누나가 먼저 가버렸다고 투덜거렸다. 나는 막내의 투정을 받아주지 않고, "잘 다녀와." 하며 현관문을 닫았다. 그리고 둘째에게 전화를 하려다 그 녀석도 기분이 안 좋으려니 생각하고 휴대폰을 내려놨다.


그런데 바로 현관문 버튼 누르는 소리가 들리며 막내가 "엄마! 엄마!"하고 불렀다. 나는 한숨을 쉬며 "왜, 뭐 빠트렸어?"하고 나가보니, 현관문 사이로 얼굴을 삐죽 내민 막내가 이리 와 보라고 손짓했다. 현관문 가까이 가니 두 팔을 벌려 나를 안으며 "엄마 사랑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학교 갔다 올게!" 하며 후다닥 나갔다. 막내의 갑작스러운 애정표현으로 좀 전의 짜증스러운 기분은 사라지고 살짝 웃음이 났다. 누나들과 달리 애교가 만점인 우리 막내.

엄마의 기분을 풀어 준 막내를 위해 오후 간식을 준비했다. 오늘의 메뉴는 떡꼬치다. 팬에 살짝 기름에 둘러 겉은 바삭바삭, 속은 말랑말랑하게 떡을 굽는다. 그리고 살짝 설탕을 뿌려주어 달콤함을 더한다. 그리고 마지막 빨간 떡꼬치 소스를 살짝 발라준다. 한참 많이 먹는 때라 꼬치 3개를 준비했다. 둘째 수학학원 데려다줘야 해서 막내를 못 보고 먼저 집을 나섰다. 10분 후 막내가 전화를 했다.


"응 엄마 사랑! 학교 잘 다녀왔어?"
"응"
"엄마 누나 학원 데려다주고 올 테니까 식탁 위에 간식 먹어."
"우리**이 좋아하는 떡꼬치"
"엄마, 고마워. 맛있게 먹을게. 사랑해."
"매우면 우유랑 같이 먹어."


막내는 떡꼬치와 감자튀김을 제일 좋아한다. 학교 앞 분식집에 자주 가고 싶어 하는데, 튀긴 음식들이라 자주는 못 먹게 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어 번만 가도 용돈을 다 써야 해서 일주일에 한 번만 가게 해 준다. 분식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막내는 어느 날 나에게 말했다.


"엄마가 분식집 사장이면 참 좋겠다."
"학교 끝나고 내가 떡꼬치 먹고 싶어 하면 바로 만들어 줄 거잖아. 그렇지? "
"그리고 나는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 사장님이라고 자랑도 하고......"


옆에서 막내의 말을 들은 두 누나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나도 내 평생 분식집 사장은 희망사항에 없었던 터라 웃음이 나왔다. "엄마가? 엄마는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는데 아들 때문에 분식집 오픈이라도 해야 하나." 하니 막내는 제법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막내가 전화를 했다.

"엄마, 다 먹었어."

"응, 잘했네. 안 매웠니?"

"아니, 좀 매웠어."

"그래서 다음엔 떡꼬치 소스를 케첩이랑, 머스터드, 꿀 이렇게 세 개로 해 주면 좋겠어."

"응, 그럴게."

"응, 엄마. 맛있게 잘 먹었어. 사랑해"


"잘 먹었습니다." 한 마디면 되는데, 다음번 소스 종류까지 제법 구체적으로 요구사항이 많은 막내다. 그런데 이 녀석을 미워할 수가 없다. 아들 바보 엄마가 맞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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