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리스크 관리
그날 회계팀에서 건네받은 재무제표를 보고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눈에 띈 단어는 ‘가지급금’.
금액은 억 단위였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잠시 빌려 쓴 돈,
거래처 대신 처리한 대금,
정리하지 못한 비용들.
“곧 맞춰지겠지.”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세무조정 과정에서
가지급금은 대표가 회사 돈을 빌려 쓴 것처럼 계산됐다.
세무 담당자는 차갑게 말했다.
“대표님, 이 부분은 인정이자를 계산해야 합니다.
법인세 부담이 커질 겁니다.”
그제야 깨달았다.
가지급금은 단순한 임시 계정이 아니라,
회사를 옭아매는 덫이었다.
은행 심사 자리에서 담당자가 지적했다.
“대표님, 이 부분은 회사 자금 관리가 투명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대출은 거절됐다.
설명할 말이 없었다.
직원들은 몰랐다.
급여도 나가고 거래도 이어지니
회사가 멀쩡해 보였다.
하지만 나는 매일 불안에 시달렸다.
숫자 속에 숨은 이 덫이
회사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결심했다! 더 늦기 전에 정리해야만 했다.
먼저, 개인적으로 사용한 비용은
즉시 회사에 반환했다.
힘들었지만 필요했다.
둘째, 가지급금을 급여·상여와 상계 처리해
장부상 채무를 줄였다.
셋째, 증빙 없는 지출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규정을 고쳤다.
대표인 나조차 예외가 없도록 했다.
몇 달 뒤, 재무제표의 가지급금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은행 심사에서도 “자금 관리가 개선됐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1. 가지급금은 기업 신뢰를 무너뜨린다
- 인정이자 부담 + 세무 리스크.
- 금융기관은 대표의 자금 유용으로 의심한다.
2. 대표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
- 증빙 없는 지출은 즉시 정리.
- 개인과 회사 자금을 분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3. 작은 숫자가 큰 신뢰를 좌우한다
- 장부상 작은 항목 같아도 심사에선 치명적이다.
- 가지급금 관리 = 기업 신용 관리다.
여전히 재무제표를 볼 때마다 긴장한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가지급금이라는 덫을 풀지 않았다면,
회사는 이미 무너졌을 것이다.
기업의 위기는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장부 속 작은 숫자에서 시작된다.