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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 병법과 현대 경영 전략 3

훌륭한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과 조건

by 박종규

인류가 고대 문명을 시작으로 역사 시대의 문을 연 이래 수많은 제국과 국가 그리고 근대 이후의 민족 국가의 흥망성쇠가 계속되었고, 계속되고 있다. 고대나 중세 사회는 주로 하향식 위계질서 구조로 지배 구도가 형성되었기에 누가 황제 혹은 군주가 되느냐? 혹은 어떠한 사람이 되느냐에 따라 제국과 국가의 존립 여부가 결정되었다. 근현대 사회 구조의 혁명적 변화를 거친 이후에도 고대의 리더십과 현대의 리더십 사이에는 어떤 연속성이 있을까?


[삼도 육략]의 문도 편에서는 주로 군주에게 필요한 6가지 덕목과 인재 기용과 용병의 원리에 대한 물음과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文王曰;「六守何也?」 太公曰;「一曰仁, 二曰義, 三曰忠, 四曰信, 五曰勇, 六曰謀, 是謂六守.」 "여섯 가지 지녀야 할 덕목이 무엇인가요? 1. 인덕 2. 정의 3. 충직 4. 신의 5. 용기 6. 묘략이 바로 육수입니다." 강태공은 이 덕목을 조정의 인재를 중용하는 데도 사용할 것을 권유한다. 물론 이 여섯 가지를 모두 구비한 군주나 신하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하나의 덕목 자체가 신하의 검증에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부귀를 누리되 예법을 범하지 않으면 인덕이 있는 사람입니다. 벼슬이 높은데도 오만하지 않으면 정의가 있는 사람입니다. 중대한 임무를 맡아도 조금도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충직한 사람입니다. 무슨 일이나 숨김없이 성실히 처리하면 신의가 있는 사람입니다. 위험한 처지에 떨어져도 두려워하지 않으면 용기가 있는 사람입니다. 어려운 일을 당해도 임기응변으로 지혜롭게 처리하면 모략이 있는 사람입니다."


과연 고대 사회의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이 현대 사회의 리더에게 필요한 조건과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 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짐 콜린스와 빌 레지어의 [B E 2. 0]에서 제시된 위대한 리더의 7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진정성(있는 그대로 실천하라) 2. 단호함(자신을 믿어라) 3. 집중력(한 번에 한 발씩) 4. 대인관계(의자에서 엉덩이부터 떼라) 5. 인사관리의 강한-부드러운 기능(리더의 양면성) 6. 의사소통(모든 방식으로 소통하라) 7. 진취성(조직의 활력을 높이는 법)

강태공이 제시한 인덕이 진실함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바로 리더가 가져야 하는 진정성과 연결될 수 있다. 정의는 리더의 공정한 인사 관리 이전에 리더 자신이 먼저 정의로워야 자기에게 자신감이 생긴다. 충직 역시 집중력과 연결될 수 있다. 일의 우선순위를 먼저 정하고 최상위의 것에 몰입하는 리더는 목표 설정의 집중력을 통해 충성스러운 동료를 가질 수 있다. 신의는 당연히 대인관계에 적용된다. 성공한 회사의 브랜드는 고객이 그만큼 리더와 회사를 신뢰한다는 뜻이다.


용기는 과연 의사소통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용감한 리더는 의사소통의 개방성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뒷 담화를 공개적 담론의 장으로 연결하면 조직 내의 의사소통(정보공유와 정보교환을 통한 공감)이 원활해진다. 묘략은 일종의 지혜이다. 위험의 순간에 리더의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은 직감으로 인한 결정은 회사에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하게 한다. [B E 2. 0]에는 많은 사례들이 제시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는 독자는 그 책을 보기를 바란다.

이제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에서 제시된 경쟁전략의 원리와 연결해 보자. 포터는 경쟁전략의 수립 배경에는 두 가지 기업 내적 요인과 두 가지 기업 외적 요인이 있다고 한다. 외적 요인은 산업이 제공하는 기회와 위협요인(경제적, 기술적 측면)과 넓은 의미의 사회적 기대이다. 그리고 내적 요인은 기업의 강점과 약점과 전략실행자의 가치관이다. 이 네 가지 조건은 내부와 일관성과 환경의 적합성, 자원의 적합성, 의사소통의 실행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포터는 조언한다.


주제와 연결된 부분은 내부의 일관성과 의사소통의 실행성의 항목이다. 포터는 내부의 일관성에서 1. 모든 목표는 서로 성취될 수 있는가? 2. 주요 운영 정책은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3. 주요 운영 정책은 상호 보완적인가? 의사소통과 실행성 항목에서 1. 핵심 전략 실행자는 모든 목표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가? 2. 모든 목표, 정책과 핵심 전략 실행자의 가치관 사이에 이를 확고히 이행할 만큼 충분한 일치성이 있는가? 3. 효율적인 실행을 가능하게 할 만한 경영 관리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AI 거버넌스( AI 모델 및 AI 시스템 도입·운영 전 주기에서 정책이나 프로세스, 조직, 기술 통제 등 체계적인 규범의 표준이나 기반)를 관-학-산의 협력에 의해 만들어나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일관성이다. 그리고 정부나 연구기관과 기업의 책임자가 모든 목표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가 맡은 TF 팀원들과 함께 일치된 목표로 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아 관건이라는 것이다. 잡스는 프로그래머가 아니었고 디자이너도 아니었고 맥킨토시 PC란 아이디어로 두 분야를 통합한 혁신가였고. 빌 게이츠도 시애틀의 소프트웨어업체가 개발한 Q-DOS를 인수하여 MS-DOS로 향상시켜 IBM 회사의 개인용 PC에 탑재한 전략가이다. 향후 AI 시대에는 어떤 혁신가와 전략가가 나올지 현재는 샘 알트만이 가장 많이 뉴스에 나오지만 그의 경영 스타일은 아직 진행 중이다.


물론 전략서적이나 자기 개발서를 읽는다고 누구나 훌륭한 리더나 성공한 사업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중요한 것은 크거나 작은 성공과 창조적 혁신의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지 운 좋은 사람의 것>이 아니다. 천재는 타고날지 모르지만 진정한 리더는 길러지고 만들어진다. 리더십은 실패의 크고 작은 경험들을 통해 스스로 개발될 수도 있다. 비록 처음엔 작은 가게를 운영하더라도 나는 나만큼의 리더가 될 수 있고, 꾸준하게 좋은 덕목과 습관을 쌓아가면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는 더 고양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빛의 순간이 찾아오고, 때론 어두운 터널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터널은 가장 빠른 길이 될 수도 있다. 여러분이 고속도로 주행 시 만나는 터널들이 가장 빠른 길을 위한 어렵게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더 이상 인생의 수많은 터널 앞에서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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