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등용과 배치 그리고 교체
저자는 전쟁의 시초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연구하다 보면, 군대라는 무대를 가로질러 간 뛰어난 유명 인물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고 한다. 아마 그 인물들의 활약상을 읽거나 연구하다 보면, 그들이 어느 부류에 속하는 장군인지 독자들의 마음속으로 헤아려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몽고메리 장군이 독자들에게 장군들을 공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수행한 직무와 군사적 배경만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을 당부한다. 상당수의 군사 작전과 전투는 단지 정치적인 이유만으로 치러졌다. 정치적 이유는 수많은 군인들의 명성을 매장시킨 무덤이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삼국시대에서 비록 중국의 통일에는 실패하였지만, 촉한의 지도자인 유비와 제갈공명 그리고 관우와 장비, 조자룡 등을 명군과 명장 그리고 명책사로 평가한다. 그리고 조조와 그의 책사인 사마의에 대해서는 비록 그들이 삼국을 통일하여 위나라와 진나라를 건국했다 하더라도 별로 위대한 장군과 책사로 평가하기에 인색하다. 정치적으로 승리했다 하더라도, 그들의 직무와 통치능력으로 볼 때 항상 중국인들의 영웅은 촉한의 인물들이다.
다시 인재의 등용에 대하여 현대 경영학자 짐 콜린스가 제시한 예를 알아보기로 하자. 그는 '사람이 먼저'라는 목표 아래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경영 지표는 바로 회사(조직)라는 버스의 주요 좌석이 올바른(적합한) 인재로 채워진 비율이다. 그러면 여기에서 핵심적으로 중요한 보직이란 어떤 자리일까? 그는 다음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한다면 바로 핵심 보직이라고 정의한다.
1. 그 자리를 맡은 사람은 인사와 관련된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다. 2. 그 자리를 맡은 사람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회사가 심각한 위험이나 잠재적인 재앙에 노출될 수 있다. 3. 그 자리를 맡은 사람이 역할을 제대로 하면, 회사가 성공하는 데 상당히 큰 힘이 된다.
짐 콜린즈는 몽고메리 장군이 두 부류의 장군을 구분한 것처럼 역사상 최고의 기업 리더 열명을 두 부류로 나눈다. 그것은 개발을 선택한 리더와 교체를 선택한 리더이다. 개발을 선택한 리더는 앤 멀케이(제록스), 빌 휴렛(HP), 허브 캘러허(사우스웨스트항공), J.W. 매리어트(매리어트), 윌이엄 맥나이트(3M)이고, 교체를 선택한 리더는 캐서린 그레이엄(워싱턴포스트), 앤드 그로브(인텔), 켄 아이버슨(누코), 피터 루이스(프로그레스브보험), 조지 래스먼(암젠)이다.
그러나 그는 개발 쪽으로 기울었다 하더라도 양보할 수 없는 한계선이 있다고 한다. 한계선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아무리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이라도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마 이 조언은 경영과 소유가 분리된 미국의 기업에서 투자자들 혹은 대주주들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전쟁을 치르는 국가수반이 선택해야 할 총사령관의 교체 시기에 관한 조언이기도 하다.
그러면 CEO를 교체해야 할 시점과 그 기준은 무엇일까? 콜린즈는 7 가지의 핵심 질문을 던져보라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마지막 질문만 살펴보기로 하자. 마지막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만일 그 사람이 그만둔다고 하면 어떤 기분인가? 그만두겠다는 말에 은근히 안도감이 둔다면, 그 사람이 버스에서 내려야 할 사람이라고 이미 결론을 내린 것이다. 반대로 진심으로 당혹스럽다면, 그는 버스에 여전히 필요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질문은 현대의 전장이나 사실상 무한 경쟁인 글로벌 비즈니스의 세계나 국제 혹은 국내 정치의 판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당신(대통령, 수상, 국민, 주주)은 이 사람이 없으면 당신의 나라 혹은 기업이 그대로 잘 흘러갈 것인가? 아니면 그가 없으면 더 위태로워질 것인가? 이 에세이를 읽는 독자들이나마 항상 이 질문을 냉철하게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아니면 사회에 던져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