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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 재취업, 방향이 달라야 성공한다

경험 많은 나에게도 어려운 취업준비 극복기

by 황은희
"30년간 영업을 해왔는데, 왜 취업이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

지난주 중장년 취업 컨설팅을 하며 만난 김 부장님의 첫 마디였습니다. 대기업에서 부서장까지 지내며 수많은 성과를 올린 분이었지만, 퇴직 후 6개월째 구직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어요. 이건 김 부장님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퇴직 후 재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중장년이 던지는 공통된 질문이기도 합니다.

직장 경험도, 성과도 많지만, 재취업 시장에서는 그 경력의 '재해석'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이전 일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에게 맞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현실직시: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장년층을 위한 일자리는 분명 존재합니다. 특정 분야에서는 숙련된 경험을 가진 분들을 간절히 찾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용주 입장에서는 몇 가지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높은 연봉에 대한 부담, 새로운 조직 문화에 대한 적응력,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한 대응 능력 등이 그것입니다. 이런 우려들을 해소하려면 여러분의 소중한 경력을 현재 시장 요구에 맞게 효과적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향한 준비된 자세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전략 1: 경력 재구성 - '문제 해결형 인재'로 변신하기


"저는 30년간 영업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력서를 쓰시면 안 됩니다. 대신 "고객사의 매출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했고, 그 결과 연간 5억 원의 매출 증대를 달성했습니다"라고 바꿔보세요. 기업은 '경험 많은 사람'보다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을 찾고 있거든요. 이력서와 경력기술서는 단순히 과거의 직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재구성해야 합니다.


STAR 기법을 활용해보세요:

상황: 어떤 상황이었나요?

과제: 주어진 과제는 무엇이었나요?

행동: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나요?

결과: 그 결과는 무엇이었나요?


예를 들어, "저희 부서의 비효율적인 수기 보고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그 결과 보고서 작성 시간을 50% 단축하며 연간 1억 원의 비용을 절감했습니다"처럼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성과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략 2: 직무 유연화 -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길 찾기


"나는 영업만 해왔으니까 영업만 해야 해." 이런 생각은 선택지를 불필요하게 줄입니다. 퇴직 전과 동일한 수준, 동일한 업종의 직무만을 고수하는 것은 재취업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것과 같아요. 영업 관리 경험이 있다면 고객 서비스, 마케팅 지원, 신규 사업 개발 지원 등 다양한 분야로 시야를 넓혀보세요. 제조업 생산관리 경험자라면 안전 관리, 설비 보전, 기술 컨설팅, 구매 관리 등으로도 전환이 가능합니다.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원한다면 관련 교육과정이나 자격증 취득도 고려해보세요. 사회복지사, 직업상담사, 평생교육사 등 중장년층이 새롭게 도전하기 좋은 자격증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퇴직 후 시작한 유튜브 채널 운영, 블로그 활동, 재능기부 등의 경험도 가치 있게 재해석될 수 있어요. 블로그를 통해 제품 리뷰를 꾸준히 해왔다면 콘텐츠 기획 및 마케팅 역량으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조직을 운영했다면 리더십 및 기획력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전략 3: 면접 역량 강화 - 성숙함과 적응력 어필하기


면접은 단순히 '내가 해왔던 일'을 설명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지원하는 기업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문제 해결에 나의 경험과 역량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면접 전에는 반드시 지원하는 기업의 최신 뉴스, 사업 방향, 비전, 그리고 기업 문화를 철저히 조사하세요. "귀사의 최근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제가 가진 해외 영업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처럼 구체적인 연결점을 제시하면 면접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어요.

특히 중요한 것은 긍정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과거의 성공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응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세요. "저는 젊은 세대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해 서로 배우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즐깁니다"와 같이 세대 간 협업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어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면접 말미에 질문할 기회가 주어지면 단순한 복지 질문보다는 "이 직무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는 무엇인가요?" 같은 업무 관련 질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략 4: 정보 탐색과 네트워킹 - 숨은 기회 찾기


공식적인 채용 공고 외에도 재취업의 문은 다양한 곳에 열려 있습니다. 이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 협력사 관계자,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네트워킹은 예상치 못한 좋은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어요.

정부 및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전문 취업 지원 기관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에서 운영하는 '중장년내일센터'는 중장년층을 위한 전문 컨설팅, 교육 프로그램, 구인·구직 알선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전국 30개 이상의 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고용24 웹사이트(www.work24.go.kr)를 통해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주요 지원 기관들:

고용24: 중장년 전용 메뉴에서 특화된 채용 정보 제공, 국민내일배움카드로 직업 훈련 지원

50플러스센터: 생애 재설계 교육과 일자리 상담 제공

시니어클럽: 60대 이상을 위한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 연계


또한 온라인 직무 커뮤니티나 동문회를 통한 비공식적인 정보 탐색도 중요합니다. "예전 거래처 담당자가 새로운 회사로 이직한 후 연락이 왔어요. 우리 회사에서 경험 있는 분을 찾고 있다면서 면접 기회를 제안해주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뜻밖의 기회가 찾아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답니다.


두 번째 커리어의 시작


퇴직 이후 재취업은 단순한 일자리 찾기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역량을 새롭게 정의하고, 변화하는 시장과 소통하며,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전략적 경력 재설계 과정입니다.

20대처럼 무작정 지원서를 넣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합니다. 경험이라는 무기에 전략이라는 날개를 달 때, 비로소 두 번째 커리어의 문이 열립니다.

지금의 '낯섦'을 인정하고, 변화에 적응할 용기를 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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